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군의 인생 대미지 보고서 - 믿고 읽는 소설가 7인의 테마 소설집 창비교육 성장소설 4
강석희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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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이번에는 청소년 소설 세 권을 연달아 냈다. 다른 책들과 고민하다가 최근에 독서모임에서 서장원 책을 하고 있어서 익숙한 이름인 서장원 작가 이름이 있는 < A군의 인생 대미지 보고서>를 선택했다.

수록 작품은 다음과 같다.

스니치_신운선

사랑하는 영지_강석희

솔직한 마음_박서련

A 군의 인생 대미지 보고서_김멜라

엎드린 사람_서장원

기의 휘파람_박영란

우연한 작별_김화진


<A 군의 인생 대미지 보고서_김멜라>

중학교 친구들끼리의 이야기다.

친구의 어머니께서 편찮으시다는 소식에 쾌유를 빈다는 말을 해야 하는데 실수로, 진짜 진짜 모르고 명복을 빈다는 말을 했다가 친구들로부터 오해를 사는 이야기다.

이 소설에는 요즘 청소년 세대의 특징 두 가지가 나타난다.

  1. 심각한 문해력 : 중학생이 쾌유와 명복을 헷갈리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대학일기 작가님 웹툰 가면 상상초월의 청소년 문해력 현장을 볼 수 있다.

  2. 응징 및 참교육의 정서 : 누텔라의 실수로 인해 당사자인 써리원보다 주변 친구들이 더 응징과 이간질에 진심이다. 어머니의 편찮음이란 상처를 가진 써리원을 대신해 실수한 누텔라를 응징하고, 명복과 쾌유를 한자로 3백번씩 쓰게 하는 벌을 내린다. 수평적인 친구관계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과 처분이다. 과연 한자로 3백번을 쓴다한들 그게 정말 사죄의 행위라고 볼 수 있을까? 나도 고딩때 벌점 받아서 명심보감 써봤지만 별로 효과없다...


<솔직한 마음_박서련>

제목 그대로 아주 솔직한 일기다.

아이돌 그룹 막내 포지션을 담당하는 주인공이 있는 그룹이 불화설에 휘말린다. 학교 안에서 주인공이 자신을 둘러싼 이상한 소문과 은따 취급을 겪는 이야기다.

어른들이 청소년 소설을 쓰면 단어 선택을 이상하게 하거나 청소년이라면 할 법하지 않은 생각을 길게 써놓곤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내가 청소년 때 갖던 미묘한 선민의식과 비교의식이 솔직하게 잘 드러났다.

걔의 이름을 '알고 싶다'는 마지막 문단이긴 하지만, 결국엔 이름조차 모르는 아이에게 계속해서 바라고 어쩌면 이용하려 했다는 게 은근한 깔봄 아니었던가?! 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영지_강석희>

청소년 데이트 폭력 이야기다. 헤어지려 할 때마다 외않만나조를 발휘하며 죽겠다 / 부재중 남기기 / 협박 등을 일삼는 남자친구와 그로인해 스트레스를 겪는 영지의 이야기.

나는 요즘들어 남성들이 '잠재적 가해자'에 기분 나빠하는 것이 너무 짜증이 난다. 그들의 '기분'을 위해 여자들이 덜 조심하거나 의심하지 않다가(물론 이것이 범죄의 이유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모두 가해자의 잘못이다.) 사고를 당하면 여자가 꽃뱀이네, 여자가 조심 안했네, 옷이 어쩌네, 웃었네....

생존과 안전을 위해 조심하겠다는 게 그렇게나 기분이 나쁜가? 당신들이 공격해야 할 대상은 여성들이 아니라 그러한 인식과 공포를 만든 '선대 가해 남성'이다. 하루에 성폭력 기사가 못해도 50건씩 쏟아지는데 공포조차 남성의 눈치를 보면서 느껴야 하는가? 진짜 양성평등을 원한다면 여성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한번이라도 고심하고 공감하려 애써보세요. 



창비 같은 큰 출판사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여성인권 내용을 담은 소설집을 내줘서 정말 좋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폭력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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