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모양처가 갖는 본래의 뜻은 결코 나쁘지 않다.그러나 여성들의 모습을 현모양처라는 단어로 포장해 놓으면 여성의 진취적인 모습이 가려지는 것은 사실이다.
원조 한류 스타 허난설헌
허난설헌하면 홍길동의 저자 허균의 누이이자 여류문학가로 유명하다. 그런데 허난설헌이 사실은 당시 조선에서보다 중국 명나라에서 더 유명세를 떨쳤고 덕분에 조선에서 유명해졌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야말로 조선시대 한류열풍의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허난설헌은 어려서부터 천재성을 드러낸 신동이었다. 5살에 글을 읽고 7살에 시에 능하여 8살에 '광한전 백옥루 상량문'이라는 시를 지었다(240p)고 한다.
그러나 허난설헌의 행복은 어린시절 잠깐이었고 15세에 결혼을 하며 불행이 시작되었다. 신사임당이 남편의 외조를 받은 것과 달리 허난설헌은 한량인 남편때문에 맘고생을 많이 한 듯하다. 불행한 결혼생활, 고부간의 갈등, 자식들의 죽음등 허난설헌의 삶은 불행의 연속이었고 결국 27세의 나이에 요절을 하였다. 어쩌면 허난설헌의 작품이 뛰어나 것은 그녀의 삶을 문학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제주를 살려낸 '만덕할망' 김만덕
할망은 제주신화에 나오는 여신에 해당한다고 한다. 기생출신이었던 김만덕은 어떻게 제주의 여신격인 '만덕할망'이 되었을까.
정조시대에 큰 가뭄이 들어 제주도에서 죽어나가는 사람이 속출하였다고 한다. 이 때 김만덕이 10년동안 모은 거액의 재산을 내놓고 자신의 인맥과 역량을 총동원하여 육지에서 쌀을 구해 제주도의 규휼에 바쳤다(263p)고 한다.
김만덕은 여자로서 그것도 천민인 관기출신으로 어마어마한 부를 이루었다. 김만덕의 재산 축적방법은 크게 기녀활동, 객주업, 매점매석, 유통업, 근검절약등이다.(265p) 가진것 없는 상태에서 어마어마한 부를 이루었다면 분명 좋은 소리만 들을 수는 없었으리라. 그러나 중요한 것은 김만덕은 돈을 써야 할 타이밍을 정확하게 알고 화끈하게 쏠 줄 아는 진정한 부자였다는 것이다.(269p)
김만덕은 제주규휼의 공을 인정받아 평민으로서 왕을 알현하는 행운을 얻는다. 지금도 평범한 시민이 대통령을 만난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닌데 하물며 조선시대에 그것도 평민 여성으로서 왕을 알현한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 할 것이다. 그만큼 김만덕이 행한 베품은 왕의 마음을 움직일 정도로 크나큰 덕행이었다. 요즘 코로나로 어려운 시대에 김만덕과 같은 인물이 나오지 않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3인의 여성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였지만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스토리가 모두 흥미롭다. 역사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내게는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문장들도 어렵지 않아 학생들이 읽어도 매우 좋을 듯 하다. 딱딱한 교과서 내용에 이 책의 흥미로운 스토리를 덧붙인다면 역사공부가 재미있어지고 역사적 흐름도 쉽게 기억할 수 있을 듯하다.
어떤 부분은 관련된 역사기록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허난설헌의 이야기는 좀 더 깊게 알아보고 싶어진다. 또한 그녀의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연관된 역사에 꼬리잡기식 역사공부를 하는 것도 좋겠다. <조선을 풍미한 16인의 소울메이트>로 쉽고 재미있게 역사에 다가가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