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 인간의 시계로부터 벗어난 무한한 시공간으로의 여행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보희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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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취미라에 영화 감상을 적을 정도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다. 물론 지금도 좋아한다. 특히 시간 여행에 관한 장르를 좋아한다. 예전에는 시간 여행에 관한 영화라고 하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는 정도의 단순한 구성이었다. 그러나 점점 시간 여행에 관한 영화도 다양해져서 타임 루프, 타임슬립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어 더욱 흥미롭게 볼 수가 있다.

최근 들어 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한 4차원 세계 혹은 현재와 같은 세계가 공존한다는 등의 내용이 많은 듯하다.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을 펼치면서 사실은 영화 속 이야기처럼 흥미로운 전개를 기대하였다. 중2부터 과포자였던 내게 과학은 무지한 분야이기에 책의 내용들이 모두 새롭고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들이다. 그러나 역시 과학 이론에 관한 서술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을 그저 양자중력, 상대성이론, 루프 이론 등의 과학적 설명으로만 읽는다면 분명 나와 같은 과포자는 읽다가 지치고 말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저자는 독자들에게 물리학을 가르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p14

나는 각 세대마다 나타나는 젊은이들의 호기심과 변화에 대한 욕구가 사회 발전의 원천이 된다고 생각한다. 안정적인 사회를 유지하고 역사의 흐름을 가로막으려는 권력층의 곁에는, 새로운 영역과 참신한 생각을 추구하는 사람들, 현실을 관찰하고 이해하기 위한 획기적인 방법들을 찾아내는데 몸을 던질 수 있는 꿈 꾸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중략)

이 책을 통해 호기심과 꿈을 따라 걸어온 나의 여정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내가 만났던 매력적인 친구들과 아이디어들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저자 카를로 로벨리는 양자이론과 중력이론을 결합한 '루프 양자중력'이라는 개념으로 블랙홀을 새롭게 규명한 우주론의 대가로, '제2의 스티븐 호킹'이라 평가받는 이탈리아 태생의 세계적인 이론 물리학자이다.

저자는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속에서 대학시절 '양자중력'에 관한 논문을 접한 후 기초물리학에 빠져들었고 이후 '루프 이론'을 수립하기까지의 여정에 대하여 이야기하듯 풀어냈다. 과학 이론에 관한 설명들은 한 번 읽어서는 이해하기 힘들고 조금 지루한 부분도 있다. 나와 같은 독자들을 위해 조금 더 쉽게 설명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기는 하였으나 책의 전체적인 흐름은 분명 과학 이론의 설명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모두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하지는 않았다. (만일 한 장 한 장 이해하고 넘어가려 한다면 길지 않은 책임에도 족히 한 달(?) 아니 그 이상도 걸릴 듯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것은 과학과 철학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과학은 정확성을 필요로 하고 철학은 인간의 생각을 바탕으로 하기에 크게 연관성이 없는 듯 보이지만 고대의 유명한 과학자들이 한편으로는 유명한 철학자이기도 했다는 사실로 볼 때 저자의 말처럼 과학과 철학은 서로 뗄 수 없는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p74

나는 과학과 철학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확신한다. 과거 철학은 과학의 발전, 특히 이론물리학의 핵심 개념의 발전에 매우 중대한 역할을 했다. 굵직한 사례만 생각해 보더라도 갈릴레이, 뉴턴, 패러데이, 멕스웰, 보어, 하이젠베르크, 디랙, 아인슈타인 등은 모두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만약 그들이 철학적 소양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그토록 놀라운 개념적 발전을 이뤄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과학은 의문을 갖고 의문을 토대로 실험하고 성공시켜 이론으로 수립하고 후대에 전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전해내려온 과학 이론은 고정불변의 진리일까? 저자는 과학은 '틀릴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p80 ~ 83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과학적 발견은 그저 과학이 '틀릴 수 있다'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일지도 모른다. 과학을 통해 발전된 세계관이 분명하고 정확한 의미에서는 '거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략)

그러므로 나는 진짜 흥미로운 것은 세상에 대한 과학적 표현이 아닌, 그러한 표현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을 통해 얻은 놀라운 발견들이 아니라, 스스로 내린 결론을 의심하고 세계관은 시간이 흐르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마법 같은 사고방식이야말로 진정으로 흥미로운 부분이다.

저자는 최근 과학이 기초물리학을 등한시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과학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P209

학교에서는 과학을 '기정사실'과 '법칙', 문제 풀이를 위한 연습처럼 가르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교육방식은 과학적 사고의 특성 자체를 배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나는 학교가 교과서가 아닌 비판적 사고방식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또한 교사들에게, 맹목적으로 통념을 따르기보다는 의심을 품을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저자가 대학에서 한 편의 논문에 빠져들어 30여 년의 세월을 연구에 몰두하고 마침내 '루프 이론'을 수립하게 된 것처럼 어느 누군가도 이 책을 접하고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과학에 관심이 있고 흥미가 있는 독자라면 분명 이 책이 더욱 과학에 심취하게 만들 수 있을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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