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21세기 최첨단 무기시리즈 1
스티브 크로포드 지음, 김희재 옮김 / 북스힐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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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해서, 이런 번역이라면 책을 내지 말았어야 한다.

이 책의 번역은 육군사관학교 무기공학과 교수라는 번역자의 경력에도 오점이고
육군사관학교 자체에도 불명예다.

역자 본인이 번역한 거라면 그의 영어실력과 화기의 기본지식이 엉망징창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며, 그렇지 않고 휘하의 학생들에게 떠넘긴 번역이라면 육사생도의 정보수집능력과 교수 본인의 무성의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증거일 뿐이다.

우선 번역에 일관성이 없다.
같은 총에 대한 설명에서도 수류탄과 유탄이 혼용되며,
"확대가 되지 않는 망원경" 같은 말 같지도 않은 말이 난무한다.

블로우백 매커니즘은 후퇴작용식 매커니즘이라고 번역하면서
노리쇠뭉치 는 노리쇠 어셈블리라고 번역한다.

게다가 각 부분에 대한 표준화된 명칭도 없다.
이 책의 번역팀(?)은 대충 아래와 같은 신조어들을 창조해냈다.
(괄호안은 통상적으로 쓰거나 군에서 제식으로 사용하는 용어)

공격총(돌격소총, 혹은 어설트 라이플). 얼굴접촉판(칙패드, 뺨받침), 안전고리(안전장치), 선택-사격화기(자동-반자동 소총), 지연 롤러 구속장치(롤러록킹 블로우백, 롤러사용 지연 블로우백), 탄창 클램프(탄창 클립), 격발작동레버(장전손잡이), 노리쇠 고리(노리쇠 멈치)...

난리도 아니다.

엄연하게 군 제식 용어들이 있는데 왜 이런 신조어를 만들어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교수는 사관학교에서 어떤 식으로 강의하는지 궁금하다.

아래는 MG36에 대한 설명문의 일부이다. (67페이지)

"또 양손잡이 노리쇠 고리 버튼도 있다. 노리쇠 고리 자체는 노리쇠를 마지막 사격에서 뒤쪽으로 붙잡고, 공구를 사용하지 않고 사격수가 작동을 중지시킬 수 있게 하며, 탄창이 비워질 때까지 사격할 경우  노리쇠가 폐쇠되도록 한다. "

이 문장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는가?
이 문장 하나에만 잘못된 번역과, 아예 메커니즘 자체를 틀리게 설명한 내용이 5개 이상 들어있다. 책 전체가 이런 식이다.

이 책을 보면 여전히 우리 군에서 총알의 회전력으로 파괴력이 증가된다는 등의
비과학적인 이론(?)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어렴풋이 이해가 된다.

다시 말하지만, 번역자가 제정신이라면 이 책은 빨리 회수해야 할 것이다.
최악이다.

총을 이해하는데도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혼란만을 가중시키는 책이다.

유일한 미덕은 다양한 총기의 컬러 사진들이다.
이거야 원서의 사진을 충분히 활용한 덕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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