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점심 먹는 사람들을 위한 시집과 산문. 세트로 출간된 책이다. 무엇보다 따뜻한 느낌의 책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책 표지에는 점심이라는 주제에 맞게 샌드위치와 주스, 커피가 그려져 있다. 어렸을 때만 해도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보면 ‘왜 밥을 혼자 먹지?’. ‘같이 먹을 사람이 없나?’라는 의문을 가질 만큼 나도 어렸던 시절이 있었다. 어렸을 때는 밥을 혼자 먹는다는 것조차 상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정말 어린 마음에 순수했던 생각이지 않을까 싶다. 어느새 내가 혼밥을 즐길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오히려 이젠 여러 사람들과 부대끼며 먹는 밥 보다 혼자 먹는 밥이 더 편하게 느껴질 때도 많다. 혼자 점심 먹는 사람들을 위한 시와 산문은 책 제목 그대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한 시인들과 에세이스트, 작가들의 생각과 일상이 담겨 있는 책이다.
짤막한 내용으로 여러 챕터들이 담겨 있어서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남는 시간에 시 한 편을 읽거나, 산문 한 편을 읽기에 딱 좋은 분량이었다. 혼자 밥 먹을 때 심심한 사람들을 위한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툭 털어놓듯이 재미있게 쓴 작가도 있었으며, 다른 사람을 위해 점심 노동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기록한 내용도 있다.
요즘은 혼밥을 하거나 점심시간의 남은 자투리 시간에 핸드폰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나는 이 책의 테마와 함께 해보고자 점심을 먹고 남은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었다.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면서 웃었던 때 보다 짧은 산문이지만 밥에 대한 다른 사람의 생각과 더불어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에 잠시 책을 덮고 생각을 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