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만이 남는다
나태주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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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고 하면 은유를 잔뜩 늘어놓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아마도 학창시절 가슴으로 시를 배우지 않고 눈과 머리로 시를 배운탓도 있으리라.

<사랑만이 남는다>는 이런 시에 대한 편견을 없애준다. 시인의 감정이 고스란히 내게로 이입되어 시인의 글은 곧 나의 생각이 되고 나의 느낌이 되어 나의 가슴속에 사랑만이 남는다.

<사랑만이 남는다>는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세상의 모든 애인들에게

2부는 세상의 모든 아내들에게

3부는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라는 소제목아래 아름다운 시들을 실어 사랑을 노래한다.

<사랑만이 남는다>를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얼마나 정서가 메말랐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시집속 구구절절한 사랑의 노래들은 한 때 모두 느껴보았을 감정들이나 지금은 그러한 감정을 느껴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그저 하루하루 별다른 느낌없이 무채색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는 생각에 서글픈 생각마저 든다.

사랑은 안절부절

사랑은 설렘

사랑은 산들바람

사랑은 나는 새

사랑은 끓는 물

사랑은 천千의 마음.

<사랑만이 남는다> -사랑은- 52~53p



이 시를 읽으며 나에게도 분명 사랑으로 하루종일 핸드폰만 바라보며 안절부절하고 사랑으로 설레이고 하루에도 열 두번도 더 끓어오르는 감정과, 수천번도 더 바뀌는 갈팡질팡하는 마음으로 지새던 때가 있었음을 떠올린다.

짧게 함축된 싯구가 자세히 나열한 긴 문장보다 훨씬 가슴에 와 닿고 생생하게 느껴짐을 알았다.


더는 참을 수 없다.

이제는 먹을 갈아야지.

<사랑만이 남는다> -그리움- 1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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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사랑만이 남는다> - 좋다- 224p



두 문장만으로 모든 감정이 설명되고 이해된다. 또한 각자의 상황에 따라 두 문장들은 더 많은 이야기를 지니게 된다. 시란 그런 것이다.

같은 문장이지만 읽는 이의 감정에 따라 대상도 달라지고 해석도 달라진다. 같은 문장속에 수많은 그림이 그려진다. 시란 그런 것이다.

<사랑만이 남는다>는 사랑의 감정들만 모아모아 엮어놓은 시집이다. 어떤 시들은 예전에 내가 느꼈던 사랑의 감정을 써놓았고, 어떤 시들은 아직 내가 느껴보지 못한 사랑의 감정들이 쓰여있다. 또 어떤 시들은 읽었을 때 와 닿지 않는 시가 있다. 그런데 며칠 뒤에 같은 시를 읽었을 때 불현듯 그 시에 공감이 가면서 나의 감정으로 동화되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시집에 매일 매일 손이 간다. 어제 읽은 시인데 오늘 읽으면 어제와 또 다른 감정으로 읽힌다.


마치 시가 살아서 변화하는 것만 같다. 시가 나에게 맞추는 것인지 내가 시에 맞추는 것인지 모르겠다. 동이 트는 아침에 읽는 시와 어둠이 깔리고 온 세상이 적막한 밤에 읽는 시의 느낌이 또 다르다.

나태주 시인의 <사랑만이 남는다>는 사랑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쉽고 편하게 써놓아서 좋다. 시의 속 뜻을 굳이 찾으려 애쓰지 않고 읽히는 느낌대로 이해하면 된다. 어렵지 않아서 참 좋다.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 글자 한 글자 필사를 하다보면 싯구는 오롯이 나의 감정이 되어 한 자 한 자 새겨진다. 같은 싯구지만 내가 옮겨 쓴 시는 또 다른 느낌으로 전달이 된다.



<사랑만이 남는다>속의 따뜻한 그림은 나태주 시인의 아름다운 시들을 더욱 따스하게 만들어 주는 듯하다.


지금 사랑하고 있다면 <사랑만이 남는다>의 모든 시가 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사랑의 감정이 가슴 속 깊은 곳에 숨어버렸다면 <사랑만이 남는다>의 모든 시가 다시 한번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일깨워 줄것이다.


각박하고 어려운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만이 남는다>를 읽고 따뜻한 사랑의 감정들이 가슴 가득 채워졌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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