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그드라실의 여신들 안전가옥 쇼-트 22
해도연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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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가옥 쇼트 22번째 이야기다. 3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SF 소설인데. 엄밀히 말하면 두 개의 단편 <위대한 침묵>과 <위그드라실의 여신들>, 그리고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의 쿠키 영상과 같은 <여담, 혹은 이어지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두 단편은 2018년 출간된 후 2022년 절판된 <위대한 침묵>이라는 작품집을 통해 이미 소개된 적이 있는 작품이다. 이번에 안전가옥 쇼트로 재출간되며 <여담, 혹은 이어지는 이야기>가 더해졌다.

부족한 지식과 상상력 때문인지 SF는 아직도 어렵게만 느껴지는 장르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엔 늘 호기심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단편으로 읽으면 좀 수월하지 않을까 싶어 편한 마음으로 펼친 책인데, 실은 좀 당황했다.

다른 SF 소설과는 확연히 다르게 과학 이론과 전문 지식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기본 지식이 전혀 없는 터라 하는 수없이 아래 주석을 열심히 보며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그럼에도 이해 못 하는 게 상당했지만, 그만큼 진지하게 설정해놓은 작가의 세계가 낯설지만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작가, 해도연은 천문학 박사이자 지금도 현장에서 우주를 지켜보는 현직 연구원이다. 덕분에 좀 난이도? 가 느껴지긴 했지만, SF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이렇게 전문성까지 갖춘 작가의 글이 굉장히 귀하고 반갑게 느껴질 것 같다.

지구의 에너지 고갈로 태양계에서까지 채굴이 이루어지고 끝없는 인간의 욕망은 세상을 위태롭게 한다. 사람들이 우주로 이주하며, 달이나 다른 행성에서 태어나는 2세들이 생겨난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사람들은 점점 그 환경에 맞게 바뀌어가고, 행성별 태생에 따라 차등이 생기기도 한다.

동성 생식과 세 개체의 짝짓기 등 지금의 상식을 뛰어넘는 일들도 이루어지고, 다른 SF 소설에서 접하고 섬뜩했던 삶과 죽음, 인간과 기계의 모호한 경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생각보다 쉽진 않았지만, 덕분에 감히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세계로 닿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하지만 읽을수록 소설은 소설로만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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