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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매틱스 4 - 페르마, 뉴턴 편 매스매틱스 4
이상엽 지음 / 길벗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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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나 정말 재미있다. 매스매틱스 시리즈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소설로서의 재미와 수학 교양서로서의 깊이를 모두 잡았기 때문이다. 소설의 탈을 쓰고 온통 수학 얘기만 나오는 책은 세상에 많지만, 이처럼 스토리 전개와 수학 사이의 균형을 잘 잡은 책은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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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이전 권을 읽지 않은 사람을 위해 소개하자면, 이 책은 회귀물 수학 소설이다. 평범한 고등학생이던 주인공들이 강제로 고대 그리스의 어린 수학자로 회귀하면서 소설이 시작된다. 회귀물이라는 흔한 설정을 사용하고, 책의 문체도 가벼운 편이기에, 책을 읽는 느낌은 가벼운 회귀물 웹소설을 읽는 느낌과 비슷하다. 쉽고 가볍게 쓱쓱 읽을 수 있다. 소설의 탈을 쓰고 수학 얘기만 잔뜩 하는 다른 교양서들과 달리, 이 책은 정말 ‘소설’의 느낌이 물씬 난다. 세계관과 스토리가 탄탄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쉽고 가볍고 재미있는 웹소설 느낌이다.


 그런데 책의 분위기 자체는 묘하게 어둡다. 흔한 회귀물 웹소설과 달리, 이 책에서 주인공들의 회귀는 주인공들에게 인생 2회차의 기회를 주기는 커녕 온갖 고난과 역경의 원인이 된다. 주인공들은 고대 그리스의 어린아이로 회귀를 시작해 중세와 근대의 여러 사람들에 차례로 영혼이 덧씌워진다. 그런데 다른 시간대의 사람으로 영혼이 덧씌워질 때마다, 즉 다른 시대로 회귀를 할 때마다, 이전 시대의 사람들과 강제로 생이별을 하게 된다. 누가 왜 자신을 회귀시키는지 알지 못한 채로 생이별의 고통을 수없이 겪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겪는 주인공들의 슬픔과 답답함이 소설에도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래서 분위기가 어둡고, 누가 왜 주인공들이 고통을 겪게 하는지 독자들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런 어두운 스토리는 문체가 쉽고 가볍다는 점과 맞물려 독자의 흥미를 상당히 끌어올린다. 가볍게 쓱쓱 읽다보니 주인공들이 처한 고난의 상황에 쉽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이 이야기의 결말이 무엇이 될지 너무나 궁금해지는 것이다. 사실 스토리 자체는 약간 유치한 면도 있는 것 같은데, 어찌됐든 ‘재미있는’ 스토리를 전개한다는 점과, 뛰어난 수학 교양서라는 점이 맞물려 이 책을 손에서 뗄 수 없게 만든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피타고라스와 유클리드 시대의 비극적인 이야기도 봤고, 이제는 페르미와 뉴턴 시대의 슬픈 이야기까지 봤으니, 빨리 5권이 나와서 이 이야기의 결말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읽을수록 다음 권의 내용이 궁금해서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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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적인 시리즈에 대한 감상을 말했으니, 이제 ‘4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우선 4권은 시리즈 중에서도 상당히 잘 만들어진 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1권인데, 4권도 그와 비슷하게 잘 쓰여진 것 같다. 차이점이라면 분위기가 반대라는 것? 1권은 주인공들이 정체불명의 비극적인 사건에 휘말리는지라 분위기가 무겁고 미스터리하지만, 4권은 주인공들의 혼란이 어느정도 진정된 상태에서 새로운 수학자들을 만난다. 


4권에는 특히 평화롭고 유쾌한 분위기가 있다. 약간 개그 느낌도 난다. 이번에 등장하는 수학자인 페르마나 뉴턴 등에 개그캐릭터 이미지도 있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페르마는 수학 천재가 분명하지만 어디까지나 ‘취미’로 수학을 하는 법조인이었고(경이로운 증명을 발견했으나 여백이 부족해서 남기지 않은 그 양반이 맞다), 뉴턴도 천재임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주식시장에서 단타를 치다 재산을 말아먹은 전적이 있지 않았던가. 이런 개성 있는 인물들이 개그캐릭도 성격도 더해져서 등장하니, 유독 밝고 재미있는 느낌이 들었다. 최소한 이단자로 몰려서 죽을 위기를 겪던 1권의 히파소스나, 중국 삼국시대의 전쟁터 한가운데서 살았던 2권의 유휘보다는 등장하는 캐릭터들부터 밝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상당히 평화로웠고, 매끄러웠고, 귀엽고, 재미있었다. 1권에 필적할 만큼 재미있었던 것 같다. 주인공과 독자 모두에게 찾아온 쉬어가는 시간이라고 해야 할까.


(다만, 4권이 마냥 평화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평화롭기만 하면 매스매틱스가 아니다. 스토리나 세계관 상의 큰 반전도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소름이 돋았다.)



 아쉬웠던 점을 말하지만, 역시나 로맨스..;; 부분이 아쉬웠다. 정신없이 몰입해서 읽다가도 로맨스 비스무리한 장면이 나오면 갑자기 오글거려진다 ㅠㅠ 이건 스토리 자체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주인공들의 감정은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납득되기 때문이다. 다만 로맨스 부분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의 대사가 문제인 것 같다. 이런 장면들의 대사 퀄리티도 올라가면 매스매틱스는 모든 부분에서 완벽한 수학 교양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로맨스 부분에서 주인공들의 대사’라는 지점에 구멍이 하나 뚫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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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적으로 말하면, 역시나 이번에도 추천한다. 1권을 재미있게 봤던 독자라면 4권까지도 쭉 달려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4권을 재미있게 본 사람은 앞으로 나올 5권도 무조건 사지 않을까 싶다. 이 정도로 훌륭한 퀄리티의 수학 소설이나 만화는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 비문학 서적까지 포함하면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이신 김민형 선생님이 쓴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시리즈가 교양서적 중에서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데, 소설/만화 계열에서는 매스매틱스가 그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싶다.


 가장 추천하는 대상은 중학교 2학년 ~ 고등학교 2학년까지다. 사실 중3이나 고1 정도는 되어야 책에 등장하는 수학 개념들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중2부터라면 시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고3에게도 너무 좋은 책이지만, 그들은 수능 준비로 정신이 없을 테니 패스. 이외에 나처럼 수학에 흥미를 가진 성인들에게도 정말정말 추천하는 책이다. 수학에 관심있는 성인들은 매스매틱스 시리즈와 김민형 교수님의 (다시)수학이 필요한 순간 시리즈를 읽으면 얼추 생각이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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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는 비싸요! -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책
문보경 그림, 김인자 글 / 씨즐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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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페이지에서 울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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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매틱스 3 - 알콰리즈미, 피보나치 편 매스매틱스 3
이상엽 지음 / 길벗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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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게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글을 쓴다.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던 중 우연히 출판사의 서평 이벤트 광고를 마주치게 됐는데, 수학을 주제로 한 타임슬립 소설이라는 점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등학생이 과거로 돌아가 깽판을 치는 소설은 유례가 깊은 장르였는데(심지어 마크 트웨인도 '아서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라는 타임슬립 소설을 쓰지 않았던가), 이번엔 수학을 소개하기 위해서 타임슬립의 형식을 취한 소설이 나오다니, 그 내용이 궁금해졌다.

 

 

 

일단 이 책은 확실히 소설이다. 수학 이야기만큼이나 내용 전개의 비중도 높다. 물론 스토리의 짜임새가 엄청나다던가 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소설의 탈을 쓰고 수학만 온통 나오는 책은 절대 아니다. 정말 '소설'에 해당한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힌다. 이상엽 선생님이 정말 소설책을 만드셨구나. 책을 읽는 느낌이나 난이도는 산뜻한 문체의 웹소설을 읽을 때와 비슷하다. 사실 이 책은 내용이 상당히 어둡기는 하지만, 최소한 문체는 쉽고 가볍다. 그래서 그런지 책이 읽히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연이어서 타임슬립을 하는 주인공을 따라가다 보면 페이지가 휙휙 넘어간다.

 

 

그러나 가벼운 문체를 채택했기에 생기는 단점도 있다. 가끔 주인공의 감정 묘사가 유치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ㅠㅠ 사실,원하지 않게 시공간을 넘나들며 기억을 잃어버리는 주인공 입장에서는, 특정한 사람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는 것이 충분히 이해될 만 하기는 하다. 그러나 그와 관련된 감정의 서술이 가볍다보니 감정선 묘사가 유치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다. 분량을 짧게 유지하다 보니 생긴 문제인 듯 하다. 그래서 성인이 이 책을 읽을 경우 중간중간 손발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다만 학생 연령대의 독자들에게는 이런 가벼운 감정 묘사가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가볍고 빠르게 읽을 수 있으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니 말이다.

 

 

(, 1권은 다르다. 1권은 분위기 자체가 미스터리하면서 묘하게 비극적인 느낌이라, 유치하다는 느낌은 딱히 들지 않았다)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그 에피소드에 등장한 과거의 인물들과 과거의 시대, 관련된 수학 개념들을 소개해준 점도 참 좋았다.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소설의 형태로 살아 숨쉬는걸 보고 나니, 역사적인 설명이 절절하게 다가왔다. 수학 설명 부분도 마찬가지였다. 소설 부분에선 과거 시대에서 옛날 스타일로 수학적 의문들을 풀어나갔는데, 에피소드가 끝난 뒤에는 관련된 개념들이 현대의 수학 체계로 총정리된 채로 소개되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오늘날의 수학 체계가 정말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천천히 쌓아올려진 것이라는 사실이 확 느껴졌다. 이와 함께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도 다르게 보이더라. 학생 시절 툴툴대면서 공부한 것들이, 사실은 몇천 년에 걸쳐 고민과 고민이 이어진 끝에 완성된 것이었구나,라는 감정이 확실히 올라왔다.

 

 

 

 

나는 3권을 가볍고 재미있게 읽어서, 1권도 따로 사서 읽었다. 읽어보니 1권은 기가 막히게 재밌더라. 개인적으론 3권보다 더 재미있었다. 가볍고 경쾌한 문체는 그대로면서, 이야기 흐름이 놀랍도록 흥미진진했다. 수학 관련 개념들도 역시 물 흐르듯이 소개됐다.

 

 

특히 1권이 시작되자마자 '극한(실수의 조밀성)'과 관련된 신기한 개념들을 기가 막히도록 자연스럽게 소개해서 놀랐다. 첫사랑에 빠져들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 극한 개념까지 덩달아 이야기되는 방식으로 설명되었는데, 마치 물이 흐르는 것처럼 정말 자연스럽게 설명이 시작되고 끝났다. 사실 이게 깊게 가면 대학수학의 엡실론-델타 논법까지 나오는 굉장히 추상적인 문제인데. 첫사랑 이야기 읽다보니 어느새 설명이 다 끝나있었다. 이후에도 무리수 개념이나, 엄밀함과 공리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정~~말 흥미진진하게 나온다.

 

 

이처럼 소설을 전개하며 수학 개념들을 자연스럽고 흥미진진하게 끼워넣는 능력은 이 책이 독보적일 듯 하다. 말 그대로 '회귀물 소설'이니까. 그리고 수학도 잘 잡은 회귀물 소설이니까. 이 책은 소설의 탈을 쓴 수학투성이 책도 아니고, 말만 수학인 그냥 소설책도 아니다. 정말로 '소설'이면서 '수학'도 잘 들어있는 책이다. 물론 성인이 보기에 감정 묘사가 조금 오글거릴 수는 있지만 말이다.

 

 

 

 

가장 추천하는 대상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교 학생들까지다. 문체가 워낙 읽기 쉽고, 수학적 개념 설명들도 정말 쉽게 되어 있다.

 

 

수학, 과학, 코딩 같은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초등학교 5~6학년 때부터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이미 중학생을 넘은 나이라면 시험삼아라도 당장 사서 읽어보기를 권한다.

 

 

수학에 큰 관심이 없는 일반 학생에게도 괜찮은 책이다. 중학교 2학년쯤만 되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학교에서 배우던 것과 전혀 다른 느낌으로 수학을 접해볼 겸, 가벼운 환생물 웹소설 읽는다고 생각하고 읽으면 쓱쓱 읽힐 것이다.

 

 

고등학생들에게도 권장할 만하다. 일단 주인공들 나이가 고등학생이기도 하고. 또 이 책에서 다루는 개념들에 심오한 것들이 꽤 많다. 설명이 쉬워서 그렇지,사실은 고등학교에서 대학교 수학 내용들이 상당히 많다. 위에서 말했던 '첫사랑 극한 이야기', 사실 깊게 파면 대학교 해석학 영역까지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내용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고등학교 수학의 기본을 다양한 관점에서 탄탄하게 다질 기회가 계속 나온다.

 

 

 

 

마지막으로, 성인의 경우에는, 평소에 수학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던 사람에게 권한다. 특히 나처럼 수학을 궁금해하기는 하나 천상 문과생이라 실력은 아마추어인 사람들에게 딱 좋다. 재밌는 이야기들이 진짜 많다. 흥미진진하고 궁금해 죽겠는 이야기들이 엄청 나온다. 꼭 수학이 아니더라도, 무언가의 본질을 한번쯤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고 싶었던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반대로, 성인들 중에서 수학에 아무런 관심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소설책인 것은 확실하나, 수학의 존재감도 확실하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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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이기적 빅데이터분석기사 필기 기본서 - 최신 기출분석 반영 + 동영상 강의 무료 제공 + CBT 온라인 모의고사 2022 이기적 빅데이터분석기사
나홍석 외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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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도 평을 보면 이기적 기본서가 가장 좋다는 평이 많더라구요. 좋은 책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공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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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의 세계 - 프로그래머의 눈으로 본 세상, 인간, 코드
데이비드 아우어바흐 지음, 이한음 옮김 / 해나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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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프로그래머가 바라본 세상. 그것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 논리와 코드라는 외피 아래에 작가의 생각과 마음이 있어요. 철학이나 인생에 대한 에세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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