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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삶이 어딨어 ㅣ 청춘용자 이렇게 살아도 돼 1
강주원 지음 / 이담북스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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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되고 싶은 직업을 이야기한다. 2020년 2월 초등학생들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선호하는 직업의 1위는 운동선수가 차지했다. 예전에 초등학생들의 선호 직업 1순위였던 과학자는 17위로 밀려났다. 아직 주관적인 사고보다 교육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초등학생들이기에 사회적으로 인기가 있는 직업들을 주로 선호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꿈도 바뀌게 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도 아직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이 있다. 대부분 본인이 원하는 혹은 하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 모른 채 부모가 원하는 혹은 사회의 기준에 맞는 삶에 맞추어 살아가게 된다. 초중고를 나와 대학에 진학하고 적당한 직장에 취업을 하여 정기적인 보수를 받는다. 결혼하여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낳고 그 자식들은 다시 부모와 같은 삶을 살아간다.
사회의 기준에 맞는 안정적인 삶을 살면 주위에서는 성공한 삶 혹은 행복한 삶이라고 인정해 준다. 만일 사회의 기준 잣대에 못 미치는 삶을 살고 있다면 혹은 벗어나는 삶을 살고 있으면 그런 삶은 틀린 삶이라고 지적을 하고 색안경을 끼고 본다.
나와 다른 삶을 산다고 해서 과연 틀린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못 가는 것은 틀린 것일까? 일반 직장에 취직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틀린 것일까? 틀린 삶이 아니라 모두 다르게 살아가는 것일 뿐이다.
<틀린 삶이 어딨어>는 제목부터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그리고<틀린 삶이 어딨어>를 읽고 나면 강주원 저자의 삶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틀린 삶이 어딨어>의 강주원 저자는 청년문화기획 단체 '꿈톡'의 대표이다. 그는 청년들과 소통하며 청년들의 고민을 들어준다. 첫 시작은 본인의 꿈과 고민을 함께 나누고 서로 들어주자는 취지로 '꿈다방'이라는 작은 모임을 통해 모이기 시작하였다.
P39
얼떨결에 시작했던 작은 소모임은 계속 이어졌다. 거의 일주일에 한 번꼴로 꿈다방이 개설됐다. 모임은 자신의 고민을 나누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참 신기했다.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나와 이야기를 나누러 왔다. 심지어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만큼 미래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의 불안을 나누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증거 아니었을까?
꿈다방은 꿈톡이라는 모임으로 진화하면서 정기적인 모임을 개설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한다. 이 모든 것을 저자는 스스로 준비하고 마련하였다. 그가 직장을 다닌 것은 '꿈톡'이라는 그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어떠한 모임 혹은 단체를 운영하려면 유지비가 필요한데 그 모든 것을 강주원 저자는 스스로 벌어서 충당하였다.
'꿈톡'의 첫 공간은 저자가 대학교 행정실에서 1년 계약직으로 일하며 지원받은 대학 강의실이었다. 그러나 계약기간이 끝나고 더 이상 강의실을 사용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꿈톡'의 공간을 간절히 꿈꾸던 저자는 '꿈톡 물물교환 프로젝트'를 생각해 내었고 실행하였다.
p83
갑자기 생긴 40만 원으로 뭘 할지 즐거운 상상을 하며 은행 일을 마감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팍'하고 머리에 떠오른 건, 그게 왜 생각났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물건이 떠올랐다. 그건 바로 '빨간 클립'이었다. 예전에 읽었던 캐나다의 빨간 클립 물물교환 이야기가 머리에 스쳐 지나간 것이다.
수년 전, 캐나다에 살던 한 백수가 빨간 클립으로 물물교환을 시작해 2층 집을 얻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 믿기지 않지만 그건 실화였다. 당시 사람들은 이 기적 같은 일에 열광했고 이 이야기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중략)
약 10년 전에 감명받았던 철 지난 이야기가 왜 갑자기 떠올랐을까. 전기를 맞은 것처럼 온몸에 소름이 돋더니 '바로, 이거야. 이거라면 나도 공간을 얻을 수 있을 거야.'라는 난데없는 확신이 들었다.
캐나다 백수의 이야기도 현실과 동떨어지지만 외국의 이야기이니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와 같은 물물교환을 통해 '꿈톡'의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또한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40만 원 상당의 기프트 카드가 어엿한 세미나를 열 수 있는 공간과 바꾸어진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우리 사회가 꿈같은 일이 이루어지기 쉬운 곳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강주원 저자는 간절히 바랐고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마침내 정말 꿈만 같은 기적 같은 일이 이루어졌다. 책 한 권으로 시작해서 (40만 원 기프트카드는 첫 교환 물품으로 가격이 높다는 생각에 책으로 시작하였다고 한다.) 책은 스크래치 엽서와 바꾸고 다시 디퓨저 세트, 그다음은 way art 그림 액자와 바꾸었다. 그림 액자에서 쇼파로, 쇼파에서 첼로로, 첼로에서 액션캠으로, 액션캠에서 시계까지 물물교환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드디어 시계는 '꿈톡'을 열 수 있는 공간인 카페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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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기까지 많은 시련이 있었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저자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결국 이루어내었다. 영화를 보듯 긴장되고 감동이 넘치는 이야기에 책을 보는 중간중간 울컥하기도 하고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듯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하였다.
청년들은 미래를 짊어질 기둥이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 청년들은 너무나 힘들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625 전쟁 이후 최초로 부모보다 더 가난한 세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N 포자가 늘어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마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눌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
<틀린 삶이 어딨어>의 강주원 저자는 자신이 그러했듯이 청년들이 자신의 꿈과 고민을 마음껏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고 마침내 이루었다. 누군가는 돈을 버는 일도 아닌데 왜 그런 소득 없는 일을 하느냐며 틀렸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책의 제목처럼 틀린 삶은 없다. 모두의 생각이 다르듯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일 뿐이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느라 자신의 생각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삶이 더 안타까운 삶일 수도 있다.
<틀린 삶이 어딨어>의 강주원 저자는 드디어 꿈을 찾았다며 행복해한다. 과연 나는 나의 꿈이 무엇인지 나의 꿈대로 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제대로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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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