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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심리학자가 사랑을 기억하는 법 - 사랑과 기억에 관한 가장 과학적인 탐구
이고은 지음 / 아몬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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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가 사랑을 기억하는 법>은 작년 2022년에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경험한 예시를 먼저 이야기하고, 거기에 알맞은 심리학 용어나 이론을 소개한다. 이러한 방식은 독자에게 매우 부드럽게 접근하여 이해를 돕는다. ‘, 나도 이런 비슷한 일을 겪었는데.’ 혹은 아 나도 이런 똑같은 감정을 느꼈는데.’ 하는 마음이 나만 겪은 특이한 일이나 현상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이며 그래서 이런 이름까지 붙어 이러한 실험 결과가 나와 있다라고 해석해주는 역할도 한다. 뿐만 아니라 그 뒤에 덧붙는 저자의 틍찰은 나에겐 너무 아프고 힘들고 이해 되지 않았던 그 기억을 인생사 다 똑같은 법이라고 꼰대처럼 말하지 않고, “당신의 아픔을 내가 이해하고 있다.”라는 진정성 어린 위로를 건넨다. “사랑은 인간에게 꼭 있어야 하는 생존에 필수적인 마음의 기능이다.(12)”라는 저자의 말을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진심으로 공감하게 되는 까닭은 바로 저자의 진심이 전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마지막 장은 읽기에 매우 가슴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가장 좋은 책으로 꼽는 이유는 우리에겐 아직 성숙할 기회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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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박현욱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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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책 중 하나. 십대 때 이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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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일보 송가을인데요
송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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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화 하느니 시트콤 활극 드라마의 재미를 다 제공한다는 추천사에 속았다 sns에서 추천받아 읽었는데 전혀 소설같지도 않고 재미없었음. 추천사 다 믿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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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 박상영 에세이
박상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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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맛있는 거 먹고 자야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엄마가 한 말이 뭔 줄 알아?”

모르지.”

“‘너 왜 이렇게 살쪘니였어.”

내 일상에 온 걸 환영해.”(215)

이 대화를 읽으면서 울컥 눈물이 터졌다. 나는 대학교 3학년이었던 23살 때, 엄마와 이런 대화를 했었다.

난 정말 네가 괴물 같아.”

엄마, 아무리 엄마여도 딸한테 그런 소리 하는 거 아니에요.”

아니, 난 진짜 네가 괴물 같아. 괴물.”

그리고 십여 년 후, 용기내어 내가 엄마에게 그때 그 말에 엄청나게 상처 받았다고 말하자, 엄마는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내가 똑똑히 그때 일을 상기시켜드리자 돌아온 말은 이 말이었다.

그때 네가 진짜 괴물 같았으니 그런 말을 했겠지. 넌 참 이상하다. 그게 언제 적 일인데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니?”

그 순간, 엄마와 나 사이엔 금이 쫙 갈라졌다. ‘죽을 때까지 난 엄마에게 사과나 화해의 말을 듣지 못하겠구나.’라는 확신.

서점의 신간 도서와 베스트셀러 코너를 독차지하고, 그 희귀하다는 동네서점 에디션이 나올 만큼 많은 독자의 심금을 울린 책. 심지어 그 동네서점 에디션은 다 품절 되어 구할 수도 없던 책.(나는 운 좋게 살 수 있었다.) 그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한 사람의 일생을 통틀어 다이어트를 했던 경험과, 다이어트에 지지 않고 성공한 이야기라면 요약한다면, 모두가 다 엄청난 몸무게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감량하고 유지하는 데 성공한 날씬한 여자가 쓴 책이라고 여길 것이다. 작가가 남자라는 것도, 그리고 결말에 어떤 말이 쓰여있을지는 상상도 못하고 말이다. 작가도 중간에 말했지만 우리 사회에서 살찐 여성에 대한 비하와 멸시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이 책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는 그런 편견을 깨고, ‘다이어트를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요요 현상에 시달린, 30대 비만한 남자의 다이어트 성공기이다. 내가 읽은 모든 다이어트 책 중에 최고이며, 가장 재미있는 에세이 중 하나이고, 무엇보다도 진정한 다이어트 성공기이다.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라는 자조적 제목은 반복된 다이어트의 실패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면, 인생의 아주 오랜 시간을 다이어트와 싸우고 결국 진정한 승리를 획득한 책이라는 만족감으로 마지막 장을 덮게 된다.

맨 몸으로 거울 앞에 선 것처럼 괴로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글들을 하나씩 꺼내 고치기 시작했다. 고쳐야만 했다.’(252)

이런 결심으로 연재하고 완성한 이 책에는 사람다이어트의 모든 관계를 샅샅이 보여준다. “살만 빼면 좋을 텐데.”, “긁지 않은 복권.”이란 명백한 외모 평가의 말을 칭찬과 격려로 받아들여야 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 나는 취직을 하고, 등단을 하고, 책도 내며 인생의 여러 성과를 이루어냈으나, 아주 오랫동안 나 자신이 게으르고 한심하며 자기관리를 하지 못하는 개선되어야 할 존재라고 믿어왔다.’(71)라는 남들의 고정된 시선에 붙들려 있던 진짜 나에 대해 하나씩 풀어내며 이야기하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이 있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여자, 남자, 그리고 아줌마.” 여기에서의 아줌마는 자기관리를 안 하는 사람, 자기관리에 실패한 사람, 성적 매력이 전혀 없어 하나의 성적 대상으로 여겨지지도 않는 사람이란 말이다. 과연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도 이런 말이 있을까?

나는 이십대부터 삼십대 초반까지 아줌마또는 임산부로 불렸다. 가장 예쁜 원피스를 입고 정성껏 머리를 매만지고 나간 날에도, 내 뒤에서 누군가 나를 호칭할 땐 항상 아줌마또는 어머니였다. 지하철을 타면 항상 어떤 사람이 일어나 자리에 앉으시라고 양보하며 극진한 임산부대접을 해주었다. 그런데 내가 더이상 거리에서 두드러지지 않을 만큼 평균적인 몸매에 이르자 스무 살에도 듣지 못한 아가씨라는 말을 들었다. 심지어 평균 기혼 연령을 한참 벗어난 나이에도 , 새댁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아가씨였네.”라는 말을 들었다. 미혼과 기혼의 여부 그리고 나이로 보통 가름하는 말인 아줌마아가씨를 나는 사회적 시선으로 바라본 보통의 몸무게를 통해 규정지어졌다.

그리고 심지어 일 년에 걸친 혹독한 과정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자 갑자기 직장에서 나를

자기관리를 훌륭히 하는 유능한 사람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나는 작년과 똑같이 적당히 업무를 처리하고 단 일 분도 소비하지 않고 칼같이 퇴근 시간을 지키는 사람인데도, 갑자기 자기관리의 성공 케이스‘, ’굳은 의지와 실천력을 갖추고 마침내 목적을 달성한 성공한 사람으로 불리게 된 것이었다.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이 나의 외모를 칭찬했고 대단하다고 추켜세우며 중년의 남자 부장님까지 다이어트 성공 비법을 물어왔다.

그때만큼 좌절한 적이 없었다. 나는 살이 쪘을 때도 살이 빠졌을 때도 그대로의 나인데 세상은 다이어트의 성공 여부로 그 사람을 평가한다는 이 모순된 사회의 시선. 그것이 절대 고쳐지지 않을 것임을 깨달은 것이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후, 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기립성저혈압이 너무 심했고, 하루에 900칼로리 이상을 절대 먹지 않았고, 퇴근 후 매일 운동을 한 시간씩 하느라 나의 자유시간은 완전히 사라졌다.(다이어트를 할 때에는 700칼로리 이하를 먹고 근력운동 1시간, 유산소운동1시간씩 했었다.)

무엇보다 비유하자면 암 환자로 충분히 오해받을 만큼 한 번 머리를 감을 때마다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빠졌다. 난 매일 눈 뜨자마자 물 한 모금 먹지 않은 공복 상태로 체중계에 올라갔고, 매일 먹은 음식을 다이어트 단톡방에 사진 인증했으며, 운동도 역시 인증하고, 단톡방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나를 매일 끊임없이 비교해야 했다. 다이어트 방은 뚱뚱에서 통통으로‘, ’통통에서 보통으로, ’보통에서 마름으로 대략 이렇게 갈라져 운영된다. 하루에 열두 가지 영양제를 먹으면서도 도저히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일상생활을 영위해나갈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나는 영양결핍을 인정하고 다이어트를 포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머릿속은 다이어트를 갈망하고 있었다. 나는 정상인이 되고 싶었다.

이 책에서 나에게 뒤통수를 치는 강렬한 말은 다음 문장이었다.

궁금해져 버렸다. 예순몇 살의 나도, 오늘은 굶고 자야지, 라고 결심을 할까? 서른 몇 살인 지금의 내가 그렇듯.’(122)

그래, 그러지 않겠지. 과연 인생의 대부분을 다 살았음에도 내가 다이어트가 유일한 내 인생의 목표이며 방법이라고 생각할까? 당연히 그러지 않을 거란 확신에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나 재미있는 이야기꾼인 박상영 작가는 에세이의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 짓는다.

때문에 나는 이제 더 이상 거창한 꿈과 목표를, 희망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내 삶이 어떤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내가 감각하고 있는 현실의 연속이라 여기기로 했다. 현실이 현실을 살게 하고, 하루가 또 하루를 버티게 만들기도 한다. 설사 오늘 밤도 굶고 자지는 못할지언정, 그런다고 해서 나 자신을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일은 이제 그만두려 한다. 다만 내게 주어진 하루를 그저 하루만큼 온전히 살아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와 같이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당신, 어떤 방식으로든 지금 이 순간을 버티고 있는 당신은 누가 뭐라 해도 위대하며 박수받아 마땅한 존재이다. 비록 오늘 밤 굶고 자는 데 실패해도 말이다.(257)‘

이 말을 읽고 나는 저절로 생각했다. ‘오늘 밤은 맛있는 것을 먹고 자야지.’ 그리고 실제로 밤 12시에 초코 스콘을 먹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인터넷 서점에서 산 주황색 표지의 책은 읽는 용으로, 비닐도 뜯지 않은 동네서점 에디션은 보관용으로 고이 모셔놓고 뿌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말이다. 박상영 작가는 이렇게 한 번 읽으면 그의 덕후가 되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 작가이다. 덕분에 내 통장은 얇아져 가고 있다.

박상영 작가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 중 가장 완벽하게 성공한 케이스이다. 그냥 오늘의 나를 나 자신으로 온전히 받아들인, 그래서 그 누구와 비교해도 절대 실패하지 않은 진정한 다이어트의 승리자가 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정말 많이 공감했다. 인상 깊은 구절마다 테이프를 붙이니 책이 순식간에 테이프로 가득 차 버렸다. 박상영 작가를 만나 꼭 이 책에 사인을 받고 싶다.(참고로 박상영 작가가 써주는 덕담은 진짜로 이루어지는 기적 같은 효험이 있다.)

내가 듣고 싶은 단 한 마디.

건강하세요.”

박상영 작가는 그 누구보다도 섹시하고 지적이고 유머 있는 작가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박상영 작가가 얼마나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인지, 자기 자신에 대해 솔직하고,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인지를 알게 되었다.

다이어트를 계획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자신있게 권하고 싶다. 당신이 이 책을 읽고 공감하여 같은 마음이 된다면, 진정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이 된다고 확신한다. 한 사람이라도 더 이 책을 읽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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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 박상영 에세이
박상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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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작가는 매번 놀랍도록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믿고 사는 박상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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