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이야기

끝없는 이야기 ㅣ 비룡소 걸작선 29
미하엘 엔데 지음, 로즈비타 콰드플리크 그림, 허수경 옮김 / 비룡소 / 2003년 3월

전체적인 느낌은 환상적인 세계에서 비현실적인 동물 CG가 난무하는 헐리우드 스타일 영화 같다. 작품을 통해 던지는 메세지도 미국식 자기계발이나 헐리우드 스탈같고. 역자는 허수경 시인이다.

동화인데도 취향 탓인지 나에게 그닥 가독성 있게 다가오지는 않아서 찬찬히 음미하는 것은 포기하고 훌렁훌렁 넘어가서 간략하게 줄거리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마지막 '옮긴이의 말'에 미하일 엔데 자신에 의해 축약된 줄거리가 나오긴 한다. 환상 세계에서 봇물 터지는 여러 가지 설정과 생물들이 생소하고 어차피 읽어도 금방 머리 속에서 휘발될 거라 생각해서인지 별로 몰입은 안 되었다.

책 제목이 왜 <끝없는 이야기>인지는 작품 중간에 나오는데 이 부분은 아주 신선하고 기발했다. 마치 거울끼리 마주보고 끝없이 서로를 반사하는 것처럼 책과 책이 끝없이 서로를 읽는 내용이 나오는데 상상력이 정말 뛰어난 작가다. 전체적으로는 책 속의 책이라는 액자 형식 속에 현실과 책, 현실과 환상의 양립 구조가 섞이면서 소년 바스티안이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또한, 독자 (현실) > 바스티안 (책 속 현실) > 책 속의 책 (환상 세계)의 다층 구조에서, 바스티안이 책 속으로 빨려들어갔듯이 독자도 바스티안과 함께 책 속 환상 세계를 경험하고, 다음 이야기의 잠재적인 주인공이 되도록 독자를 이끄는 것으로 마무리되면서 이 작품은 제목처럼 무한한 확장성과 생명력을 갖게 된다.

등장인물 중 환상 세계 속의 여왕과 아트레유는 바스티안 속의 또 다른 자아로 여왕은 무한한 소원의 충족을, 아트레유는 거기서 다시 제재와 각성을 주는 역할로 보인다. 바스티안이 현실 세계에서 존재감과 자신감이 없고 주변 환경과 생활이 엉망일 때, 평행 구조처럼 책 속의 환상 세계 역시 파멸(무)이 되어가면서 어린 여왕이 중병에 걸려있다. 이러한 무에서 바스티안이 용기를 내어 여왕을 소생시키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자 환상 세계가 새롭게 재창조되고 바스티안이 그 안으로 들어가 원하는 대로 세계를 건설하고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현실속에서 못생기고 뚱뚱해서 친구들한테 놀림받던 바스티안은 환상 세계에서 완벽한 외모에 부적(아우린)을 통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사람들로부터 구원자로 추앙받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본인의 진짜 모습은 아니고 언제까지고 환상 세계에서만 있을 수가 없기 때문에 결국에는 거짓 환상에 대한 욕망에서도 벗어나고 현실 세계로 돌아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수용하고 힘을 내어 살아가게 된다. 동화라 그런지 중간 중간 등장인물의 대사를 통해서도 작가의 메세지가 분명히 정리되어 나오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 편리한 점도 있지만, 반면에 주제를 노골적으로 제시해주었기 때문에 더 탐색할 만한 여백의 미는 축소된 느낌이다.

전제척으로는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과 주제의식이 돋보이면서 어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대작 동화였다.

생각의 비밀

생각의 비밀 - 김밥 파는 CEO, 부자의 탄생을 말하다
김승호 지음 / 황금사자 / 2015년 9월

책은 한 마디로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인 사업가 중 한 사람인, 김승호 스노우폭스 대표가 쓴 비소설책이다. 그분의 본격적인 사업 성공기는 아니고 사업과 생활하면서 겪은 이런 저런 에피소드들과 몇몇 조언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까 깊이가 있는 자기계발 서적이라기 보다는 간단히 읽을 수 있는 에세이집으로 사업 팁이 좀 포함됐다고 보면 되겠다. 책 표지엔 김승호 대표 나름의 성공 테크닉인 100일 동안 100번 소원 쓰기가 위주인 듯 나왔는데 실제로는 아주 조금만 관련 내용이 나온다.

책에서 얻은 가장 큰 메세지는 상품이 아니라 가치를 팔라는 것. 그리고 김 대표처럼 직원들에게 적절한 위임과 자율권 부여를 통해 노자 도덕경같은 경영법이 잘 먹힐 수도 있다는 것.

아무튼 7전 8기로 성공했다는 그의 사업이력이 다채롭긴 하다. 다만 그가 이토록 눈부시게 성공한 것이 강력한 염력 때문인지 (100일간 100번 소원 쓰기) 미국적 토양이 좀 보탬이 되어서인지 잘 모르겠다. 이게 전부는 아닐 것이고 분투한 뭔가가 있겠지만, 이런 얘기는 요즘 독자들은 크게 감흥하지 않고 상상의 힘을 설파하는 게 대세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몇몇 간단한 에피소드 외엔 사업이 성공하기까지의 에센스가 될만한 뭔가는 생략돼 있는 느낌이다. 그가 사업가로서의 자세를 제시한 것들이 모두 투명하고 공명정대하여 어떻게 구체적으로 그런 가치를 견지하면서 성공을 일궈냈는지 더 궁금해졌다.

전체적으로 쉽게 읽히는 에세이와 자기계발서 사이의 어느 책이었다.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할 수 있어 - 삶을 크게 변화시키는 긍정 확언 사용법, 개정판
루이스 L. 헤이 지음, 엄남미 옮김 / 나들목 / 2018년 10월

새해를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하고자 루이스 헤이의 책을 일독했다.

책 속에는 긍정적이며 마음이 충만하고 따스해지는 확언들이 가득하다. 영적이고 창조적인 아름답고 신성한 언어들. 맘에 꼭 든다.

책의 뒷부분에는 31일 동안 확언을 필사하도록 꾸며져 있다. 한 번 해보려고.

미움받을 용기

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ㅣ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많은 울림을 주는 책이었다. 사놓고 보지 않았는데 군중심리에 근거해 요즘 나오는 self를 좀 세우고 위안을 주는 얄팍한 심리 에세이 정도로 생각한 오판이었다.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책은 그리스 철학을 공부한 저자답게 단순히 심리학으로만 접근하지 않고 철학과 심리학을 함께 버무려 썰을 푼다. 기시미의 프리즘으로 아들러의 심리학을 해석하고 우리에게 인생 솔루션을 제안하는, 공저자의 말을 빌어 '기시미의 아들러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행복한 생각

행복한 생각 - 나에게 들려주는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
루이스 L. 헤이 지음, 구승준 옮김 / 한문화 / 2009년 12월

루이스 헤이의 책 중에서 두 번째로 완독한 책.

이 책 역시 금과옥조같은 문구들이 많이 나온다. 영혼을 다정하게 어루만지는 듯한 아름다운 언어들. 하나하나 마음의 양식이 되고 살이 되고 피가 되는 말들. 언제 읽어도 좋겠지만 새해 벽두에 읽기 참 좋다.

주요 내용은 자기를 사랑하라는 것, 내 안의 잠재력이 무한하고 마음의 힘이 있으며 세상에서 평화롭고 조화롭게 살 수 있다는 것.

마음에 위안과 격려를 주는 포근한 책이라 자꾸만 읽고 싶어진다. 다른 자기계발서하고는 분명 다른 자석같은 흡인력이 있다.

한 번 읽고 말기에는 아까우니 좀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한 번 음미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