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양의 수신절, 화안은 전설 속의 거짓말을 하다 벌을 받았다는 이황(狸謊) 가면 뒤에 얼굴을 숨긴 채 열 가지 비밀, 열 가지 진실을 말했다.
‘저는 도독과 지난 생에서부터 인연이 있었습니다!’
‘저는 지난 생에 여장군이었습니다!’
그랬구나. 그랬던 거였구나.
고개를 드니 넓은 하늘에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서리처럼 새하얀 달도, 물처럼 상쾌한 바람도, 수려하고 그윽한 경치도 없는 너무나도 추운 밤이었다. 그는 그녀를 한 번 속였을 뿐이건만, 그녀는 수년간 그를 속여 왔다. 거짓이 밝혀진 지금, 마음이 이렇게나 아플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