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초2 큰 아이가 기나긴 방학을 끝내고 등교한데 이어 어제는 우리집 작은 아이까지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와의 전쟁 중에.. 우리는 무사할 것인가..
나는 최근 한동안 아파트 놀이터를 얼마나 나갔는지 모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 앞 놀이터이지만 마스크를 꼭꼭 쓰고 매일, 자주, 하루에도 여러번 나갔다.
집안에서의 생활은 정말 끔찍하다.
물론 함께 공부도 좀 하고 요리 놀이, 만들기 놀이로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하루는 너무나 길고,,
모두 지쳐갔다. 화,,도 늘어 갔다.
그래도 놀이터에 벤취에 앉아 관리실에서 잘 관리해 준 무성한 꽃나무와 풀들을 보고, 아이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간 우울했던 기분들이 한결 나아졌다.
그러니 놀이터에서 놀기는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일과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나의 심신 안정과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
그나저나 요즘 아파트 놀이터에는 고양이가 넘쳐난다.
겁도 없다.
아이들이 노는 사이로 유유히 지나가기도 하고 한참 서서 쳐다보기도 한다.
반려동물이든 길거리 동물이든, 난 동식물에 대해는 전혀 아는 바가 없어서 그네들이 화가 난 것인지 어떤지는 알 수가 없었다.
달려들어 할퀼까봐 겁이 났고, 주의를 집중해서 아이들을 지키고자 하는 모성이 넘치는 순간들이 연출되는 것이 좀 힘겹기도 할 만큼 고양이들이 자유분방해졌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언제부터였을까??
아이들이 놀이에 집중 할 때쯤 책을 열었다.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5월, 산들바람이 기분 좋은 날이었다.
표지의 아카시아 나뭇잎이 초록초록 예뻤다. 그리고.. 씩씩 당당 야옹이들의 모습에 살짝 당황했다.
표정이며 인상하며 섬뜩하기까지 한 표정과 모습들.
이 많은 길고양이들이 모여 투쟁이라도 하려는 걸까?
이리도 결연에 찬 눈빛들은 과연 무엇을 이루려는 걸까?
털 색도 모양도 다른 길고양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금해하며 페이지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