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연습
조정래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분단체제의 마지막 증언자 '장기수' 

 

6.15 남북 공동 선언 그리고 이후 일련의 사건들... 금강산 관광, 남북 경협
그렇게 높기만 했던 분단의 장벽은 이렇게 서서히 균열이 나고 있다.
그래서 금강산에 수학여행을 가는 어린 학생들에게 분단의 고통과 아픔은
어쩌면 교과서의 기록된 화석화된 역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급변해가는 분단의 현실에서 
작가 조정래는 여전히 분단 시대 비극의 끝자락에 머물고 있는 장기수를 통해
분단체제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려 한다. 

 

 이데올로기.. 결국 인간의 문제  
 

 주인공 윤혁은 30여년이라는 오랜 기간을 복역한 장기수이다. 그에게 있어 사회주의 이념은 혹독한 고문과 폭력 그리고 독방살이의 고통스러운 고통을 30년간 견디기 만든 절대적 믿음이었다. 그러나 그가 감옥을 나서게 되면서 접하게 된 것은 사회주의 국가들의 몰락이었다.
   30년이라는 정지된 시간 속에 살아왔던 그로서는 초기의 순수와 열정이 넘치던 사회주의 국가들이 왜 갑자기 부패하고 타락되었는지를 이해할 수가 없다. 혼란감을 느끼면서 사회주의 몰락의 원인을 찾던 중, 그는 다음과 같은 신문기사를 보게 된다. ‘마르크스주의란 기본적으로 밥 먹는 철학인데, 그것은 실현시키지 못해 결국은 스스로 몰락하고 말았다.’ 여기서 기사는 이념과 사상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역사, 그것은 인간의 삶이었다. 이데올로기, 그것도 인간의 생산물이었다. 그것들은 인간이 없으면 존재할 수도 없고, 인간에게만 필요한 것들이다.’라고 생각에 이르게 된다. 결국 그는 사회주의의 몰락의 원인을 인간의 이기적인 속성인 인간의 한계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념형 인간의 종언 그리고 인간 연습 

  인간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가지고 있는 윤혁은 과연 이념의 시대를 고하고 새로운 시대 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조정래 작가는 주인공의 거듭나기를 아이러닉하게도 다시 인간의 문제로 귀결시킨다. 
  윤혁은 사회 참관을 하던 도중 우연히 고아인 경희, 기준이라는 두 남매를 돕게 된다. 이후 이것이 인연이 되어 윤혁과 두 자매는 따뜻한 인간관계를 가지게 된다. 그에게 있어 아이들은 새싹이 파픗파릇 돋는 너른 초원이며 눈비시게 쏟아져 내리는 햇살이었다. 
  이 후 윤혁은 자신의 수기를 읽고 호감을 가지게 된 최선숙 보육원 원장으로부터 초대를 받게 된다. 그래서 그는 두 자매와 함께 ‘인간의 꽃밭’인 보육원으로 가게 된다. 결국 새로운 공동체에 정착하게 된 윤혁은 책의 제목처럼 이전과의 삶과는 다른 방향으로 ‘인간  연습’을 시작하게 된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인간은 기나긴 세월에 걸쳐서 그 무엇인가를 모색하고 시도해서, 
  더러 성공도 하고, 많이는 실패하면서 또 새롭게 모색하고 시도하고.... 
  그 끝없는 되풀이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자 한 '연습'이 아닐까 싶다. 
  그 고단한 반복을 끊임없이 계속하는 것,  

  그것이 인간 특유의 아름다움인지도 모른다. 

  그 '큰 연습' 한 가지에 대한 오래 생각해오다가 이 작품을 엮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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