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길고양이 나가신다! 넝쿨동화 13
안오일 지음, 방현일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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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멋진!  "용기" 라는 말

야옹이들이 많이 출몰하는 우리 아파트 놀이터 화단에서 책을 펼쳤다.

지난주 초2 큰 아이가 기나긴 방학을 끝내고 등교한데 이어 어제는 우리집 작은 아이까지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와의 전쟁 중에.. 우리는 무사할 것인가..

나는 최근 한동안 아파트 놀이터를 얼마나 나갔는지 모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 앞 놀이터이지만 마스크를 꼭꼭 쓰고 매일, 자주, 하루에도 여러번 나갔다.

집안에서의 생활은 정말 끔찍하다.

물론 함께 공부도 좀 하고 요리 놀이, 만들기 놀이로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하루는 너무나 길고,,

모두 지쳐갔다. 화,,도 늘어 갔다.

그래도 놀이터에 벤취에 앉아 관리실에서 잘 관리해 준 무성한 꽃나무와 풀들을 보고, 아이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간 우울했던 기분들이 한결 나아졌다.

그러니 놀이터에서 놀기는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일과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나의 심신 안정과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

 

그나저나 요즘 아파트 놀이터에는 고양이가 넘쳐난다.

겁도 없다.

아이들이 노는 사이로 유유히 지나가기도 하고 한참 서서 쳐다보기도 한다.

반려동물이든 길거리 동물이든, 난 동식물에 대해는 전혀 아는 바가 없어서 그네들이 화가 난 것인지 어떤지는 알 수가 없었다.

달려들어 할퀼까봐 겁이 났고, 주의를 집중해서 아이들을 지키고자 하는 모성이 넘치는 순간들이 연출되는 것이 좀 힘겹기도 할 만큼 고양이들이 자유분방해졌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언제부터였을까??

 

아이들이 놀이에 집중 할 때쯤 책을 열었다.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5월, 산들바람이 기분 좋은 날이었다.

표지의 아카시아 나뭇잎이 초록초록 예뻤다. 그리고.. 씩씩 당당 야옹이들의 모습에 살짝 당황했다.

표정이며 인상하며 섬뜩하기까지 한 표정과 모습들.

이 많은 길고양이들이 모여 투쟁이라도 하려는 걸까?

이리도 결연에 찬 눈빛들은 과연 무엇을 이루려는 걸까?

털 색도 모양도 다른 길고양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금해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차례

.......

친구 할래?

이까시 향기

뻐끔이가 울던 날

눈송이와 눈덩이

깜깜한 하루

신비한 눈

몽당 꼬리

가장 소중한 것

함께라면

[으라차차 길고양이 나가신다]

정의롭지 못한 양모스가 사는 마을에 이사 온 연두가, 깜이와 친구가 되어 마을 고양이들의 용기를 하나하나 모아서 양모스에게 대항하고 바른 길을 알려주어 함께 살아가는 씩씩한 이야기.

 

 

연두는 '오드아이' 라 한 쪽은 초록색 한 쪽은 파란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눈총을 받았고 또 여러 친구들의 이중적인 모습에 많은 마음에 상처로 늘 자신을 숨기며 사는 고양이다.

 

 

깜이는 사고로 꼬리를 잘려 '몽당 꼬리'라 모습이 조금 우습기도하지만 스스로의 모습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당하게 양모스로부터 마을을 지키고 모든 길고양이들이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는 정의로운 마음을 가졌다. 또한, 친구의 장점을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친절하고 따스한 고양이다.

 

우리.. 친구 할래?

 

생각만 해도 설레는 말이다.

친구 할래?

친구 할래?

친구... 좋다..

서로가 서로를 진정으로 아끼고 이해하는 진짜 친구.

깜이와 연두는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며 진짜 친구가 되어가고,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사는 마을을 만들고 싶어한다.

누구도 억울하고 불공평한 일이 없도록 모두가 똑같이 평등하게 행복하게 살도록.

그럼 양모스는 어떤 고양이일까?

겉으로는 어깃장을 부리며 호기로운 척 하지만 강한 정의로움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속 빈 강정같은 친구가 아닐까?

삶을 살아가는 모두에겐 각자의 상처들이 있다.

하지만 저마다 다른 용기가 필요하고 함께하면 두렵지 않다는 것을,

함께 힘을 모을 때 가장 '큰" 용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실패할 생각 때문에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마찬가지로 바뀌는 게 없잖아."

“숨기려고 하면 할수록 더 눈에 뛰어. 뭐든지 숨기면 숨길수록 다들 더 궁금해한단 말야. 난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기로 했다. 숨긴다고 잘린 꼬리가 다시 생기는 것도 아니잖아.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면 누가 나를 좋아하겠어?”

연두야,

아주 조금만 용기를 내 봐.

내가 항상 너랑 같이 있을게!

 

“진짜 대장은 몸집으로 정하는 게 아니야. 양모스, 이왕 대장하려면 진짜 대장이 돼!”

“대장이라고 해서 누구든 자기 마음대로 대한다면, 모든 게 엉망이 될 거야. 네 마음만 중요한 게 아냐. 주변 친구들 목소리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으라차차 행복한 길고양이들^^

"얘들아, 어떤 모습이 제일 멋지고 예쁜 줄 알아? 그건 바로 자기가 어떤 모습이든 당당하게 사는 거야. 당당하면 그 어느 누구도 함부로 놀리지 못해. 키가 작아도 못생겼어도 오드 아이여도 몽당 꼬리여도 절대 얕잡아 보지 못해. 우물쭈물 움츠려 있기만 하면 만날 당하기만 하는 거야.  그리고,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무슨 일이든지 다 해낼 수 있어. 가장 강한 힘은 '함께'야!"

 

작가의 말 처럼,,

용기있게, 당당하게, 그렇게 멋진!

당당한 우리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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