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가 싫은 날 높새바람 52
지혜진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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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등장하는 #감자
초등학생인 착실한 진주의 큰 고민이 시작되었다.

어수선하고 복잡한 새봄시장 한복판.
그 가운데 서있던 엄마와 진주.
골라 골라를 외치는 도매 아저씨.
엄마는 그 틈에 감자 봉지 값만 치르고 한봉을 더 들고 있었다.
엄마가 감자를 훔쳤다.

엄마 마음도 불편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진주는 아무말도 못한다.
자신의 마음이 비윤리적인 행위를 돕는다는 것 때문에 힘들어진건
생각할 겨를도 없는 착한 딸이다.

그래서 진주는 감자가 싫어졌다.
아빠의 실직으로 마트가 아닌 시장까지 걸어가야만 했고,
가성비 좋은 식재료만을 사야했고,
값은 더 저렴하게 깍고 더 많은 덤을 얻어야했다.
매일 감자국, 감자조림, 감자볶음, 찐감자 먹어야하는 진주.
속마음은 말하지 못한 것으로 가득차 견딜수 없이 무겁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하고싶은 말을 다하며 살지 못하는 성격의 진주.
그런 진주와 대비되는 인물이 둘이나 등장한다.
친언니 진서와 친구 세영이는
'내 생각을 내가 안 해 주면 누가 해 주니?'
"물건 훔쳐가는 일이 있으면 경고를 주어야지!" 하며 강한 발언을 한다.
그것이 진주에게는 큰 울림으로 와닿았을 것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먼저일지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는것이 먼저일지
정답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비도덕적인 문제로 고민을 해야할 대상은
순수한 어린 아이가 아닌 세상을 앞서가는 어른일거란 생각이 든다.
어쩔수없는 사정 앞에서 갈등이 생길때가 많더라도
기본적인 원칙은 지키며 살아가는 세상이 되어가길 바라며...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어쩔수없는 상황이 생기는 사람이 없길 바라며...

이 세상 곳곳에 있을 진주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큰 소리내어 표현못하고
마음 깊이에 숨겨두고만 있을 마음 여린 진주들을 응원한다.
가끔은 불을 내뿜는 공룡 인형이 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길 응원한다.

이 책 속의 모든 갈등과 고민이
가족으로 인해, 감자로 인해 생겨났지만
결국 가족과 감자로 해결될 수 있음을 알게되었다.

감자 값을 치르는 것이 아닌 조금씩 돌려놓는 방식이 좋았고,
훔쳐갔던 펜은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와 있었던 것에 반가웠다.
세상에는 따뜻하게 해결해가는 방식과 사람들이 존재함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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