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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가운데 영원의 길을 찾아서 -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신앙 에세이
김형석 지음 / 열림원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김형석 교수님은 우연한 기회로 강연을 들었는데 울림이 깊었던 기억이 있다. 그 후 교수님의 책을 몇 권 사보고 다른 강연도 다녀와 봤다. 100세가 되도록 이렇게 열정적으로 강의하고 평생 쌓아온 경륜을 넉넉한 인품과 함께 풀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귀감으로 삼고 싶었다.
이번에 나온 책도 교수님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에세이를 통해 느끼고 싶어 보게 되었다.
우선 강연이나 다른 책에서도 봐 왔던 삶의 기조가 책 전체에 충만하게 느껴진다.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일을 위해 일을 할 때 삶에 행복이 있다는 것, 자기만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퇴직과 함께 잊혀지지만 회사를 위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퇴직 후에도 계속 찾아져서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되새기게 해 주었다. 100세까지 사시다 보니 얻은 터득으로 직업 생활도 근시안적인 것이 아니라 롱런하는 방법을 알려주시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종교과 과학, 종교의 과거의 위치와 현재의 위치, 종교에 대해 가질 태도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개신교 신자이지만 너른 마음으로 천주교, 불교 등에 대해서도 포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워낙에 이성이 충만한 학자로서의 태도가 몸에 배서일 수도 있는데 종교라고 해서 감정적으로 경도되지 않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유로 규정하고 대하시는 듯하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시간은 미래로부터 와서 현재라는 순간점을 거쳐 과거로 가서는 없어진다"는 아우구스투스의 시간관(미래 도래성에 가까운)이었다. 시간 하면, 너무 과거에 얽매어 있거나 미래를 걱정하거나 하는데 이런 흐름으로 통찰하는 것도 신선했다.
몇 해 전 국내 유수의 문장가로 꼽혔다고 하는데, 책 전체에서 문장력이 절묘한 느낌은 있지 않았다. 종교에 대한 항목들은 소재도 한몫 했겠지만 다소 지루한 감이 있었다. 다만, 100년 정도를 살아오시면서 민족의 격동기와 함께 삶에서 여러 가지 고난을 겪고 대중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강연과 저술 활동을 해오신 노 철학자의 행보를 높게 산, 문학 외적으로 그 의미성에 방점을 찍은 선정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많은 지혜를 전수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