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는 것만큼 외로운 것도 없지. 그게 아니라면 왜 이렇게 자주 나를 찾아오는 건가?" 여기서도 선생님은 일전에 했던 얘기를 다시 되풀이했다. "자네는 나를 만나도 아마 여전히 외롭다고 생각할 걸세. 내게는 자네의 그 외로움을 뿌리째 뽑아줄 만한 힘이 없으니까. 자네는 머잖아 바깥을 향해 팔을 벌려야 할 걸세. 그러면 더는 내 집 쪽으로 발길을 향하지 않겠지." 그러고는 쓸쓸한 웃음을 보였다. -28쪽
"예전에 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었던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의 머리 위에 다리를 올려놓게 만든다네. 나는 훗날 모욕을 당하지 않으려고 지금의 존경을 물리치려는 걸세. 훗날 지금보다 더한 외로움을 참기보다 지금의 외로움을 참으려고 하네. 자유와 독립과 자아로 가득 찬 시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 대가로 모두 이런 외로움을 맛볼 수밖에 없네."-47쪽
나는 차가운 머리로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뜨거운 혀로 평범한 이야기를 하는 편이 더 생생하게 전달된다고 생각하네. 몸은 뜨거운 피의 힘으로 움직이기 때문이지. 진실한 말은 공기에 파동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더 강한 물체에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야. -188쪽
진정한 사랑과 신앙심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나는 굳게 믿고 있네. 나는 그녀를 볼 때마다 나 자신이 점점 아름다워지는 기분이었지. 그녀를 생각하면 그녀의 고상한 기운이 내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았어. 만일 사랑이라는 불가사의한 감정에 양 끝이 존재하고, 그 높은 쪽은 신성함이 낮은 쪽은 성욕이 차지하고 있다면, 나의 사랑은 높은 쪽 끄트머리에 자리하고 있었네. -203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