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리틀 라이프 (체험판)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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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체험판으로만 읽어서 한계가 있지만, 잘 쓰인 책이었다. 책에 대한 후기가 극과 극으로 나뉘는데, 많은 후기 만큼이나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선택받고 끝까지 읽혔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눌러앉는다는 것은 의지박약에, 고결하지 않은 선택이다. 언제부터인가 운명 같은 것에 굴복한다는 것이 고상한 게 아니라 비겁함의 징표가 됐다. 행복이란 게 모두가 달성해야만 하고 달성할 수 있는 것이고, 그걸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타협은 무엇이든 본인의 잘못인 것만 같은 지금, 행복을 쟁취해야 한다는 압력에 가끔 거의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다. 한 해, 또 한 해가 가도 윌럼은 오톨란에서 일하고 있을까? 똑같은 열차를 타고 오디션장에 가고, 대본을 읽고 읽고 또 읽으면서? 조금씩 꿈틀꿈틀 앞으로 나아가는 해도 있겠지만 어찌나 보잘것없는지 차마 전진이라고 칠 수도 없는 그런 전진을 해가면서? 언젠가는 포기할 용기를 내게 될까, 그리고 그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아니면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면 이미 늙어버린 자신을 보게 되는 걸까, 배우가 못 될지도 모른다는 걸, 절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걸 인정하기가 두려워 여전히 배우를 자칭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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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대여 페이백] 용의자들
정해연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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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절망이 느껴져서 고통스럽지만, 흡입력 있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있음직한 악의와 거짓이 고여서 한 생명이 스러지게 만들었다.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존재할 것만같은 인물 군상이 두렵고, 더욱 끔찍하게 느껴졌다. 모든 일의 원흉이지만 폴리스라인에는 서지 않을 누군가에게, 소설 밖의 내 상상에서라도 단죄가 이뤄지길 바라게 되었다.

유정이 고백을 받아들인 이유는 어쩌면 그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을 해방시켜줄 출구. 부모의 미래로, 부모의 잘난 딸로 연기하지 않아도 될 어떤 공간 같은 것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승원은 공감했다. 자신 역시 엄마 때문에 공부와의 힘겨운 싸움을 하는 중이었다. 유정의 부모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불쌍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 있는 유정이 안쓰러웠다.
그런데 사람은 이상하다. 다른 사람의 약점을 들으면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 든다. 나약해서인지도 모르고 사악해서인지도 모른다. 그건 습성이 아니라 본성이다.
사귀면서 많은 일이 있었다. 다른 아이들이 그렇듯 여러 문제로 싸우기도 했다. 연락이 안 되는 문제도 있었고, 승원이 친구들과 게임을 하는 문제로도 싸웠다. 그때마다 승원은 말했다.
"너 때문에 힘들어."
그러면 유정은 곧장 입을 다물었다. 금세 웃었다.
"생각해보니 네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늘 그렇게 싸움은 마무리 지어졌다. 자기도 모르게 유정의 콤플렉스를 이용한 것 같아 미안했지만 그것도 처음 몇 번에 그쳤다. 나중에는 습관처럼 그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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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동경일일 (총3권/완결)
마츠모토 타이요 / 문학동네/DCW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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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구매는 실패한 것 같다. 나는 정말로 웹툰과 만화를 좋아하는데! 내가 보던 한국 웹툰의 수준이 정말 높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일본 작품이라서 감정선을 이해하기 힘들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그렇다기엔 슬램덩크와 강철의 연금술사 같은 만화는 내 인생 만화다). 캐릭터도 정이 가지 않았고, 그와중에 정말로 납득되지 않는 장면들-생면부지의 여자가 예쁘다고 밥도 안 먹고 쫓아가는 만화가, 여자 담당자와 있으면 중요 부위가 시든다고 하는 만화가 기타 등등, 웃기지도 않고 전개 흐름에도 도움이 안 되는 장면-이 연속으로 나와서, 3권 중 2권까지 읽다 하차했다. 3권까지 읽으면 생각이 바뀔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재미가 없어서 못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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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감정의 이해
엠마 헵번 지음, 김나연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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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누군가 소리를 지를 때 느끼는 위협, 애지중지 키우던 금붕어가 죽었을 때 느끼는 슬픔. 이러한 감정들은 매우 이성적인 반응입니다. 특정 순간에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라도 그 감정이 어디에서 왔는지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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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대여 페이백] 욕구들
캐럴라인 냅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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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드 보부아르는 동일한 역학을 좀 더 삭막한 단어로 묘사했다. 보부아르는 여자의 인생에서 청소년기는 남자들이 모든 힘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힘은 복종하고 사랑받는 대상이 되는 데 동의함으로써만 얻을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시기라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썼다. "소녀들은 존재하기를 멈추고 보기를 멈춘다."

욕구를 지하로 몰아가 더 안전한 곳들로, 덜 두려운 경로로 빼돌린 것이다. 가족의 스타일과 다르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었고, 가족들이 가치를 두지 않는 것들에 갈망을 느끼는 것은 그들과 나를 더욱 소원하게 만드는 무서운 일이었기에, 나는 인정에 굶주린 수많은 고분고분한 여자아이들이 배우는 것을, 그러니까 남들이 내게 원하는 것을 원하는 방법을 배웠다. 배경 속으로 녹아들기. 잘 살펴보기. 남들이 무얼 기대하는지 판단하고 그에 따라 반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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