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는 꽝이고 내일은 월요일 - 퇴사가 아닌 출근을 선택한 당신을 위한 노동권태기 극복 에세이
이하루 지음 / 홍익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기전>
제목이 나의 일상을 얘기하고 있어 깜짝 놀랐다

<책을 읽고>
자전적 에세이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이 책의 저자도 매우 솔직하고 당당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써놓았다
또한 읽다보면 많은 이야기들이 나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듯 공감대를 형성하게 해준다 물론 그렇기때문에 책으로
출간되어 나왔겠지만 말이다.

저자가 휴지를 입에 넣고 울었다는 프롤로그부터 공감이 갔다 물론 휴지를 넣고 울어본 적은 없지만(한번 시도해 봐야겠다) 그만큼 소리를 죽이며 눈물샘이 마르고,코가 막히고, 숨도 안쉬어질 정도로 울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잊고 있었던 직장생활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한다. 비록 직종은 다르겠지만 회사의 일원으로 어딘가에 속해서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으며 느낀 감정들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예전에 교통상황때문에 차가 막혀 3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2시간이 넘게 걸려 회사에 도착한 적이 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정시에 출근한 것을 보며 겉으로는 죄송하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웬지 모를 억울함같은 것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저자는 폭우로 인해 두시간 정도를 지각하였는데 회사에 출근하니 모두 출근해 있었다고 한다
월급은 들어오는대로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기 바쁘고 아파도 출근을 해야되고 나이가 드니 어린 상사까지 생기는 상황들이 결코 저자의 얘기만은 아니었다

2회에 보면 '놀려고 퇴사했다'는 40대중반에 퇴사를 한 선배의 이야기가 나온다 선배는 퇴사를 해놓고 저자에게는 회사에서 버티라고 한다 선배가 40대 중반에 퇴사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퇴사 계획을 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도 가끔 상사가 마음에 안들고 동료와 맘이 안맞고 회사의 시스템이 마음에 안들면 그만둘까 하는 생각을 몇번씩 하게 된다 그러나 책 속의 선배는 당장 먹고 죽을 돈도 없으면서 열 받는다고 감정적으로 퇴사를 하면 안된다고 한다 제대로 관두겠다는 마음으로 퇴사계획을 세우고 퇴사를 하라고 충고를 해 준다

3회에서 '거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호구가 되지 않으려면 거절을 잘 해야하는데 거절에도 연습이 필요하단다
바로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특별히 마음이 여린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나는 친구가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거절을 못하고 빌려준다 그러다보니 친구들은 툭하면 나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였다 그렇다고 내가 돈이 남아도는 부자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면서 정작 나는 10원 한장도 못 빌린다 결국은 돈잃고 친구 잃는다는 옛말을 뼈져리게 경험하고 이후론 누구와도 돈거래는 안한다
저자가 거절하는 것에 익숙하도록 알려주는 방법중 상대가 거절할 수 없는 방법을 알려주는 '설득'에 관한 책들을 역으로 이용해 거절을 설득해보라는 말이 묘하게 설득력 있어 보인다

4회에선 저자의 개인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심신이 힘들어 심리치료를 받은 이야기,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던 1년, 존경하는 상사를 도와주지 못했던 죄책감등 진솔하게 써놓은 이야기들을 마주하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기도 하였다

우연히도 며칠전 이 책과 비슷한 종류의 '선을 넘는 사람들에게 뱉어주고 싶은 속마음'이라는 책을 읽었다 두 주인공 모두 회사생활속 고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두 책을 읽고 느낀 점은 저자들이 무척 열심히 살았다는 느낌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정말 열심히 죽어라 회사일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두사람 모두 자신있게 퇴사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당당하게 글로 써서 얘기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직장생활의 많은 부분을 맞다고 공감하면서 한편으로는 정말 열심히 일했던 저자를 보며 나는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나 돌아볼 기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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