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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섹스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5
The School Of Life 지음, 이수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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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와이즈베리의 인생학교 new 시리즈 5번째 도서이자, 내가 리뷰하는 두 번째 도서 <우리가 몰랐던 섹스>는 여전히 공개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주제인 '섹스'에 대한 이야기다. ‘성(性’)’, ‘섹스’에 관한 이야기는 터부시하고 숨길 게 아니라 공론화해서 진정한 의미를 탐구하고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 개방적인 장소에서 이를 주제로 한 제목과 내용의 책을 아무렇지 않게 볼 용기는 없어서 <우리가 몰랐던 섹스>의 커버 대신 <끌림>의 커버를 씌우고 그마저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읽었다. 그도 그럴게, 중간 중간에 심심치 않게 나오는 적나라한(?) 삽화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기 때문. 

이쯤에서 '이 책의 목적'을 살펴보자면 이렇다. "지금까지 금기시되던 다양한 종류의 성적 욕망을 정면에서 바라보고 인정할 수 있도록, 그리고 두려워하는 방어적 태도에서 벗어나 숨어 있던 성적 자아를 사랑하는 상대에게 표현하도록 돕는 데 있다. 또한 이 책은 자신의 성적 욕망을 성숙한 태도로 두려움 없이 마주하고, 불필요한 수치심을 떨쳐내는 한편, 용기 있고 솔직한 태도로 관계의 질을 향상시키는 경험을 더 자주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인생학교는 섹스와 관련해 우리가 배워야 하는 중요한 정서적 기술로 자기수용과 소통 두 가지를 꼽는다.
이를 자세히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https://blog.naver.com/jimi2525/221410994285

성적 측면에서의 자기 수용은 모든 통제를 포기한다는 의미도 아니고, 저급한 욕구를 시도 때도 없이 과시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우리는 모든 충동과 욕망을 완벽하게 껴안을 필요는 없다. 다만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태도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똥을 눈다고 해서 화장실에 문을 달지 말자는 뜻은 아니다. 자제와 예의와 품위는 우리의 삶에서 여전히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성적 해방의 핵심은 우리가 끊임없이 씨름하는, 수치심이라는 불공정하고 버거운 짐의 무게를 줄이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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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7
The School Of Life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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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와이즈베리의 인생학교 new 시리즈 7번째 도서이자, 내가 리뷰하는 첫 도서 <끌림>은 '선량함'에 대한 이야기다. 도대체 '끌림'과 '선량함'이 무슨 관계인걸까 싶지만, 원제를 보면 곧 납득이 간다. <On being nice>. 직역하면 '좋게/착하게 대할 때'이려나. 좋은 사람, 착한 사람. 그러니까 '선량한 사람'이 주는 '끌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쁜 남자'와 '끌림'은 쉽게 연상이 되지만, '착한 사람'과 '끌림'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것처럼 느껴진다. 책에서는 이에 대해 '선량함을 삐딱하게 보는 것은 사적인 감정이지만,  감정의 뿌리는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말한다. 착한 사람은 무능할 것이다’, ‘착한 사람은 재미가 없다’, ‘착한 사람은 쫄딱 망할 것 같다’, ‘착한 사람은 성적 매력이 없다 등의 착한 사람에 대한 잘못된 편견에는 네 가지 문화의 흐름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기독교, 낭만주의, 자본주의, 에로티시즘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선량함은 오히려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많은 가치를 지켜주고 있고, 이 가치들은 선량함과 상충하지 않는다.

 

착하면서도 성공한 사람, 착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사람, 착하면서도 부유한 사람, 착하면서도 관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 우리는 선량함이 다른 자질과 상생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가치를 새롭게 재발견해야 한다.

 

한편 '선한 사람이라도 실패할 수 있다'는 점도 놓치지 않는다. 

 

성공과 실패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요즘에는 그 책임 소재를 곧바로 개인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다. … 사회가 현대화되고 자기 인생을 개인이 책임지고부터 자살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도 놀랍지 않다.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실패의 책임이 운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온전히 개인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선고한다. 모든 사회와 모든 시대가 성공과 실패를 이토록 단순하고 단호한 시선으로 바라보지는 않았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 개인이 유능하고 선한 사람이라도 실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을 집단의식으로 형성하기 위해 개발한 예술이 바로 비극이다. … 극 중 인물은 사소한 죄를 저지르거나 섣부를 결정으로 혹은 부적절한 상대와 사랑을 나눈 결과 굴욕을 당하고 죽음을 맞는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비극은 그리스인이 보기에 ‘운명’이나 ‘신’이 대대적으로 개입한 결과였다. 그리스인은 이런 비극을 통해 세상만사가 개개인의 능력과 무관한 역학에 따라 얄궂게 돌아갈 때가 많다는 사실을 노래했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 9월 21일 tvN '알쓸신잡3'에서 소설가 김영하는 "알랭 드 보통이라는 철학자가 있지 않나. 그분이 얘기한 것 중에 재미있는 생각을 봤는데, 그리스 사람들이 신을 생각하듯 살면 인생이 편하다고 하더라"라며 '인생이 편해지는' 그리스인의 사고 방식을 소개했다. "현대사회는 내 잘못이든지 아니면 남의 잘못인데 그래서 자기 혐오로 가거나 상대를 공격할 수밖에 없는데, 그리스인처럼 생각하면 정신적으로 건강해질 거라 본다"고 말이다. 

 

https://blog.naver.com/jimi2525/221408393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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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머니 -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람들, 한국 VC 이야기
러닝메이트 지음, 이기문 엮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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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다.

처음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꿈꾸게 되었던 많은 이유 중에는 ‘회사’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와 내가 맞지 않아서도 있었다. 한 역할을 전문적으로 맡고 역량을 키우는 것도 좋지만, 스스로 해야할 일을 찾아 주도적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상사가 지시한 제한적인 권한의 일을 계속 해낼 자신이 없었다. 특히 주어진 권한은 별로 없지만 많은 책임이 뒤따르는 부조리한 구조도 싫었고, ‘눈치’를 봐야하는 불편한 조직문화는 더더욱 싫었다. 문제가 있어도 쉽게 변하지 않는 크고 무거운 조직 = ‘회사’라고 생각해왔던 나는 본인이 주도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리드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이 주어지는 작고 유연한 조직 '스타트업'의 존재를 알았을 때, 한줄기 빛을 본 것만 같았다.
그 후 우연히 아르바이트로 스타트업에서 일할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창업이라는 것이 돈 많고 대단한 사람들만 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큼 어렵지 않은 것이란 걸 많이 배웠던 것 같다. 당시 대표님께서는 창업경진대회를 통해 사업을 시작하셨다고 했는데, 이후 창업센터 서포터즈를 통해 만나게 된 대표님들도 그렇고 대부분 지자체의 지원금을 받아서 사업을 시작하신 케이스가 많아서 스타트업의 ‘스타트’에는 대회를 통해 받은 상금이나 정부 지원금, 좀 더 나아가자면 '펀딩' 정도밖에 없는 줄 알았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소수의 스타트업의 뒤에는 '벤처캐피탈'이 묵묵히 자리하고 있었다.

《NEW MONEY -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람들, 한국 VC 이야기》는, 스타트업의 ‘스타트’에 투자하는 VC(벤처캐피탈)에 대해 다룬,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일하는 현역들이 한국 벤처캐피탈업계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속속들이 이야기하는 ‘국내 최초’의 책이다. 이 책은 벤처캐피탈이 어떤 일을 하는지, 산업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지에 대해 소개(p.34)하는데, 친절하게도 프롤로그에 책에서 다룬 주제들을 정리해주었다.
우리가 이 책에서 다룬 주제는 다음 세 가지다.
① 벤처투자 산업이 궁금한 독자가 알아야 할 업계의 현재와 미래(취업 희망자, 투자유치 계획 스타트업, 벤처캐피탈과 협력하는 자 등)
② 현역들이 진단한 현재 한국 벤처캐피탈 산업의 문제점,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대안
③ 다양한 VC들이 직접 이야기하는 스타트업 투자의 기회와 타당성(우리는 더 많은 사람이 투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VC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먼저 벤처캐피탈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벤처캐피탈의 역할 세 가지'를 통해 잘 알 수 있었다. 첫째,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혁신적인 기업의 시작과 성장 뒤에는 벤처 투자가 있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둘째, 시장 논리에 따라 효율적 투자를 집행한다. 정부지원금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비효율성이 나타나는 반면, 벤처캐피탈은 영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시장 논리에 따라 효율적인 투자를 집행한다.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필요한 서류 몇 개, 사진 몇 장으로 속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특히 이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정부 지원금의 문제점과 정부가 지원금을 지원할 기업을 가려내는 역할을 민간에게 맡기는 것이 가지는 장점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를 운용하는 정부 부서의 목적이 잘못 설정되어 있기도 하다. 이들 부서는 매해, 매 분기별로 써야하는 금액이 정해져 있다. 좋은 기업을 발굴해내는 당연한 목표 보다는 정부지원금을 언제까지 얼마 소진했느냐가 중요하기기 때문에 투자 왜곡이 발생하는 것
마지막으로 벤처캐피탈의 역할 세 번째는 '혁신 자본'이라는 것이다. 벤처캐피탈은 ‘모험 자본’이기에 초기 벤처기업이 담보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없어도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다. 모험 자본의 다른 말은 혁신 자본으로, 사람과 가능성만 보고 투자를 할 수 있다.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창업자들의 ‘시작’에 리스크를 걸고 함께 하기 때문이다.
한편 벤처캐피탈 산업은 크게 펀딩, 투자, 사후 관리(회수) 세 개 시장으로 구성되는데, 이를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업무에 비추어보면 ①투자할 기업을 발굴하고 ②실사를 한 뒤 투자를 집행하고 ③투자기업을 관리해 ④투자금을 회수한다. 초기검토는 사업계획서를 받는 순간 시작인데, 보통 공식 회사 메일을 통해 수시로 사업계획서를 받는다.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를 상대로 사업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데모데이와 같은 네트워킹 행사에 참석해 관심 기업을 찾아내거나 기존 투자 회사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기업을 추천받는 것도 일반적이다.

 벤처캐피탈에서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지에 대해서는 표로 잘 정리되어 있다.(p.64-5)

 

이밖에 각 산업에 대한 상세한 내용과 벤처캐피탈 산업에 대한 분석을 비롯, 벤처캐피탈의 선진국, '미국'의 벤처캐피탈과 우리라나의 벤처캐피탈의 차이점 등 그야말로 '벤처캐피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룬다. 스타트업은 알아도 VC와 앤젤 투자자란 용어와 개념이 선명하지 않다면, 세계를 바꾸는 혁신의 선두가 궁금하다면, 보다 넓고 새로운 지적 세계를 탐험하길 원한다면 《NEW MONEY》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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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 - 중국의 눈으로 바라본 마이클 샌델의 ‘정의’
마이클 샌델.폴 담브로시오 지음, 김선욱.강명신.김시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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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가 고장 난 전차를 인부 1명이 일하는 선로와 5명이 일하는 선로 중 어디로 몰고 가야 할까?

 

마이클 샌델 교수의 하버드 특강, “정의의 첫 번째 시간인 벤담의 공리주의는 위와 같은 흥미로운 가정으로 시작한다. 5명 대신 1명을 희생시키는 게 정당하다면, 선로 밖에 있던 1명을 밀어 넣어 전차를 멈추는 건 어떨까? 19세기 영국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도 정의와 도덕을 논하는 소재로 등장한다. 조난을 당해 오랫동안 굶주린 선원들이 제일 약한 소년을 잡아먹었다면, 그 행위는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있을까?

 

일방적인 수업이나 지식의 암기에 익숙했던 나는 실생활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질문들을 던지고, 반박에 반박이 오가며 지성의 향연이 펼쳐지는 샌델 교수의 강의는 센세이션했다. 교육학 시간에 텍스트로만 그 존재를 알 수 있었던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있어서도 그랬고, 정해진 모범답안도 없이 끊임없이 제시되는 까다로운 도덕적 딜레마와 어떤 선택이 정당한가 하는 질문들을 통해 지적 즐거움을 느끼며 두 가지 방식의 도덕적 원칙(행위의 결과에 따라 도덕성을 판단하는 '결과론적 도덕 추론'과 절대적인 도덕규범에 따라 도덕성을 판단하는 '정언론적 도덕 추론')을 인식하게 되는 점도 그랬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벤담, , 칸트, 롤스 같은 철학자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도덕, 정의, 자유, 평등에 대해 고민해보는 강의가 이렇게 역동적이고 재미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샌델은 '철학은 우리 삶과 동떨어져 있고, 딱딱하고, 아주 어려울 것 같다'는 선입견을 깨고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모두에게 필수적인 정의와 같은 개념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철학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알려준다.("1. 벤담의 공리주의"16~24) 그리고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이 경고하며 첫 강의를 끝낸다.

 

 

 

자기인식을 연습하는 것으로서 철학 읽기에는 몇 가지 위험이 따릅니다. 개인적이면서도 정치적인 그 위험들 그것들은 철학이 우리가 이미 아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고, 또 그것에 맞서도록 우리를 흔들어 깨운다는 사실에서 생겨납니다. 우리로 하여금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는 철학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바라보는 방식을 소개하고, 그렇게 바라보게 하는 것입니다.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는 이처럼 하버드 특강 정의를 바탕으로 한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로 이름을 올린 '마이클 샌델'의 이론과 저작을 중국 철학 연구자들이 동양의 시각으로 분석한 평론(PART 1~4)과 그에 대한 샌델의 답변(PART 5)을 함께 모은 책이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책의 순서대로 읽는 것보다 각각의 장을 읽고 PART 5에서 그에 해당하는 샌델의 답변을 찾아서 보는 것이 더 좋을 거라 생각된다. 애초에 책의 구성이 그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또한 이 책을 읽기 전에 마이클 샌델의 이론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으면 내용을 이해하고 책을 읽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평론을 읽다보면 마이클 샌델의 저서들에 대한 언급도 많다. 때문에 적어도 시중에 나와 있는 마이클 샌델의 다른 저서들을 먼저 읽은 뒤에 보거나, 책을 읽다가 막히는 부분이나 좀 더 깊게 이해하고 싶은 부분을 만나면 해당하는 부분을 찾아 읽으면 더욱 풍성한 독서가 될 것이다.

 

 

 

 

1장은 싱가포르에서 강의하는 리첸양의 글로, 샌델의 공동체 개념의 핵심 덕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리첸양은 샌델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그보다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핵심은 조화에 있다. 가정에서의 조화는 화목이며, 국가적으로는 전체의 균형을 위한 국가의 개입을 의미한다. 리첸양은 이런 조화라는 덕이 샌델의 공동체주의 사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샌델은 중국 철학을 만나기 전까지 조화가 삶의 제1덕목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가족에 있어서 또 국가에 있어서 조화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수용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2장은 중국 상하이에서 강의하고 있는 바이통동의 글로, 리첸양과는 다른 관점에서 유가를 해석한다. 리첸양은 샌델의 공동체관이 얇다고 비판했지만 바이동통은 오히려 두텁다고 비판한다. 유가사상이 자유주의적이기보다는 공동체주의적이라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공동체적인 덕으로서 사회를 보다 낫게 만들 수는 없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인용한 매사추세츠의 공무원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에서의 도덕적 딜레마는 무엇인지' 질문하고 스스로 도덕적 추론을 통해 비판적으로 반성해보기에 좋았다.

 

 

바이동통은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내가 했던 이야기, 즉 악명 높은 악당의 우두머리이자 사법당국으로부터 피신해 숨어있는 살인자인 자신의 동생을 정부에서 찾고 있고, 이에 협조하기를 거부했던 유명한 매사추세츠의 공무원에 관한 이야기를 인용했다. 그는 황제의 아버지가 살인죄를 저질렀다고 하는 맹자의 이야기와 놀랄 만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황제는 자신의 아버지를 보호하기 위해 개입해야 하는가, 아니면 경찰이 아버지를 체포하여 처벌하도록 허용해야 하는가?

 

 

그리고 바이통동은 중국 정치의 비민주성에 대해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옹호하는 논리를 편다. 샌델은 이 주장에 대해 회의적이다.

 

3장은 홍콩에서 강의하고 있는 후앙용의 글로, 샌델의 공화주의가 함축하는 덕 윤리의 다양한 층위를 정교하게 분석한다. 후앙용의 논의는 시민의 덕과 (개인의 차원에서 중요한) 도덕적 덕의 구분 및 관계의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샌델의 덕에 대한 접근은 유가의 것과 흡사하지만 자신의 논의에서 시민적 덕과 도덕적 덕의 구분과 연관성을 충분히 명료하게 제시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그리고 샌델이 입각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개념에 비해 유가의 덕 개념이 국가에 덕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더 바람직한가를 상세한 설명을 통해 주장한다.

 

 

최고의 플루트를 최고의 연주자에게 주어야하는 가장 분명한 이유는 그래야 최고의 음악이 나올 수 있고, 그것이 음악을 듣는 우리에게도 좋기 때문이다. 이것은 공리주의적 이유에 해당한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유는 다르다. 그런 배분 방식은 잘 연주되어야 한다는 플루트의 존재 이유에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플루트의 목적은 뛰어난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이 목적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사람에게 최고의 플루트가 돌아가야 한다.

 

후앙용의 이런 논리는 샌델이 말하는 공화주의적 모델의 정부 역할 및 시민의 덕의 함양 과제를 정치 담론에서 배제할 수 있게 한다. 샌델은 자신의 응답이 효과적일 수 있도록 후앙용이 펼친 논리의 각 단계에 대해 코멘트를 제공한다.

 

이런 방식의 추론은 바이올린의 텔로스, 즉 목적에 관한 추론을 포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목적론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런 추론은 비 생명체의 본질에 대한 형이상학적 탐구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적 실천의 의미와 목적-이 경우 음악 공연-에 대한 탐구다. 목적론적 추론의 이런 특징은 존중과 인정이라는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의는 목적론적이면서 동시에 존중을 나타낸다.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어떻게 분배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우리는 음악 공연의 텔로스, 즉 목적을 철저히 생각하고 또 그것이 존중하고 함양하는 덕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4장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젊은 학자인 주후이링의 글로, 샌델의 공화주의에 초점을 맞춘다. 정치와 도덕의 통합과 시민이 공동선과 시민의 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점으로 인해 샌델의 입장은 공동체주의를 너머 공화주의로 나아가게 된다고 주후이링은 지적한다. 그러나 그는 샌델이 시민의 덕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며, 시민의 덕과 도덕적 덕 사이의 모호한 부분을 남겨 놓는 등 미해결 상태인 남긴 부분들이 있다고 비판한다. 샌델은 이런 모호성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덕을 강조한다. 두 덕 사이의 긴장 관계에서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두는가에 따라 공화주의의 그림이 무척 달라질 수 있음을 이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5장은 베이징에 있는 칭화대학에서 강의하는 천라이의 글이다. 이 장의 내용은 4장의 내용과 이어지는데, 천라이는 샌델의 민주주의의 불만에 불만을 표한다. 그의 질문은 과연 자치를 핵심 가치로 받아들이지 않는 공화주의는 불가능한가?”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샌델의 대답은 조심스럽다. “여기에 공감한 관찰자로서 나는 중국이 놀랄 만한 경제성장기 이후인 지금 GDP를 넘어 공공철학을 추구하며, 시장적 관계가 제공할 수 없는 의미와 행복의 원천을 찾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른 많은 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탐색에서 중국의 성공 혹은 실패는 중국의 미래와 더불어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6장은 미국에서 강의하는 로빈 왕의 글로, 중국 고전의 텍스트는 남녀평등 사상의 중요한 형이상학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서구의 학자들은 젠더가 이원론적이며 젠더의 구성이 제도적인 남성 우위를 반영하는 반면, 전통 중국에서 젠더는 상관적이고 음과 양, 땅과 하늘, 안과 밖을 모델로 하는 상호 의존성과 상보성의 개념 위에서 구성된다.

 

샌델은 이런 시도들을 긍정적으로 본다. 과거의 텍스트에 대한 이러한 새로운 재해석은 샌델의 관점에서는 사회 문제를 공동체 내적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좋은 시도다.

 

7장은 상하이 화둥사범대학에서 중국 철학을 강의하는 폴 담브로시오의 글로, 샌델의 완벽에 대한 반론의 중심 비판, 즉 유전적 강화를 통해 추구되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비판에 도가적으로 공명한 글이다. 그는 중국의 도가 사상이 (도가는 공리주의적 사고를 거부하고, 만족을 강조하는 가운데 탐욕을 경계하며, 계산적 사고를 바탕으로 과도한 행위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통해 자연스러움을 따르게 하기 때문에) 샌델의 논리를 강화해 주며 새로운 조명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샌델이 도가 사상의 이러한 은둔적이고 신비적인 삶의 태도에 대해 오히려 인간의 일상적 욕구를 긍정하는 관점에서 거리를 취하는 점은 무척 흥미롭다.

 

8~10장은 인간관에 집중한 서로 연관이 되는 글로, 저자 모두 중국학을 전공하는 서양인들이다. 그 중 10장은 8장을 썼던 폴 담브로시오의 글로, 역할 윤리를 중심으로 봤을 때 도덕적 행위의 주체가 존재할 수 있는 가에 대해 양파와 복숭아에 비유하면서 질문을 전개한다.

 

 

유가적 역할윤리는 전적으로 자신의 역할과 관계가 자아를 구성한다는 입장을 취한다. 여기에는 사회적 관계 이전에 존재하였거나 사회적 관계로 완전히 가려진, 복숭아 같은 씨앗이 없다. 대신 자아는 양파와 같이, 전적으로 여러 층위의 사회적 역할과 관계로 구성된다.

 이에 샌델은 해석하는 자아로서 인간이라는 본래의 입장을 고수한다. 인간의 자아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말하고, 그 삶의 이야기를 반성하며, 또한 반성된 내용을 다시 삶에 적용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자아라는 말이다. 따라서 양파와 복숭아 가운데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왜 두 개의 식물만이 선택지로 제시되는지를 반문하여 질문 자체를 거부한다. 해석하는 자아의 이미지는 그 비유들로는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 두 식물만을 선택지로 삼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 나는 복숭아씨의 본질주의적 함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혹은 적어도 나는 누가 그 다양한 층을 벗겨 내며, 왜 그렇게 하는지를 묻고 싶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정체성이 자신에 대한 해석으로 다듬어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할과 관계에서의 변화는 우리에게 단순히 일어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변화는 우리가 삶을 이해하는 방식인 내러티브들 가운데 이루어지는 변화에 반성을 통해 영향을 주고 기여를 한다.

 

 

중국 철학을 전공한 학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은 마이클 샌델에게도 여러 수준에서 학습의 기회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그에게 익숙하지 않은 방향에서 이루어진 그의 관점에 대한 도전들을 깊이 생각했고,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생각에 대해 쓴 11장의 제목도 "중국에서 철학 배우기"라고 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중국 철학 전공 학자들과 마이클 샌델의 대화를 보며 문화적 전통과 철학적 전통을 넘나들면서도 대화가 잘 진행될 수 있다는 데 놀라움을 느낄 수 있는 한편, 그동안 당연시되어 왔던 사회 인식을 뒤바꿈으로써 이 사회가 회복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되찾아 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동서양 문화를 넘나드는 '샌델의 대화'를 따라가면서 우리 사회의 과거와 현재를 통찰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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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하다 -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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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언어문화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수식어를 빼놓을 수 없는, 조승연 작가에 대해 알게 된 건 JTBC<말하는 대로>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던 것 같다. 이전에도 7개 국어 가능자라고 방송에 소개되는 것은 몇 번 봤었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건 <말하는 대로>가 처음이었다. 우연히 만난 한 문장을 통해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꾸자 자신의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부터, 금도 파라곤에 대어봐야 가치를 알듯이 어떤 사람이나 나라나 조직 또한 어려운 상황에 대봐야 그 진가가 드러난다는 파라곤 정신과 나의 패배를 스스로 인정해야 하는 펜싱의 투셰라는 이념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쳇바퀴 같은 시간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비움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 등 수식어에 가려져 느낄 수 없었던 조승연의 진짜 이야기, 진면목을 볼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프랑스에서 4년 동안 생활하며 느끼고 깨달은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가지고 책을 냈다. 제목은 <시크 : 하다>.

 

서문에서 우선 그는 행복에 대해 경제력과 상관없는 하나의 노하우라고 말한다. 그리고 한국만큼 살기 편리한 곳도 드물지만 더 불행해하는 한국인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지혜는 프랑스인의 주관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p.6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주관적이다. 그리고 그 주관은 끊임없이 돈이 없으면 초라하고 권력이 없으면 억울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사회에 우리가 들이밀 수 있는 최고의 방패다. 내가 만난 프랑스인의 주관은 매우 선명하고 강했다. 그들은 남이 불편해하건 말건 그 주관을 표현하고 지켜나가는 데 거침없고 용감했다.

 

그의 삶을 바꾼 15 ~ 20명의 프랑스인들은 절대로 다른 사람이 자기 인생을 성공했다느니 실패했다느니 하는 정의를 내리도록 허용하지 않는, ‘나는 나라는 극도의 이기주의자였다고 한다. 프랑스 문화의 핵심을 이루는 이러한 이기주의적 주관또는 쌀쌀한 행복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문화와 너무 달라서 확 와 닿지는 않았지만, 분명 좋은 부분도 많았다. 영원히 사는 것이 과학적으로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는 시대에 어린 시절부터 메멘토 모리’-삶은 죽음이라는 엔딩이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를 가르치는 나라, 지금도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미각을 교육하고,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 괴로운 인생의 무게를 짊어지는 여정이 아니라 인생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는 기대되는 일이 될 수 있는 나라, 그리고 빚을 낼 수 없기에 물질적 풍요는 덜 누리더라도 갑자기 직장을 그만 두어도 큰 타격이 없을 정도로 여유로운 나라라는 점 등이 그렇다.

 

p.127

여기서 이기주의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이기적이라는 단어는 두 가지 의미로 번역할 수 있다. 하나는 에고이스트egoist’이고 다른 하나는 에고티스트egotist’. 후자는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남에게 필요한 것보다 우선적으로 처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기주의를 뜻한다. 하지만 전자는 남 신경 쓸 것 없이 자기 만족도가 높은 삶을 좋게 보는 태도를 의미한다. 프랑스인의 이기주의는 전자에 해당된다고 본다.

 

모든 사람이 서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즉 개개인의 행복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이기주의라면 조승연 작가의 의견처럼 눈치 보느라 불행한 우리가 한번쯤 참고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핏 서로 자신의 행복을 우선하는 사회라면 뒤죽박죽 엉망진창일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그 사회도 그 나름의 균형과 질서가 있다는 게 참으로 흥미롭고 또 어떤 점에서는 오히려 더 명확하구나 싶었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p.23

한국의 운전 문화는 다른 사람에 맞추어 내가 반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내가 서울의 올림픽대로에 진입하려고 하면, 이미 진입 차선을 먼저 달리고 있던 차는 속도를 늦추어 내가 먼저 진입할 수 있도록 양보를 하거나, 아니면 속도를 높여 나를 앞질러 간다. 나 역시 그들의 움직임을 보고 그에 맞추어 눈치껏 언제 진입을 하면 좋을지 적절한 시간을 찾는다.

이런 눈치운전 문화는 상대가 어떻게 행동할지 확실히 예측하기 어렵다. 내가 진입할 때 상대편이 속도를 올릴지, 내릴지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프랑스의 운전 문화는 남에게 나를 맞추지 않는다. ‘남이 어떻게 움직이든지 나는 가던 대로 간다.’ 이런 운전 문화의 장점은 다른 운전자의 행위를 확실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프랑스의 순환도로에 진입하려고 하려고 할 때, 이미 순환도로를 달리고 있는 차는 절대로 속도를 늦추어 나에게 양보를 하거나 속도를 올려서 나를 앞지르거나 하지 않고 그저 가던 속도 그대로 갈 것임을 안다. 그러면 나는 속도를 늦추어 그 차 뒤로 들어갈지, 반대로 엑셀을 밟아 그 차 앞으로 들어갈지 계산하기가 쉽다. 이렇게 프랑스인의 운전 습관에서 엿볼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삶에 대한 갈망이 파리를 지금과 같은 골동품 도시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리에 살면 살수록 나는 무언가 할아버지 시대의 자명시계처럼 구닥다리 톱니바퀴가 고장이 날 듯 하면서도 용케도 잘 돌아가는 것 같은 포근함을 느끼고 그에 동화되었다. 그 편안함의 정체는 바로 삶이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프랑스식 편안함의 정체다.

 

이러한 프랑스인들의 예측 가능한 삶에서 오는 편안함에 대한 갈망은 불편함을 즐기는수준이었는데, 아파트로 대표되는 편의시설이 집중된 93-94구역이 가난한 동네의 표상이 되었다거나(이는 서울의 강남이 한국을 대표하는 부촌이 된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다른 자동차를 알아보는 것 보다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아버지의 차가 더 편해서 아버지와 같은 모델의 차를 구입한다거나, 같은 이유로 휴대폰을 잘 바꾸지 않고, 심지어는 TGV 개통을 결사반대하기도 한단다. 이밖에도 우리나라 문화와 달라서 흥미로웠던 부분들이 참 많았고, 더불어 생각해볼 만한 거리들도 많았다. 어떤 문화, 어떤 사고방식이 더 옳다거나 좋은 것은 없겠지만, 적어도 아래의 내용만큼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p.193

꿈을 꿈으로 남겨 둘 용기가 없는 사회는 자꾸 사람에게 꿈을 이루어라라고 말하고 그것을 행복이라고 가르친다.

어떤 목표를 이루는 것으로 내 인생의 성패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먹고 놀면서 느끼는 즐거움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어떨까? 어쩌면 프랑스인은 진짜 성공한 인생이란 성공하려고 발버둥치지 않아도 되는 인생이고, 진짜 행복한 인생은 행복이라는 것을 믿지 않고 주어진 순간에 충실한 인생일 수 있다는 결론을 오랜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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