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인간 - 인공지능이 인간을 낳는 시대, '인간다움'에 대한 19가지 질문
이미솔.신현주 지음, 이성환 감수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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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4차인간은 EBS 다큐프라임에서 펼친 책이기에 더 흥미로웠다. 나는 EBS 다큐 "자본주의"와 책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EBS 다큐멘터리는 늘 사람을 향하는 주제, 결론을 냈기에 흥미로웠다. 그래서 이 책은 읽기도 전에 EBS라는 이유로 신뢰가 갔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는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인간은 모르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했지 않던가. 이 책에서 다루는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는 내가 너무 몰랐기에 불분명했고 어찌보면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고 뛰어넘는다는 생각이 들어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19가지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런 관념을 깨준다.



이 책은 EBS 다큐팀이 세계적인 석학, 인공 지능의 유명한 박사, 구루들을 찾아가며 인공지능을 파악하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과정과 고민을 낱낱히 기록하고 있다. 처음에는 EBS 다큐팀도 인공지능이라는 막연한 분야를 좀 더 명확히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이 다큐를 기획했다고 한다. 하지만 점점 인공 지능이라는 기계, 기술보다는 그 질문이 인간에게 향하고 있음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그리고 책의 마무리에는 우리가 인공 지능의 시대에 어떻게 지혜롭게 살아갈 것인가, 기술과 기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인간의 생에 상생, 공존하게 만들 것인가를 이야기 한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인공지능을 알려주고자 기획했던 PD와 작가는 인간 본연에 대한 탐구로 이 다큐를 마무리했다. 책을 읽는 독자들도 처음에는 인공지능이란? 인공지능의 현 기술 상황, 세계 석학들이 바라보는 인공지능, 실제 인공지능 실험 등을 알 수 있지만, 이 책의 마무리에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맞이할 수 있고, 본인이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책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이 책을 읽으며 더 좋았던 부분은 일러스트와 사진이었다. 아무래도 기술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글만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런데 일러스트와 사진 삽화들이 여러개이다 보니 기술에 대한 글이라 하더라도 좀 더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딥블루가 세계 제일의 체스 챔피언을 이겼을 때 사람들은 그것이 체스의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요즘 세계 제일의 체스 챔피언은 인공지능이 아닙니다. 인간도 아닙니다. 바로 인공지능과 인간의 팀이죠. 제일가는 의료분석가는 의사도 아니고 인공지능도 아닌 바로 의사와 인공지능의 팀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이런 인공지능들과 일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미래에 얼마나 로봇과 일을 잘할 수 있는지에 따라 여러분의 연봉이 결정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바로 그들이 다르다는 겁니다. 그들은 도구에요. 적대심을 가질 대상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할 존재입니다.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아직 시작 단계라고 했다. 이 책에서는 스스로 공부하는 딥러닝 인공 지능, 뇌 지도를 그릴 수 있는지, 내가 생각하는 걸 동시에 기술이 구현할 수 있는 지, 뇌의 특정 부분을 자극하여 그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지(수학 문제를 잘 푼다든가, 총을 잘 쏜다든가 등)의 실험, 이론 등을 자세하게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책의 중반부를 지나면서, 어찌보면 우리 호모사피엔스는 새로운 인간을 만드는 것일지 모른다는 관점이 신선했다. 결국 우리는 이 지구에서 가장 지혜롭고 발전된 동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면 그들이 우리를 지배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만들 사람도 우리이기에 우리는 그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고, 우리 삶에 접목 시키고 그들과 함께 공존할 지를 고민하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기총을 한 번도 쏘지 못한 사람이 총을 잘 쏘게 만든다는지 하는 기술들이 가능하다는 건 실로 두렵기도 했다. 자본주의 사회이기에 돈이 수학을 잘 하게 만들고, 총을 잘 쏘게 만들고, 전쟁을 잘 일으키게 만든다면... 그렇다면 또 다른 세계가 세계를 지배하고 복종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단순히 앉아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우리 삶에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상생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인터넷이 공공재로 분류되어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있는 다양한 정보를 신분, 성별, 연령, 재산의 규모에 관계 없이 혜택을 받았듯이 인공 지능 시대가 온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기술이 또 다른 차별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4차 산업이 아니라 4차 인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막연한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을 뒤로하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고민하고 같이 만들어나가면 좋겠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고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어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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