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권력의 비밀, 지도력(地圖力) - 지도를 읽으면 부와 권력의 미래가 보인다
김이재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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地圖 하면 머릿속에 바로 떠오르는 생각이 길을 찾기 위한 수단이다. 내비게이션이 나오기 이전 운전할 때 지도는 필수품이었다. 그러나 지금 지도를 들고 다니면서 운전하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하지만 인터넷이 안되는 곳 혹은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여전히 지도가 있어야 길을 찾아갈 수 있다.

나에게는 단순하게 길을 찾는 용도로써 생각되었던 지도가 <부와 권력의 비밀, 地圖力>을 읽으며 세계를 정복하고 세계의 패권을 잡는데 지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

고2 세계사를 배우면서 세계 4대 문명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 황하강을 중심으로 황하문명이 발생하였고, 인더스강을 중심으로 인더스문명이 태어났으며, 나일강을 중심으로 이집트 문명이 생성되었고,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강을 중심으로 메소포타미아문명이 발달하였음을 배웠다. 이 문명들의 공통점은 '큰 강을 끼고 농업과 도시가 발달한 지역에서 문명이 꽃 피었다'라는 것이다. 이 문명들은 모두 지리적 요인으로 문명이 발달하였고, 수천 년 동안 문명의 중심지가 된다. 그러나 모든 번영이 똑같이 이어지지는 않는다. 지리적 요인을 이용하여 더 번성하는가 하면 안정적인 지리적 요인으로 패망하기도 한다. 바로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대표적인 예이다.

p25~27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지도가 중요했는데, 축척이 적용된 정교한 점토판 지도는 성을 쌓고 백성을 통치하던 지도자의 필수품이었습니다. 왕은 성안에 사는 사람들을 외적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대가로 세금을 부과했는데, 자신의 통치 영역을 표시하고 추후 분쟁의 소지를 없애려면 정확한 지도가 필요했습니다.

(중략) 또한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통치자들은 주변 세력의 동태를 살피고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인근 지역의 최신 정보를 담은 정확한 지도를 그려야 했습니다. 바빌론 제국에서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세계지도가 만들어진 배경입니다.

반면, 이집트 문명의 지리적 상상력은 나일강에 갇혀 빈약했습니다.(중략) 나일강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풍족하게 살았던 이집트 지도자들은 개척자 정신을 발휘해 새로운 지도를 제작하기보다는 신전이나 무덤을 짓는 게 우선이었습니다.(중략)

그 결과 나일강 문명은 창조성과 학문, 기술혁신 측면에서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뒤지게 되었습니다. 결핍된 환경이 문명의 발달을 촉진한 셈이니, '없는 게 오히려 메리트'가 된 것이죠.

역사적으로 세계를 정복한 위인들은 모두 지도를 이용하여 꿈을 실현시킬 수 있었다. 칭기즈칸, 알렉산더대왕, 나폴레옹은 모두 지도를 읽는 능력이 탁월하였고 지도를 이용하여 세계 정복을 이루었다. 그러나 정복하려는 곳의 정확한 지도가 없거나 지도를 등한시하면서 세계 정복의 꿈은 꺾이고 만다.

알렉산더대왕은 그리스에서 동방인 페르시아까지 제패한다. 더 나아가 인도까지 점령하기를 꿈꾸었으나 현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결국 알렉산더 대왕의 세계정복은 끝이 나고 만다.

나폴레옹 또한 프랑스혁명에 승리한 후 유럽을 정복하고 러시아원정에 나섰지만 실패하고 만다. 프랑스와 달리 추운 러시아의 지리적 환경에 익숙하지 않았고 정확한 러시아 지도를 확보하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한다.(P72) 더구나 초심을 잃고 지도를 펼치기 보다 사치와 쾌락에 빠져 결국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p71

통치자가 지도 대신 법전 문구에만 집착하면 그 나라는 망조가 듭니다.

혹시 우리나라에 아프리카까지 표시된 지도가 있었다는 것을 아는가?

p59

조선 초기 태종 2년 때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중국, 일본, 인도, 중동뿐 아니라 아프리카까지 표시된 혁신적인 세계지도였습니다.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대륙 남쪽 희망봉에 닿기 전에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당시 조선의 왕실과 통치자들의 높은 기상과 국제화 수준을 보여줍니다.

19세기에 '대동여지도'라는 정확한 국내 지도를 김정호가 편찬했다. 그러나 김정호는 인정을 받지도 국가의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도 못하였다. 만일 김정호가 영국 왕실의 대폭적인 지지를 받은 제임스 쿡처럼 조선에서 지원을 해주었다면 조선의 운명 나아가서는 현재 우리나라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파렴치한 일은 생각도 못 했을지 모르겠다.



전염병과 지도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1854년 런던 소호에서 콜레라 환자가 급증하면서 하루에 500명 이상이 사망하였다. 당시 콜레라의 원인이 나쁜 공기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스노는 콜레라의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콜레라 사망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곳을 찾아간다. 스노는 콜레라 환자 발생 지역을 지도에 표시하고 환자 수를 막대그래프로 표시해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 식수 펌프 주변임을 발견한다. 스노는 콜레라가 독기가 아닌 오염된 물을 통해 전염되는 수인성 전염병임을 밝혀내 현대 역학의 선구자가 되었다. 전염병 발생지역에서 환자들의 분포를 지도화해 새로운 관점을 얻고 콜레라의 미스터리를 풀게 된 것이다.(p85~86)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로 현재까지 온 세계가 힘들어하고 있다. 현재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확진자가 생겨난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한 대학생이 급하게 만든 코로나 앱 지도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빠른 백신 개발도 중요하지만 지도를 통한 전염병의 발생 원인 파악, 방역체제, 전염병에 필요한 물품 수급 현황 파악 등 효과적인 대책 마련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1 당시 지리 과목을 배우며 어려워했던 기억이 있다. 지도에 나오는 지명들을 외우기 바빴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고2 세계사를 배울 때는 무척 재미있었다. 동서를 넘나들며 같은 시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마치 이야기하듯 재미있게 설명해 주신 선생님 덕분이었다. 안타깝게도 재미있는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부와 권력의 비밀, 地圖力>을 읽고 나니 지리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특히 지도를 읽을 줄 알고 지도상의 지리를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고대에는 지도가 다른 나라를 정복하기 위한 전쟁의 도구였다면 현대에서는 문화를 정복하는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부와 권력의 비밀, 地圖力>은 총 3장으로 되어 있다. 1장은 역사적으로 지도를 통해 발전한 나라와 인물들을 중점으로 다루었다. 2장에서는 세계의 부자들이 지도를 통해 어떻게 부를 이루었는지에 대하여 나와있다. 3장은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가며 지도의 중요성과 미래 지도의 변화에 대하여 설명한다. 아울러 우리는 앞으로 지도를 활용하여 어떻게 발전시켜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해준다.

<부와 권력의 비밀, 地圖力>은 매우 신선하고 새로운 발상으로 흥미롭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속담에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 우물 속에 갇혀서 보는 하늘은 한계가 있다. 세상을 제대로 보려면 우물에서 나와야 한다. 그러나 막상 우물에서 나와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면 별 의미가 없다. 제대로 된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지도이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지도를 보고 파악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라는 답답한 상황 때문에 세계로의 이동이 불가하다. 세계로의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지금 지도는 더욱 필요한 품목일 수 있다. 단지 과거의 지도는 종이에 불과했지만 현재와 미래의 지도는 종이를 벗어난 인터넷과 스마트폰 위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지도라 하겠다.

<부와 권력의 비밀, 地圖力>은 편협한 사고를 넓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책 속의 이론만 배우는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세계로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현시점에서 지도를 펼쳐 세계를 들여다보고 공부해보자. 지도 속에 미래로 가는 길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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