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주성범 - 그리스도를 본받아, 개정3판 꼭 읽어야 할 그리스도교 고전
토마스 아 켐피스 지음, 윤을수 옮김, 박동호 윤문 / 가톨릭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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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도서는 3권 중 택하여 받아 볼 수 있었는데, 내 생활에만 치중해 있던 요즘의 나를 반성하고자 준주성범을 선택하였다. 처음 접했던 자기개발서를 읽을 때만큼이나 빼곡하게 태그를 붙일 정도로 책을 읽는 내내 깨닫고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책은 수도자의 정신생활과 인간 내적 생활에 대한 교훈을 담고 있어, 도움이 되는 부분이 꽤나 있었다. 내가 받은 책은 4권의 합본으로, 1권은 정신생활에 유익한 훈계, 2권은 내적 생활로 인도하는 훈계, 3권은 내적 위로에 대한 내용, 4권은 존엄한 성체성사에 대한 내용이다. 3권과 4권은 하느님과 제자가 대화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직접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도, 저자의 삶의 지혜에서 확신을 얻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주변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며 평화롭게 앞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다짐을 하고 위로를 받는 소중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책이 작아 매일 가방에 넣어 출퇴근을 하면서도 얼른 읽어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다음엔 무슨 내용이 있을지, 저자의 어떤 훈계가 들어 있을지, 내가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었고 알아야 할지에 대한 궁금함이 더 앞섰다. 그래서 틈만 나면 책을 꺼내들었고, 책을 읽던 시간만큼은 무언가도 방해할 수 없는 공간 안에 있는 느낌이었다.

좀 더 나아가, 반성을 해본다면 최근에 나는 주변을 챙길 수 없음은 물론 스스로도 돌보지 못해, 조그만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날카롭던 시기를 지내고 있었고, 그러기에 무엇 하나라도 제대로 잡기 위해 나 자신만 챙기고 생각하기에 바빴다. 그러다 어느 날은 며칠 연속으로 차량 사고가 날 뻔했는데, 이러다 정말 큰 사고가 날것 같아 왜 그런지에 대한 단면적인 이유만 찾았지만 시원한 답은 찾지 못했다. 그런 일이 있은 직후 6월 도서를 읽기 시작하고 마음의 여유가 조금씩 생기자 바쁜 출근길,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 서 있던 행인들에게 양보하는 내 모습이 보였고, 어떤 이유에서든 도로의 무법자들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게 된 걸 느꼈다.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권쯤은 인생 책이 있을 텐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스스로를 알아차리게 되고 내적인 변화를 느껴서인지, 나에겐 그 몇 권의 인생 책 중 하나가 되었다.

더 많이 알고 더 깊게 알수록 더 거룩하게 살지 않는다면, 그만큼 더 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무슨 기술이 있고 무슨 지식이 있다고 자랑하지 마라. 오히려 네가 습득한 지식을 두려워하라. 네가 스스로 많이 아는 것 같고 모든 것을 잘 이해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도 아직 모르는 것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 ‘오만한 생각을 하지 말고 오히려 두려워하라.’(로마 11,20 참조) 차라리 네가 모르는 것을 인정하라. 너보다 박학하고, 너보다 법에 익숙한 사람이 많은데 어찌 네가 남보다 낫다고 생각하는가? 유익함을 알고 배우고자 한다면 남이 너를 몰라주고 하찮게 여기는 것을 오히려 더 좋아해야 한다.

-p19

오랫동안 하던 것을 버리기도 어렵지만 자기 의지를 거슬러 나아가기는 더욱 어렵다. 네가 작고 가벼운 것도 이길 수 없다면 더 어려운 일을 이겨 나갈 수 있겠는가? 유혹이 있거든 처음부터 끊어 버리고, 좋지 못한 습관은 처음부터 익히지 마라. 점점 더 큰 악으로 빠져들게 될까 봐 두렵다. 훌륭한 생활이 자신에게는 평화를 가져다주고, 다른 이들에게는 기쁨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영성의 진보에 대하여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p42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적당한 때를 찾아라. 그리고 자주 하느님의 은혜를 묵상하라. 호기심거리는 무엇이든 버려라. 취미거리보다는 마음을 감동하게 할 만한 것들을 읽어라. 무익한 담화를 하지 말고 필요 없는 왕래를 끊고 헛된 소문과 쓸데없는 말을 듣지 않게 되면 묵상하기에 적절하고 충분한 시간이 있을 것이다. 수많은 위대한 성인들은 사람들과의 교제를 될 수 있는대로 피하고, 피정을 하면서 하느님을 섬기는 일을 택했다.

-p69

불평 없이 십자가를 지고 가면, 십자가가 너를 지고 네가 원하는 목적지로 데리고 갈 것이다. 비록 이 세상은 아닐지라도 저곳에서는 고통이 끝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억지로 십자가를 지고 간다면, 십자가는 네게 짐이 되어 너를 괴롭힐 것이다. 그러나 참아야만 할 것이다. 십자가 하나를 내버리면 분명히 다른 십자가를 만날 터인데, 아마 그것은 전보다 더 무거울 것이기 때문이다.

-p155

무엇 때문에 헛된 근심으로 몸과 마음을 소모하느냐? 무엇 때문에 쓸데없는 걱정으로 번뇌하느냐? 나의 뜻을 따라라. 그러면 아무 해도 없을 것이다. 편하게만 지내려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가지려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면 결코 평안할 수 없으며 걱정도 그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생활에서는 반드시 부족한 것이 생겨나며 무슨 일에서든지 너를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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