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불꽃의 불꽃 튀는 성인식 - 성(性) 상식 없는 새끼들 때문에 열 뻗쳐서 쓴
김불꽃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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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성이란 무엇인가요?]



대한민국에서 ‘성’은 아직도 숨겨야 하는 대상인 듯 하다. 지금은 어떻게 성교육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생일 때는 제대로 된 성교육을 접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도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다. 여자라도 여자의 임신, 출산 과정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남자, 여자는 각 생식기 구조의 명칭조차 명확히 알고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엄마아빠, 성인들조차 그런데 아이들, 학생들이라면 어떨까? 더 이상 ‘성’은 숨겨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이제 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명확하게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인생 그리고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네 현실은 21세기에도 21세기의 성교육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런 현실을 탄식하며 나온 한빛비즈 신간이 있다. 책 제목은 ‘김불꽃의 불꽃튀는 성인식’



저자 김불꽃은 한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생활예절로 유명했다. 나도 네이트 판에서 돌아다니는 글을 본 것 같다. 그 글에는 묵은 체중이 내려가는 시원함과 못된 놈 명치 한 대 때려준 것 같은 통쾌함이 있었다. 그 작가가 이 책의 저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얌전하지 않다.



“민증 발급도 안 되는 아새끼들이 벌써부터 같은 반 학우들 성별 가르기나 하고 말이야. 아주 개성 있게 속을 썩여 버리네. 아방가르드하게 함 처 맞고 싶나. 니가 그 성별인 건 니가 대단해서 생기는 훈장도 아니고, 사랑받아야 하는 그 어떤 증표도 아니다. 그저 어머니 뱃속에서 니가 만들어질 때 생식기가 좀 나오느냐, 좀 들어가느냐 차이다.” - p.79 -




[책에서 제일 좋았던 구절]


이렇게 생각해보자.

성은 장기다. 네 몸속에 있는 십이지장과 같다. 이차 성징이 오는 모공, 가슴, 생식기, 체형, 골격 등 모두 네 몸의 일부이다. 십이지장은 아름답지 않다. 십이지장은 성스럽지 않다. 십이지장은 신비하지 않다. 넌 십이지장이 아름답거나 성스럽고 신비롭나?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이제껏 우리 사회가 성을 음지에 뒀다면, 이제는 성이 이 책과 같은 매개체로 양지로 나오기를 바란다. 그래서 어릴때부터 혹은 성인 되어 뒤늦게라도 성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서로 소통했으면 좋겠다. 청소년들은 궁금증이 있더라도 성에 대해 숨기는 사회 분위기 덕에 제대로 물어볼 곳이 적다. 자기네끼리 궁금증을 찾아보거나 인터넷에서 잘못된 정보들을 접할 수도 있다. 성인이 되어서도 비뇨기과는 남자만 가는건가? 하는 등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없는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면 말투 때문에 혼나는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그 혼나는 말투로 성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들과 솔직담백하게 소통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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