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의 뇌과학 - 더 나은 관계를 위한 4단계 뇌 최적화 전략 쓸모 많은 뇌과학 15
에이미 뱅크스.리 앤 허시먼 지음, 김현정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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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뇌 회로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더 나은 관계를 통해 새로 태어날 수 있는 뇌과학>

현대지성 [인간관계의 뇌과학]을 읽고



첫아이를 낳고 기르던 20여 년 전을 떠오르게 만든 책을 만났다.

나는 아이가 우는 것을 견디지 못해서 육아할 때 무척이나 애를 먹었다.

우는 아이를 달래도 달래지지 않을 때는 어찌할 바를 몰라 괴로워했다.

그 당시 유행하던 수많은 육아서를 읽으며 '모성의 대물림'이란 것을 알았을 때

소스라치게 놀랐었다.

나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들로부터 이어진 대물림이 나에게까지 왔다는 것은 알게 되었지만 어떻게 하면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고쳐낼 수 있을지 막막했다.

그렇게 잘해보자 했다가 실망하고 자책하는 동안 아이는 성인이 되었다.

그때 이 책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반갑고 놀라우면서도 너무 늦게 만난 건 아닐까 아쉬움이 몰려왔다.

내가 알았던 모성의 대물림도 뇌과학적으로 보면 내가 예민하게 받아들이던 뇌의 신경이 그렇게 자리 잡았던 것이다.

그 방식이 반복되어 다른 길을 찾지 못하고 계속 반복적으로 습관적으로 그렇게 알고리즘을 타듯이 반응해 나와 아이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미 놓쳐버린 시간들을 되돌릴 수도 없는데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다시 죄책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지만 3장 당신의 뇌를 바꾸는 3가지 규칙에서 94p의 '신경 가소성'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면서 나의 뇌도 새로게 태어나 관계를 다시 회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뜨거워져서 한동안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한참 동안 먹먹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생각했다.

'그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야. 내 뇌의 설계도를 이해한다면, 지금이라도 성인이 된 아이와,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과 더 건강하게 연결될 수 있어.'

저자가 제시하는 C.A.R.E라는 네 가지 경로는 바로 그 설계도를 다시 그리는 핵심 열쇠였다.


1. 나를 지키고 관계를 살리는 4가지 길: C.A.R.E

책에서는 우리 뇌 속에 타인과 소통하기 위한 4가지 신경 회로가 있다고 설명한다. 내가 그토록 힘들었던 이유도 이 회로들이 오작동하거나 약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C (Calm) 스마트 미주신경 : 평온함의 통로 아이의 울음소리에 가슴이 뛰고 괴로웠던 건 나의 교감신경이 과하게 긴장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스마트 미주신경이 아이와의 관계의 반응에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 미주신경은 안전하다고 느낄 때 활성화되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준다. 하지만 아이의 울음소리는 교감신경을 자극해서 투쟁-도피 반응을 일으켰던 것이다.


A (Accepted) 배측 전대상피질: 수용의 즐거움과 소외의 통증 이 부위는 우리가 누군가에게 수용될 때 안도감을 느끼게 하지만, 반대로 거절당하거나 소외될 때는 실제 신체적인 매를 맞는 것과 같은 통증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20년 전, 육아를 하며 느꼈던 그 막막함과 고립감이 단순히 마음의 기분 탓이 아니라, 나의 뇌의 배측 전대상피질이 강한 통증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라 생각하니 스스로가 너무 가여워 눈물이 났다. '모성의 대물림' 속에서 고립감을 느꼈던 나의 뇌에 가장 필요했던 것은 따뜻한 수용의 경험이었다.


R (Resonant) 거울 신경계: 공감의 거울 상대의 감정을 내 것처럼 느끼는 회로다. 이 회로가 건강해야 비로소 상대의 마음을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비춰줄 수 있다. 아이의 고통을 내 것처럼 느끼지 못해 울음 공감하지 못하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여겼던 나는 이 회로도 건강하지 않았던 것이다.


E (Energetic) 도파민 보상체계 : 관계의 에너지와 생기 거울 신경계는 단순히 상대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을 넘어, 타인과의 연결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게 해주는 통로이다. 우리가 누군가와 열정적으로 소통할 때 에너지가 샘솟는 이유도 바로 이 회로 덕이다. 20년 전의 나는 아이와 눈을 맞추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기보다, 육아라는 무거운 짐에 눌려 에너지를 소진하기만 했던 것 같다. 만약 그때 나의 거울 신경계가 건강하게 작동하여 아이의 작은 미소에서 생동감을 얻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이제라도 이 회로를 깨워 아이와,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밝은 에너지를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


2. 그렇다면 어떻게 나의 뇌를 바꿀 수 있을까?

신경 가소성이라는 희망을 붙잡고, 나는 오늘부터 나의 뇌를 건강하게 재설계하는 연습을 시작해 보려 한다. 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정립한, 나의 뇌를 건강하게 지키는 4가지 방법이다.


첫째, 평온함(Calm): 날뛰는 신경계 진정시키기

내 몸의 신호에 집중하며 '스마트 미주신경'을 깨우는 연습을 한다. 불안함이 엄습할 때 자책하는 대신 심호흡을 하며 신체 신호에 집중해 본다.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거나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는 사소한 행동, 혹은 믿을 만한 사람과 나란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날카로워진 교감신경을 잠재울 수 있다. 뇌에게 "지금은 안전해"라고 끊임없이 안심 신호를 보내는 연습이다.


둘째, 수용감(Accepted): 소외감을 막고 소속감 느끼기

배측 전대상피질이 느끼는 고립감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이제는 사소한 일상에서도 수용의 경험을 쌓으려 한다. 성인이 된 아이에게 대단한 무언가를 해주려 애쓰기보다 "오늘 하루 고생했어"라는 짧은 안부 한마디로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과거의 나를 몰아세우기보다 나 자신을 온전히 수용해 줄 때, 나의 뇌는 비로소 소외의 통증에서 벗어나 따뜻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셋째, 공감(Resonant): 타인과의 경계 허물기

상대의 말을 들을 때 후회나 판단 같은 '나만의 생각'은 건강한 인간관계를 방해하는 소음일 뿐이다. 이제는 그저 상대의 표정과 어조를 가만히 관찰하며 내 마음의 '거울 신경계'에 상대의 감정을 그대로 비춰보려 한다. 해결책을 찾으려 애쓰기보다 상대의 주파수에 내 마음을 맞추고 경계를 허물 때, 뇌는 비로소 타인과 깊게 연결되는 진정한 공감을 경험해 보고 싶다.


넷째, 활력(Energetic): 건강한 관계로 도파민 얻기

욱하는 감정이 관계의 에너지를 갉아먹지 않도록 '전전두엽'이 개입할 5초의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습관적인 반응 대신 '건강한 연결'을 선택할 때, 우리 뇌의 보상체계는 즐거움의 호르몬인 도파민을 뿜어낸다. 타인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는 이 과정이 반복될 때, 나의 거울 신경계는 생기를 되찾고 삶을 지속할 강력한 활력을 얻게 될 것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다행히 우리 뇌는 죽는 순간까지도 변할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모르겠다. 20년 전의 나처럼 막막함 속에 계신 분이 있다면, 혹은 나처럼 뒤늦은 아쉬움에 잠 못 이루는 분이 있다면 꼭 이 책을 펼쳐보셨으면 좋겠다.

나의 뇌를 이해하는 것은 결국 나를 용서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이제 나는 자책의 알고리즘을 끄고, '연결'의 알고리즘을 켜 보려 한다. 더 나은 관계를 통해 우리 뇌는 언제든 다시 태어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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