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림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7
The School Of Life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와이즈베리의 인생학교 new 시리즈 7번째 도서이자, 내가 리뷰하는 첫 도서 <끌림>은 '선량함'에 대한 이야기다. 도대체 '끌림'과 '선량함'이 무슨 관계인걸까 싶지만, 원제를 보면 곧 납득이 간다. <On being nice>. 직역하면 '좋게/착하게 대할 때'이려나. 좋은 사람, 착한 사람. 그러니까 '선량한 사람'이 주는 '끌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쁜 남자'와 '끌림'은 쉽게 연상이 되지만, '착한 사람'과 '끌림'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것처럼 느껴진다. 책에서는 이에 대해 '선량함을 삐딱하게 보는 것은 사적인 감정이지만,  감정의 뿌리는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말한다. 착한 사람은 무능할 것이다’, ‘착한 사람은 재미가 없다’, ‘착한 사람은 쫄딱 망할 것 같다’, ‘착한 사람은 성적 매력이 없다 등의 착한 사람에 대한 잘못된 편견에는 네 가지 문화의 흐름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기독교, 낭만주의, 자본주의, 에로티시즘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선량함은 오히려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많은 가치를 지켜주고 있고, 이 가치들은 선량함과 상충하지 않는다.

 

착하면서도 성공한 사람, 착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사람, 착하면서도 부유한 사람, 착하면서도 관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 우리는 선량함이 다른 자질과 상생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가치를 새롭게 재발견해야 한다.

 

한편 '선한 사람이라도 실패할 수 있다'는 점도 놓치지 않는다. 

 

성공과 실패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요즘에는 그 책임 소재를 곧바로 개인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다. … 사회가 현대화되고 자기 인생을 개인이 책임지고부터 자살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도 놀랍지 않다.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실패의 책임이 운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온전히 개인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선고한다. 모든 사회와 모든 시대가 성공과 실패를 이토록 단순하고 단호한 시선으로 바라보지는 않았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 개인이 유능하고 선한 사람이라도 실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을 집단의식으로 형성하기 위해 개발한 예술이 바로 비극이다. … 극 중 인물은 사소한 죄를 저지르거나 섣부를 결정으로 혹은 부적절한 상대와 사랑을 나눈 결과 굴욕을 당하고 죽음을 맞는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비극은 그리스인이 보기에 ‘운명’이나 ‘신’이 대대적으로 개입한 결과였다. 그리스인은 이런 비극을 통해 세상만사가 개개인의 능력과 무관한 역학에 따라 얄궂게 돌아갈 때가 많다는 사실을 노래했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 9월 21일 tvN '알쓸신잡3'에서 소설가 김영하는 "알랭 드 보통이라는 철학자가 있지 않나. 그분이 얘기한 것 중에 재미있는 생각을 봤는데, 그리스 사람들이 신을 생각하듯 살면 인생이 편하다고 하더라"라며 '인생이 편해지는' 그리스인의 사고 방식을 소개했다. "현대사회는 내 잘못이든지 아니면 남의 잘못인데 그래서 자기 혐오로 가거나 상대를 공격할 수밖에 없는데, 그리스인처럼 생각하면 정신적으로 건강해질 거라 본다"고 말이다. 

 

https://blog.naver.com/jimi2525/221408393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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