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과 왕릉, 600년 조선문화를 걷다
한국역사인문교육원(미래학교) 지음 / 창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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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는 대통령제를 채택하여 대통령이 통치하는 나라이다. 그러나 사실 대통령제가 시행된 것은 100년의 역사도 채 안 된다.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세운 이후 100년도 안되는 얼마 전까지 오랜 세월을 우리나라는 왕에 의해 통치되었다. 만일 일본의 식민지가 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왕실의 대가 끊기지 않고 유지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실존하는 왕가의 모습은 이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옛 문헌의 기록들과 그것을 토대로 만든 사극 드라마 혹은 사극 영화에서 재현해 놓은 모습으로 옛 왕실에 대해 추측해 볼 뿐이다.

사극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보는 모습들은 대부분이 왕과 그 시대를 주름잡던 일부 유명한 세도가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궁안의 모습에 대한 극히 일부분의 정보만을 얻을 수가 있다.

궁궐 안에는 왕과, 왕실 가족들 외에 수많은 사람들이 생활하는 곳이다. 왕과 왕실 가족이 궁궐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사실 궁녀나 내시와 같이 왕실을 위해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궁궐과 왕릉>은 왕과 왕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궁녀와 내시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다루고 있어 훨씬 흥미롭다.

왕과 왕비 그리고 왕의 자녀인 공주와 왕자에 대한 글을 보면 이들의 삶이 과연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 백성이 우러러보는 신분이지만 그만큼 왕실의 생활은 엄격하고 자유가 없다.

왕은 하늘이 내려 주신다고 하여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러르고 떠받들어지게 된다. 그러나 왕이 되는 순간 왕의 일과는 고되다. 왕의 하루는 어떨까?

p31~21

왕의 하루 일과는 아침, 낮, 저녁, 밤의 4단계로 구분되어 '왕의 4시'라 했다. 아침에는 신료들로부터 정치를 듣고, 낮에는 방문객을 만나며, 저녁에는 조정의 법령을 검토하고 밤에는 자신의 몸을 닦았다.

왕의 하루는 파루와 함께 시작되었다. 파루는 왕이 하늘을 대신해 조선의 백성들에게 새벽을 알리는 소리였다. 새벽 4시경에 33번의 파루를 올렸다. 왕도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파루에 일어나야 했다. 왕은 파루에 일어나 기본적으로 웃어른에게 문안 인사를 올려야 했다.

- <1. 왕, 궁궐의 하루를 기록하다> 중에서-



백성들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자리니 만큼 왕의 하루는 새벽부터 늦은 밤 잠자리에 들 때까지 쉴 틈이 없다.

왕과 왕비, 후궁들, 왕실의 자녀의 이야기는 사극을 통해 자주 등장하여 어느 정도 상식은 있다. 그러나 궁녀 혹은 내시의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는 잘 나오지 않는다. 그저 옆에서 시중을 드는 정도로만 비추어질 뿐이다.

궁중에는 약 500~600명의 궁녀가 있었다고 한다. 궁녀들도 맡은 일에 따라 신분의 차이가 있고 궁중 안 다양한 일들을 각자 맡아서 하는 전문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궁녀들에게도 월급이 있는데 고소득자였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p83

조선시대 궁녀들은 고소득자였다. 제조상궁이 쌀 25부 5승에 콩 5부와 북어 110마리, 상궁이 쌀 16두 5승에 콩 5두와 북어 80마리, 나인이 쌀 7두 5승에 콩 6두와 북어 50마리를 받았다. 이것은 그 무렵 양반 관료들이 받았던 월급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특히 제조상궁의 경우는 당상관 이상의 양반 관료보다도 더 많은 월급을 받았다.

-<4. 궁녀, 궁궐에서 여성 전문직을 만나다>중에서-




서울은 조선의 건국과 함께 수도로서 그 역사를 함께 한다. 수도로서의 오랜 역사 덕분에 서울 곳곳에 많은 문화재들이 남아있다. 사대문안의 궁궐과 왕들의 무덤인 왕릉은 역사적 의미와 함께 현대인들의 힐리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서울과 서울 근교에는 40여 개의 왕릉이 있다. 이 왕릉 40기가 모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하니 세계에서도 왕릉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직장 근처에 궁이 있다. 점심시간이면 운동 삼아 궁을 돌며 만보 걷기를 한다. 그저 시내에 고풍스러운 궁이 가까이 있어서 좋다고만 생각했다. <궁궐과 왕릉>을 읽고 나니 궁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궁궐과 왕릉>에는 궁궐이 어떻게 지어졌는지에 대해 자세히 나와있다. 돌 하나도 의미 없이 쌓여진 것이 없었다. 매일 점심마다 걷던 곳인데 책을 읽고 나서는 기둥 하나도 예사로이 보이지 않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봄이 되면 나들이를 한다. 그중 많이 찾는 곳 중 하나가 고궁과 수목이 우거진 왕릉이 아닐까 한다. 올봄에는 <궁궐과 왕릉>을 읽고 고궁과 왕릉을 찾는다면 예전과 다른 오랜 역사의 흔적들을 새로이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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