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론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43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서병훈 옮김 / 책세상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서 부쩍 ‘민주주의 위기’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민주주의 위기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유의 위기이다. 민주주의 근본 원리는 자유가 보장되었을 때 비로소 올바르게 작동 하기 때문이다. 결국 현 상황의 민주주의 억압기제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자유의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는 것다.   그렇다면  ‘자유란 무엇인가?’ 자유의 정의는 이미 민주주의가 태동되던 시기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특히 근대 유럽 사상가들은 자유에 대한 풍부한 논의를 전개했는데 그 중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15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함의를 제공한다.  

    

   <자유론>은 1장에서 ‘사회가 개인을 상대로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성질과 한계’의 문제의식을 다룬다. 그리고 2장 <생각과 토론의 자유>에서 본격적으로 자유의 절대성을 설파한다. 우선 밀은 자유의 억압을 악과 동일시할 만큼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전체 인류 가운데 단 한사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 특히 어떤 생각을 억압한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런 행위가 현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의 인류에까지 강도질을 하는 것과 같다(p42).’

 이어 밀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침묵을 강요당하는 의견이 ‘옳은 경우’와 ‘틀린 경우’ 두 가지로 나누어 논지를 전개한다(침묵을 강요하는 의견 A, 강요당하는 의견 B).
 첫째, 의견 자체는 절대성을 담보하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침묵을 강요당하는 의견(B) 역시 진실일 가능성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강요한다면(A) 그것은 스스로를 완전하다고(infallibility) 전제하는 독선에 지나지 않는다.
 둘째, <자유론>의 핵심이며 가장 감동적인 고찰로서 강요당하는 의견(B)이 정말 오류가 있고 잘못되었을 때의 가정이다. 밀은 설사 이러한 경우에도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한다. 잘못된 의견일지라도 그 의견 자체가 억압되지 않고 존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를 통해 진리를 보다 분명히 이해하고 깊이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의 전제: 진리의 상대성
결국 자유가 존재해야 하는 근본적인 전제는 ‘진리의 상대성’ 이다. 대립되는 의견은 결코 ‘옳음’ 과 ‘잘못’ 이라는 이분법적 구조로 나누어 질 수 없으며 오히려 양 쪽의 인식 모두에서 어느 정도의 진리를 담고 있다. 특히 두 가지 상반된 인식 틀은 각기 상대방이 지닌 한계 때문에 존재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바로 상대편이 존재하기 때문에 양 쪽 모두가 이성과 건강한 정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p92).  

 표현, 집회 등의 자유는 궁극적인 진실을 다가서기 위해 진실의 단편을 추가하는 과정이다. 이와 같이 진리의 상대성을 기반으로 한 자유의 중요성은 현재에 많은 의미를 가진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발생한 국민들의 반발을 국정 운영의 비효율성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일제고사를 반대하다 교단에서 쫓겨난 선생님의 주장에는 서열화와 과열경쟁의 문제 제기가, 그리고 용산 참사 희생자의 절규 속에는 일방적 개발주의가 빚어낸 열악한 세입자의 삶이 담겨 있다.   정부는 존 스튜어트의 밀의 <자유론>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더 나아가 국가는 완전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정부는 솔직히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반대자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자. 그것만이 많은 시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어떤 한 의견이 사회에서 공격받을 때 이를 지켜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면,  그것은 그 주장이 옳아서라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 의견이 비도덕적이고 불경스럽다고 하더라도 자신에게는 절대로 오류가 있을 수 없다고 전제하는 태도가 비판을 덜 받거나 덜 위험한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무엇보다도 더 치명적인 해독을 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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