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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다와 문과 드래곤
홍성은 지음 / 넥스비전 미디어웍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동화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출간전 작가님께서 쓰신 출간소개에 동화풍으로 쓰시려 했다는 글을 보고 독일민담의 느낌을 예상하며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동화의 맛은 훨씬 적었습니다만 판타지소설로서라면 독자적인 세계관을 기반으로, 짧은 문장의 가독성 좋은 문체가 어우러져 새로운 느낌의 소설이 나왔다는 기분입니다.
-주의, 내용을 미리 알고 싶지 않으시다면 여기서 부터는 읽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평범한, 혹은 자신도 잊은 비밀을 가진 고등학생 이루다는 환상마법을 쓴다는 여자아이를 만난 후 집에 들어서기 위해 현관문을 연 순간 이세계로 들어가버립니다. 문이니까 이세계에 떨어졌다거나 이세계로 단순히 가버렸다기 보다 들어갔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드래곤, 니라 에스라크는 최근 한국이란 곳에서 살아가는 꿈을 계속해서 꾸었습니다. 어느 날 제물로 바쳐진 한 소년이 한국어로 말을 하기 전까지 그것은 단지 꿈이었습니다.
비오는 수요일 홍대의 한 카페에서 에크리크 루나르는 자신의 환상마법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을 만납니다.
게임 아이디를 니라 에스라크라고 쓰던 한국의 한 소녀는 최근 이세계에서 드래곤으로 살아가는 꿈을 계속해서 꾸었습니다. 그러나 그 드래곤의 죽음으로 그녀는 사람들의 인식범위에서 벗어났습니다. 루다와 접촉하는 동안만 사람들에게 인식될 수 있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문 이라는 것은 열림과 닫힘을 제어하는 도구입니다.
인간은 공간을 나누고 자신의 영역을 만드는 한편 그 영역의 소통을 위해 문을 둡니다. 열림을 위해선 다름에 대한 포용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것이 아닌, 자신의 영역이 아닌 곳에의 이해가 선결되지 않고서는 열지 못 합니다. 문의 저편은 미지의 세계이며, 또한 자신의 이해범주에서 벗어난 곳인 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소통의 도구인 문이 이세계로 열리고 닫힌 세계를 열린 세계로 만듭니다. 열림은 곧 변화를 의미합니다. 루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의사소통의 도구인 말을 아끼고 교류를 원치 않던 닫힌인간인 루다 역시 열림의 주체로서 변해갈 것 입니다. 변화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요?
어서 책을 열,어, 확인해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