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보물들
제인 고드윈 지음, 안나 워커 그림, 신수진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예쁘고 작은 아이에게 슬픔이 찾아 왔음을 직감한다.

안녕이라니..

보물들...이라니..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잃었음에 틀림 없어 보인다.

쓸쓸해보이는 작은 여자아이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를 한참 들여다 보다가,

나의 지난 여러가지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기억이 떠올라 생각에 잠겨본다.

 

요즘은 내가 기억력이 좋지 않아 서글플때도 많다.

어린 시절의 모습이 도통 생각이 나지 않아서이다.

사진이라도 없었으면 어떡할 뻔 했는지.

유치원시절의 모습이 미소짓게 한다.

빨간원복에 노란 가방에 노란 모자가 얼마나 귀여운지.

얼마전 tv에 개그맨 양세형, 양세찬 형제가 어린 시절을 추억하면 사진을 찍을 때도 노란 유치원 가방을 매고 나왔는데. 그 시절엔 그게 유행이었나보다.

그리고 견학간 사진들. 코카콜라 공장방문, UN공원 추모. 수영장 방문..

친구들의 사진들도 다 똑같다. 콜라공장앞에서 단체사진, 추모기도하는 각자의 사진들, 수영모는 꽃이 20개는 달려있어야 멋이였고.

모두 행복하고 보물같은 기억들이다.

유치원 시절이 지나고 초등 고학년이 넘어갈 수록 기억은 선명해지지만 보물같이 행복하기만한 기억은 아니였던 것 같다. 공부도 해야하고, 좋은 친구도 사귀어야하고, 갖가지 유혹에 이겨내야 했으니까 말이다.

틸리의 보물은 요것들?^^

 

틸리네는 사남매이다.

언니도 있고 오빠도 있고 동생도 있다.

아웅~ 부러워라~ 복닥복다 얼마나 재미날까?

나는 이렇게 형제 자매 많은 집이 부럽다.

동생과 나 둘은 좀 섭섭하다. 명절이라고 딱힉 북적이지 않으니.

나의 두 아이들도 자라서 대가족이 부럽다하면 어쩌나.. 아쉬움이 늘 함께한다.

하지만..^^

틸리의 꼭대기 방 앞 계단 속 작은 창고.

틸리의 보물 장소.

소중히 여기는 작은 보물들을 모아 둔 곳.

아무도 모르는 곳.

언제나 함께 하는 곳.

늘 설레는 곳.

 

그곳에는 틸리가 아끼는 것들이 들어 있다.

소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시절 가장 소중한 것들이다.

 

어느 여름방학이 끝나고,

틸리의 집은 수리를 시작했다.

 

아... 설마...

 

보물들을 다시는 꺼내 볼 수 없게 된 틸리..

하지만 틸리는 울지 않았다.

강한 아이, 틸리.

저 조그만 아이가 어쩜 저렇게 담담히 이겨내려 애쓸 수 있을까?

아무도 모르는 비밀 장소와 보물들.

누구에게도 공감 받지 못할 나만의 이야기.

얘기해도 알아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아는 틸리는..

그 마음이 얼마나 참담하고 아쉽고 답답하고 허탈하고 슬.플..까..

 

 

틸리는 매일매일 생각하고 그리워 하고 슬픔을 혼자 고스란히 감당하는 중이지만..

너무도 그립다.

잊혀지지가 않는다.

다시 만날 날을 꿈꿔본다.

 

시간이 지나, 다른 보물들을 모으기 시작한 틸리.

그리움을 새로운 것들도 채워간다.

조심스럽게 보내준다.

안녕, 나의 보물들... 이라고.

 

틸리의 보물들은 오늘도 그 자리에...

틸리의 마음속에 오래오래 그대로...

그리고 틸리는 한뼘 더 자라날 것이다.

몸도 마음도..

 

소중한 무엇을 잃는 경험은 하고 싶지 않지만,

이런 일이 생긴 다면 틸리처럼 담담하고 인내롭게 이겨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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