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그런 건 아니야 - 개정증보판
강민혁 / 꿈공장 플러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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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손을 뻗는 순간, 시간은 이미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간 뒤다.
우리가 자꾸 뒤를 돌아보는 건 미련 때문이 아니라, 그 시절이 실재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본능일지도 모른다.

함께 봤던 영화 한 편, 같이 읽던 책 한 권도 이렇게 그리운데, 어느새 그 그리움마저 그리워하게 되는 날이 온다.
시간은 그렇게 소중한 것들을 과거라는 서랍 속에 조용히 밀어 넣는다. 다행히 우리에겐 '사진'이라는 다정한 증거가 남았다.

셔터를 누르던 그 순간, 시간이 잠깐 숨을 멈췄던 자리.

​■ 닫힌 방을 열고 나온 문장들
작가는 고백한다. 어린 시절 감당하기 벅찼던 차가운 시선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문장을 짧게 끊어 냈다고. 상처받을 빈틈을 내어주지 않으려 입을 닫았던 두려움이, 스스로 만든 닫힌 방 안에 문장들을 가두어 두었다고 말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 단호한 마침표들은 독자에게 너른 여백이 되었다. 각자의 감정을 조용히 밀어 넣을 수 있는, 숨 쉬기 좋은 빈자리로.

​■ 낮고 넓은 시선이 건네는 위로
무대 맨 뒤, 멤버들의 등과 객석의 환호를 동시에 조망하는 드러머의 시선은 낮고도 넓다.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서 가장 조용히 버텨온 사람. 그가 이제는 자신을 숨기던 마침표를 지우고, 조금 더 길게, 조금 더 용기 있게 쉼표를 내어놓기로 한다.
​작가가 조심스럽게 부어둔 현상액 속에 나의 기억을 가만히 담가본다. 그리고는 지쳐있는 내게 다 그런 건 아니라고, 조용히 속삭여본다.

​■ 당신의 여백을 위한 책
멈추어 선 글자들 사이에서 나는 오늘 나의 가장 소중한 기억 하나를 들여다본다. 그 안에도 여백이 있다. 말해지지 않은 것들이 조용히 고여 있는 자리. 아직 현상되지 않은 빛처럼.
​결국 우리를 잇는 건 서로의 다름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유연한 마음, 그리고 그 틈을 메우는 사랑의 온기일 것이다. 이 책이 남긴 여백에 어떤 색을 칠할지는 오직 당신만이 안다. 길 잃은 기억을 안고 사는 모든 이들에게 이 다정한 쉼표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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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에 관하여 -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판사 프랭크 카프리오 이야기
프랭크 카프리오 지음, 이혜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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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때로 사람은 선택을 내려야 하는 분기점에 서게 되는데,

그 때 누군가가 어깨에 손을 얹어주는 것만으로도

옳은 길을 선택할 수 있다.

그게 전부다.

그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민에 관하여, 프랭크 카프리오

⚖️법정에서 울음을 터뜨린 사람들이 있다.
판결이 가혹해서가 아니라, 판사가 너무 다정해서.

솔직히 고백하자면, 책을 펼치기 전까지 나는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법복을 입은 판사의 이야기라니, 차갑고 딱딱한 조문들만 가득할 줄 알았다.

그런데 책장을 덮은 지금, 내 마음속에 남은 그는,
'법문의 수호자'가 아닌 '법정의 위로자'였다.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 구두를 닦고 우유를 배달하며 자수성가한 삶 뒤에는, 가난했지만 고결했던 아버지의 말이 있었다.

"변호사가 되거든 가난한 이들에겐 돈을 받지 말거라. 네게 돈을 줄 부자들은 세상에 널려 있단다."

이 투박한 진심은 훗날 수많은 사람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기적이 되었다.

"내 법복 아래에는 판사의 배지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이 있다."

그가 법정에서 피고인의 범칙금을 감면해 준 것은, 단순히 돈 몇 달러를 아껴준 행위가 아니었다.
빛이 닿지 않는 삶의 구석에서 홀로 싸우던 이들에게 건넨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손길이었다.

다시 시작할 용기를 불어넣어 준, 존엄의 확인이었다.

그의 연민은 법정 너머 전 세계로 퍼졌고, 우리 시대에도 선한 영향력이 존재함을 증명했다.

권위란 본래 군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짐을 나누어지기 위한 도구여야 한다는 것을 그는 38년의 판사 생활로 조용히 증명했다.

38년이라는 긴 계절을 끝까지 따뜻하게 걸어온 프랭크 카프리오.
부디 평온한 영면에 드시길.

📍 존경하는 재판장님께 여쭙니다.

당신은 이미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가져갈 수 있는것은
'얼마나 가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주었는가'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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