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달리기
조우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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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리 작가의 <이어달리기>는 총 7개의 챕터의 연작소설로 성희를 이모라고 부르는 7명의 조카들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성희는 레즈비언 중년 여성이다. 각 챕터마다 성희가 조카들에게 미션 편지를 보내고 조카들의 미션 수행 과정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쓰인 소설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7명의 조카들은 성희가 그동한 스쳐 지나갔던 연인들의 조카들이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성희는 조카들에게 미션을 제시하며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면 유산을 상속하기로 약속한다. 소설의 내용은 현실적이지 않지만,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기에 책을 읽는 내내 성희 이모의 따뜻한 마음과 가슴 뭉클한 삶의 메시지가 느껴진 건 아닐까 싶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성희 이모가 대단하다고 느꼈던 점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조카들에게 아낌없이 조언해 주고, 조카들이 진정한 어른으로 클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미션을 제시하며 성장하도록 도와주었다는 점이다. 모든 챕터들이 책의 제목처럼 이어달리기를 하듯 배턴을 터치하며 이야기를 그려내고, 실제로 마지막 챕터는 배턴 터치라는 이야기로 마무리가 된다.

 

p94. 미션 편지는 펜팔을 가장한 후원이었다.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이들 덕분에 알게 된 아이들에게 성희는 자신이 가진 것들을 기꺼이 나누어 주었다.

 

<이어달리기>소설은 꼭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 아니어도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지가 되며 가족 못지않게 끈끈한 인연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소설이다. 개인주의가 난무하고 점점 각박해져가는 사회 속에서도 서로를 응원하고 사랑하고, 힘이 되어주는 관계가 있을 수 있음을 알게 돼서 책을 덮고 마음 한켠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따뜻한 봄이 오기 전 얼어있는 마음을 녹여줄 수 있는 책을 찾고 있다면 조우리 작가의 연작소설 <이어달리기>를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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