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방랑 요정 니콜
김영훈 / 북닻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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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세상 어딘가에 요정이 있다고 믿고 있는가? 이미 어른이 된 이들이라면 요정이라는 단어는 어린아이들에게나 통하는 것이라며 코웃음을 치고 웃어넘겨버릴 것이다. 아이들 속에서도 요정을 믿는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저 피터팬 혹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나오는 동화 속 환상의 존재일 뿐이다.

<방랑 요정 니콜>이라는 책의 제목만 들었을 때 외국 동화인 줄 알았다. 우리나라 정서에 요정이 생소하기도 하고 요정의 이름도 니콜이라는 외국인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랑 요정 니콜>은 국내 소설이고 소설의 배경도 엄연히 우리나라이다.

<방랑 요정 니콜>의 저자 김영훈 작가는 예전 OPPA라는 그룹의 리더였다고 한다. 원조 아이돌 그룹이었다고 하는데 사실 들어본 적은 없다. (내가 가수에 대해 잘 모르는 탓이리라)

<방랑 요정 니콜>은 김영훈 작가의 <집시 난쟁이 니콜>에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집시 난쟁이 니콜>의 배경은 난쟁이 요정들의 고향인 푸른 꽃동산이었다.

난쟁이 니콜은 푸른 꽃동산이 자신이 바라는 대로 미움, 시기, 질투가 없는 온화하고 깨끗하며 맑고 순수한 영혼들이 따스한 사랑을 나누는 푸른 꽃동산이 되자 또 다른 세상을 찾아 항해를 시작한다.

난쟁이 니콜과 그의 선원들은 항해 중 해적들을 만나게 되고 해적들에 의해 서커스단에 팔리는 신세가 된다. 서커스단에 팔린 난쟁이 니콜과 그의 난쟁이 선원들은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서커스 쇼를 하게 된다. 난쟁이 니콜은 앵무새 코코의 도움으로 간신히 서커스단으로부터 도망을 칠 수 있었다. 이때부터 난쟁이 니콜은 앵무새 코코아 함께 박쥐 난쟁이에 의해 점점 어둠의 세계로 변해가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박쥐 난쟁이는 푸른 꽃동산에서 마녀에게 저주를 받아 왕자 난쟁이가 변한 것이다. 과연 난쟁이 니콜은 박쥐 난쟁이에 의해 괴물로 변해가는 인간 세상의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까?

<방랑 요정 니콜>속 난쟁이 니콜은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동물들의 말을 알아들으며 교감할 수 있다. 덕분에 바다에 빠졌을 때도 잉어들의 도움으로 건져올려져 살 수 있었다. 난쟁이 니콜의 가장 특별한 능력은 피리를 불어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난쟁이 니콜은 파란 대나무를 지니고 다니는데 난쟁이 니콜이 이 파란 대나무를 불면 아픈 사람도 나을 수가 있다. 또한 나쁜 마음이 가득한 이들에게는 선한 기운을 심어 착한 사람이 되게 하기도 한다.

난쟁이 니콜이 피리를 불어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이야기를 읽으며 <하멜의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내용은 다르지만 왠지 피리를 불어 사람들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비슷해 보이기도 하였다. 또한 어려서 한창 재미있게 보았던 파란 모습을 한 <난쟁이 스머프>라는 애니메이션도 겹쳐졌다. 전혀 다른 종류의 이야기들인데 그저 난쟁이라는 단어에 생각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방랑 요정 니콜>의 이야기 속에는 동물들도 조연으로 등장을 한다. 난쟁이 니콜이 동물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위험에 처했을 때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로부터 도움을 받게 된다.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인간들과 난쟁이, 그리고 동물들이 어우러져 나오는 이야기는 판타지 동화 같기도 하고 한 편의 애니메이션 같기도 하다.

요즈음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에 우리와 다른 존재들이 함께 존재한다는 설정의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 이야기들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우리와 다른 무리들이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그저 환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어쩌면 난쟁이 니콜과 같은 요정의 존재가 우리의 세상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아마도 소설을 읽게 되는 이유가 이러한 즐거운 환상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방랑 요정 니콜>은 예전에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 보았을 듯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능력을 가진 요정, 말을 할 줄 아는 동물들, 그리고 빠지지 않는 악의 무리들, 선과 악의 대립, 인간들의 욕심, 그릇된 판단으로 인해 어둠에 지배당하는 모습들 등등.

읽다 보면 좀 설명이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 이 빛나와 난쟁이 니콜과의 이야기는 조금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의 배경인 인간 세상이 어떤 곳인지 부족한 설명 탓에 서커스단의 등장이며 동물들의 등장들이 좀 어색하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가 이 책을 통하여 세상의 어두운 면을 치유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하는 책 소개처럼 <방랑 요정 니콜>은 어린 시절 요정을 믿었던 우리들의 순수했던 마음을 기억하게 한다.

<방랑 요정 니콜>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난쟁이 니콜의 파란 대나무 피리 소리는 니콜이 가는 곳 어디에나 울려 퍼지며 모두를 선하게 만들게 될 것이다.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로 난쟁이 니콜의 모험이 펼쳐질지 살짝 궁금해진다. 두 번째 이야기가 너무 오래 걸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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