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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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에는 저자 말콤 글래드웰의 번득이는 지성으로 가득 차있다. 나는 가끔 책 저자의 얼굴이 궁금할 때가 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럴거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겉표지의 저자의 사진을 보는 순간 나는 웃음이 터졌다. 거기에는 반짝이는 지적인 눈빛과 자유로운 헤어 스타일이 너무나 대조적인 말콤 그래드웰이 약간은 개구장이처럼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에서 보이는 광채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만든 힘인가보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책은 성공의 정의를 단순히 한 사람의 지독한 노력이라는 보편적인 사고에 일갈을 던진, 새로운 관점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이다.

 

성공을 시대적으로, 문화적으로, 인종적으로 분석한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은 시대를 제대로 가르고 있다. 너무나도 인상적이고 약간은 충격적이어서 사실 고전적인 방식으로 "열심히 하면 다 될거야" 라고 생각하던 나에게는 다른 관점으로 성공을 살펴보게 된 특별한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성공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마태복음 효과나 만시간의 법칙은 다른 매체나 사람들을 통해서 익히 들어오던 것이었다. 이것을 말한 사람이 콜래드웰이라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마태복음 효과는 다른 말로 말하면 준비하는 자가 먼저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만시간의 법칙은 결국 쓴 인내가 얻게 되는 달콤한 열매를 말하고 있다. 나는 만시간을 채울 생각이다. 공짜로 얻은 성공은 없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조금 다르다.

p165 "성공에 필요한 기회가 늘 우리 자신이나 부모에게서 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로부터 온다. 역사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의 특별한 기회에서 오는 것이다."

어떠한가? 시대를 아우르는 그의 주장은 동의할 수 있는가? 동의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물음에 그가 제시하는 책속의 통계자료와 근거에는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아시아 인이 수학을 잘 하는 이유를 벼농사에서 찾은 그의 탁월한 통찰력에 정말 놀라웠다.그가 여기서 찾아내어 우리에게 하는 말은 p283 "성공은 대개 보통사람이 30초 만에 포기하는 것을 22분간 붙잡고 늘어지는 지구력,그리고 의지의 산물이다."라고 하는 p 275"쌀농사를 통해 형성된 문화의 최고 장점은 어려운 일 속에서도 가치를 찾아낸다는 것에 있다."

 

에필로그의 자메아카에서 온 이야기는 한편으로는 서글픈 그들의 현실이 씁쓸하기 까지 했다. 피부색에 따른 성공의 조건이라니!사실 오바마 대통령이 "블랙 이너프"란 말까지 들었지만 반대로 그가 진짜 새까만 아프리카 그대로의 피부색이었다면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

 

만일 반대로 피부색이 까만 이들이 사는 아프리카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그만큼 힘이 있다면 반대로 피부색이 하얄수록 불이익을 받게 될것이다. 중요한건 그래드웰의 주장처럼 이어져 내려온 시대적 문화적 인종적 유산은 결국 어떤 식으로든 불평등할 것이다.

 

우리는 그 속에서도 성공의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그기회는 여러가지 조건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건 그어떤 좋은 시대적 문화적 조건하에서도 개인이 성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절대로 올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내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p180 "레이크사이드에서 처음으로 키보드 앞에 앉았던 날 빌 게이츠가 느낀 것도 바로 그런 것이었다. 비틀스 또한 여덟 시간씩 일주일 내내 연주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때 엉덩이를 빼지 않았다. 그들은 기회를 향해 뛰어들었다. 일에 의미가 없고 가치가 없을때, 힘든 일은 감옥 같은 일이 되어 버린다. 그러나 가치가 있으면 그 일을 찾아낸 사람은 오히려 아내의 허리를 붙잡고 지그를 추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일을 하는 이유이고 전부일 것이다. 
 

"글쓰는 삶을 위한 여정" 유나경의 http://blog.naver.com/dbskrud0103/70108028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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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 세계 유명 작가 32인이 들려주는 실전 글쓰기 노하우
몬티 슐츠.바나비 콘라드 지음, 김연수 옮김 / 한문화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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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 가면서 들었던 첫번재 생각은 지난주에 헛다리를 북북 긁은 정도라면 이번에 피가 나도록 긁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나는 그동안 무슨 책을 읽었던가? 옆에 예쁜 꽃만 파는 가게를 두고 꽃 하나 찾겠다고 들판을 싸돌아 다닌 꼴이다. 그래도 그 들판에서 매서운 들바람을 맞으며 배운 것이 있으니 그것으로 됐다 싶어 마음을 눌러본다.

 

내가 얻은 그것을 말해 주는 것 같아 가슴이 뜨끈해지는 구절이 있다.

p133 "글을 쓰는 일, 그 자체를 나는 가장 사랑한다. 나는 술술 글을 쓰게 되는 상태로 들어간다. 그게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 도리가 없다. 하느님이 나를 통해 술술 풀어내는구나,라는 느낌이 마음 깊은 곳에서 일어난다. 내가 얼마나 타자기를 빨리 치는지 속도를 따라 잡으려면 하느님이라도 서둘러야 할 지경이 된다. 나는 한 문장, 한단락, 한챕터 등을 쓰는  동시에 퇴고한다. 그러니가 마침표를 찍는 순간, 한권의 책이 완성된다. 충고랄 게 뭐 따로 있겠는가? 글을 쓰는 일이 가장 좋다면, 글을 써라.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충고다."

 

p 40 "내가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마음을 다잡은 것뿐이다. 내게 글 쓰기는 직업이고 삶의 길이다.새벽 세시에 내게 찾아오는 영감을 기다리지 않는다. 나는 아침 9시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펜과 공책을 들고 책상에 앉아서 몇시간씩 글감을 위해 일한다."

다니엘 스틸의 이말은 글쓰기는 꾸준한 성실함만이 비법이라고 말해 준다. 나는 그동안 작가가 되고자 꿈만 꾸었구나. 나를 밀어붙이고 끝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근성이 부족했던 것이다. 결국 꾸준한 것이 강한 것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시드니 셀던의 베스트 셀러를 쓰는 공식도 별반 다르지 않다. p52 "자기가 정말, 진짜로 좋아하는 글감을 택하라. 멋지다는 생각이 들때까지 그 글감을 발전시켜라. 모든 단어들이 빛을 발할 때까지 1년이고 2년이고 다시 써라." 끝까지 붙들고 계속 고치라는 것을 다시한번 기억속에 꼭꼭 눌러 담아 본다.

 

그리고, 저자 몬티 슐츠는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해준다.

p156 "언어는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토머스 울프가 구사하는 드높은 미학,구어의 운율에 대한 그의 민감한 귀, 그 안에서 쏟아지는 분노와 열정은 그의 이야기를 앞으로 밀고 나갔고, 소설에 그만의 독특한 형태와 효과를 부여했다. 동시에 소설의 평범한 산문적 문장을 내적 갈망과 여행벽이라는 환상적인 시로 변환시킨 것만으로도 그는 영원히 기억될 만하다.울프의 소설을 읽다보면 느슨한 플롯에서 결점을 찾을 수는 있지만,예술적인 재능 속에 담긴 순수한 힘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름다운 언어는 신기한 이야기 만큼이나 멋지다. 시인들은 이를 안다. 교묘하게 말을 가지고 노는 일은 화가의 캔버스에 펼쳐진 형형색색의 색깔과 같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스타일이다" 

 

 정말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우리가 써 놓은 언어는 사람들 내면으로 깊이 스며들어 때론 삶의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고, 삶을 사랑하게 해준다. 이토록 가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용서를 하는 순간 첫번째 치유자는 용서를 받는 사람이 아닌, 하는 사람이라는 말처럼 글쓰기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글을 쓰는 내가 아닐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바로 이말, p209 "뭐가 됐든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매일 써라" 내가 피가 나도록 헛다리를 긁었구나 하는 부분이다. 이전에 공부비법을 알려준다는 케이블 방송에서 나온 것인데, 중위권 아이들이 상위권으로 못 올라가는 이유가 좋은 선생님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그것이 크게 효과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식대로 공부를 하는게 원인이라는 것을 보고 굉장한 충격을 받았었다. 의외로 상위권들은 선생님의 말을 믿고 따르며 그대로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 차이"를 그때 알았다. 나는 마음내키면 후루룩 썼다. 뭘 믿고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그건 바로 잘못된 중위권의 방식이었던 것이다.

 

선배님들이 가신 그 길을 그대로 밟아 보련다. 그래서 언젠가 내가 밟고 가야 할 나만의 길이 보일때까지 그 길을 가련다. 또 다른 누군가의 길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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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다
앨리슨 베이버스톡 지음, 김원옥 옮김 / 쌤앤파커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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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의 황홀한 감옥이 대가의 진심어린 조언을 듣는 것 같았다면 이번책 "당신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선배의 실질적인 조언을 듣는 기분이었다.책을 읽는 내내 내가 얼마나 헛다리를 북북 긁고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참 많이 반성이 됐다.

 

이책의 저자 앨리슨 베이버스톡은 출판 컨설턴트이다. 오랜기간 출판업계에 종사해온 유명 발행인이자 에디터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이책을 내자 "왜 이제야 이런 책을 낸 거요? 진작 나왔더라면 나도 그렇게 고생하지는 않았을 텐데.."라고 많은 작가들이 말했다는 것이다. 아주 공감이 갔다. 나도 읽으면서 아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이 많아 진작 봤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그리고 뭔가 열정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이책도 포스트잇 꽃을 피웠다. 도대체 기억해두고 싶은 내용이 거의 책의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니 붙여놓은 포스트잇으로 해바라기가 되었다.내가 가장 되뇌이던 말은 최고의 책은 당신의 강력한 신념에서 나온다는 것이었다.그리고 내가 늘 꿈꾸던 순간을 표현한 구절은 그야말로 내가 경험한 것처럼 제대로 와닿았다.

 

p27. "대부분의 작가들이 자신의 첫 책을 처음 받던 그 순간을 아주 자세하게 기억할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첫 책을 받았을 때, 나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나의 첫 책을 가슴에 꼭 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책을 내려다보았을 때, 아름답게 반짝이는 표지 위에 내 이름이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그 벅찬 감정은 어떤 말로도 설명하기 어렵다. 그 후에 다른 책들을 출간하면서 몇번이나 그런 순간을 맞이했지만,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그 느김은 매번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무어라 표현할 수없을 정도로 부러운 나는 구절을 읽고 또 읽으며 나도 이런 순간을 맞이 할거라는 강한 상상을 하며 작가와 동일시를 반복했다.나도 내 책을 품에 꼭 안고 있다!

 

작가의 글쓰기 습관에 대한 내용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사실 나도 어느 정도 제한이 있어야 글이 써지는 편이라서인지 이말이 아주 공감이 되었다.

p91. "나는 시간제한을 두고 글을 썼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내게 주어진 시간은 남편이 집에 있는 저녁 늦은 시간, 그것도 하루에 단 1시간뿐이었다. 나는 그 시간에 쓸 내용을 낮 동안 미리 구상해 놓았기 때문에 단 1초도 헛되이 쓰지 않았다. 어떤 이들은 갑자기 '글 쓸 시간'을 가지게 되면서, 글쓰기에 하루 24시간 투자하지 못하는 것에 커다란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 중에는 아직 글쓰기를 시작조차 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집필 시간을 하루에 1시간, 그것도 안 되면 30분으로 제한해보라고 말해준다. 정말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케이티 포드"

중요한 것은 날마다 이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p97 "글을 잘 쓰고 싶으면, 단편적인 지식을 넘어선 자기 본성의 거대한 강력한 존재와 맞닥뜨려야 한다"라는 말처럼, 몇몇 예술가들은 이 '예술적 혼수상태'에서 훌륭한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한다. 스티븐 킹은 "의식도 아나고 무의식도 아닌 장소에서 이야기들이 막 폭발하고 모든 것들이 논리를 넘어 서로 연결되기 시작하는 순간이 있다."

창의력은 작가에게 필수이며 그것은 직관이기도 하고 이미 존재하는 사물로부터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주목을 끈 새로운 사실 하나. 사람이 왼쪽 오른쪽 신발을 구별한것이 1세기도 안 되었단다.

 

나는 내가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나에게 정말 최고의 조언인 구절이다.

p156 "만약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면, 삶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자신이 진정으로 믿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면, 당신은 솔직하고 독창적이며 독특한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정말 광범위한 것이라서 사람의 근본적인 내면에게까지 도달하려면 정말 열심히 파내려가야 한다. 자신의 현재 상태를 솔직하게 쓸 마음이 없다면, 철없이 방황하던 시절과 마찬가지로 세상에 어떤 의미도 남기지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도로시아 브랜드"

 

"어쩜 어쩜"이란 감탄사가 자꾸 나온다. 철없던 나, 이제 방황은 끝났으니 세상에 보여줄 이야기만 남았다.그리고 나와의 싸움만이 남았다.그것을 말해준 구절이 있다.

p33 "실제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는,글을 맛깔스럽게 쓰는 재능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언젠가는 나도 해봐야지'라는 어정쩡한 생각이라면 아예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좋은 조건으로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작가는 아니다. 최고의 작가는 바로, 가장 굳은 의지를 가진 작가다."

이쯤에서 울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감 백배이다.

 

얼만큼 작가가 되기를 원하는지, 그리고 작가가 되려면 어떤 글 쓰기 습관을 가져야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지 정말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사실들만 모아 놓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여기에 나온 것들은 우리가 무엇을 하건 제대로 하려면 가져야 할 것들이다.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얼마나 갈망하는지, 그리고 꾸준히 할 수 있는지, 얼마나 규칙적으로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오래도록 할 수있는지를 말이다. 이것은 어느 곳에서건 톻하는 성공의 길이라는 생각과 함께 작가가 되려는 나의 오랜 열망을 다시 한번 추스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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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글감옥 - 조정래 작가생활 40년 자전에세이
조정래 지음 / 시사IN북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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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치 조정래 작가님을 앞에 모셔 두고, 담담한 차한잔과 함께, 빛드는 거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착각으로 책을 읽었다. 대담형식처럼 쓰여진 내용이 나를 그런 착각에 빠지게 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줄한줄 읽을때마다 노작가가 주는 깊은 울림이 있다.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머리가 조금씩 숙여진다. 진짜 앞에서 계시다면 나중에는 절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준엄한 충고에 그동안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한 나의 의미가 선생님에 비해 얄팍한것 같아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p15 "소설은 인간에 대한 총체적 탐구다. 그인식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것이 '역사는 무엇인가?'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역사라는 이름으로 기록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역사는 인간이 살아온 이야기이되, 기록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만 간추려 엮어놓은 기록이다.'

역사의식에 대한 작가님의 남다른 신념에 작가에게 시대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를 절실하게 느꼈다.

 

p.36 "종교는 말해서는 안되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며, 철학은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며, 과학은 말할 수 있는 것만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학은 꼭 말해야 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멋진 말씀인가? 그야말로 핵심을 찌른 정의다. 그런 문학을 사랑하는 내가 갑자기 기특해지고 어깨가 반듯해졌다.

 

p47" 우선 그 순서를 다독,다상량,다작으로 고치십시오. 다음으로는 노력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입니다. 다독4,다상량4,다작2의 비율이면 아주 좋습니다. 이미 좋다고 정평이 나 있는 작품을 많이 읽으십시오. 그다음에 읽은 시간만큼 그 작품에 대해서 이모저모 되작되작 생각해보십시오.그리고 마지막 단계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나는 뒤통수를 슬며시 쓸어내렸다. 제대로 한방 맞은 것이다. 얼치기 작가 지망생이었던 것이다. 학교로 치면 열등생의 공부방법대로 하고 있었던 가보다.순서가 틀렸다. 나도 먼저 쓰려고만 들었던 것이다. 깊이 익히고 닦을 생각보단 내세우고 싶은 치졸한 공명심이 컸던 것이다. 스스로 가슴에 손을 올려 보건대 진정 그랬었다. 나는.

 

p48.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있으면,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있으면, 작가로서 좋은 작품을 남기고 싶은 욕망이 있으면 그 세가지 일깨움을 당신의 영혼에 아로새기고, 가슴 한복판에 화인처럼 찍으십시오. 그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날마다, 날마다, 바보처럼, 미련퉁이처럼 실천에 옮기십시오. 그러면 문학의 여신은 뜻밖에도 빨리 여러분을 찾아올 것입니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큰절을 올리고 싶은 심정이었다.진정 이시대의 훌륭한 노작가의 진심어린 비법 전수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해내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리라.그리고 내가 진짜 작가가 되느냐? 아니면 그냥 작가가 되느냐를 결정지을 것이기 때문이다.

 

5백권의 책을 5년주기로 읽어라. 필사를 하는 것도 좋지만 기성작가에게 함몰되지 말고 자신만의 문체를 가져라.읽어 갈수록 그분이 왜 거목이신지, 왜 이런 시대를 대표하는 대하소설 작가이실 수 있었는지 그저 경탄스러울 뿐이다. 적어도 이런 작가정신을 소유하신 작가와 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박완서 님이 다른 세상으로 가셨다. 조정래 작가님의 건강을 기원해드리고 싶다.

 

조정래 작가님! 건강히 오래오래 저희 곁에 있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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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광고하다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의 창의성과 소통의 기술
박웅현, 강창래 지음 / 알마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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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은 사람을 사로잡는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에 빠져 봄나들이 차안에서도  인상을 접었다 폈다 하며 계속 읽게 되었다.나는 그야말로 공감과 감탄을 연발하며 이틀만에 다 읽어 버렸다. 아마 직장을 가야하는 시간이 없었다면 늘 그랬듯이 밤을 새워 다 읽고 말았을 것이다. 박웅현! 어쩜 이런 사람이 다 있지 싶은 생각과 함께 그의 인문학적 지식에 감탄하지 않을수 없었다. 박웅현은 현재 TBWA ECD로 일하고 있으며 제일기획 우리나라 최고의 광고회사에서 일을 했었다. 대부분 기억에 남고 좋았던 광고는 알고보니 다 그가 만든 것이었다.헉,그가 이런 일을 하는 동안 나는 무엇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바로 P251 "성공한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보다 나은 점은 아마도, 그 좋은 운이 현실이 되도록 만든 능력일 것이다." 나도 사실 운이 따른 경우가 많았다. 나를 도와주고 손을 내밀어 준 사람들이 많았고 기회도 주어졌지만 나는 그것을 성과물로 만들어 내지 못하고 말았던 것이다. P254 "최선을 다해 결정하고,결 정한 일은 더이상의 대안이 없는 것처럼 집중한다. 설사 잘못된 결정이었다 해도 좋은 결과를 이루어 옳은 결정이 될 수 있도록." 나는 이말에 깊이 감탄했다.

 

P260 '그것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문제가 아니다. 그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성공하게 만드는 힘의 문제다.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결과믈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끝까지 완주할 수있는 능력까지가 창의적인 성과물을 만들어내기때문이다. 성과물이 없으면 창의성도 없다." 그는 굉장히 목적 지향적 사람이었고 또, 그것이 곧 창의성라는 것을 강조한다. 결국 가치를 담고 목적지향적이라는 말이다. 그가 사람을 향하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은 가치를 담은 것이고, 광고주를 설득하는 것은 목적지향적인것이라 하겠다. 나는 이것에도 아주 깊이 감탄했다.

 

그의 이런 일종의 철학과도 같은 생각들은 책읽기를 통해 이루어 졌다. P114 "보되 잘 들어라. 창의력은 톡톡 튀지만 가볍게 느껴지는 감각이 아니라 본질을 꿰뚫은 통찰력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창의력은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통찰력을 통해 발휘된다." P126 "뭘하든 안테나를 세우고 '잘'하면 됩니다. 안테나를 세우는 순간 전파가 잡힙니다. 라디오를 켜면 전파를 잡아서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해 준다는 것이지요. 물론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책을 읽더라도 '잘 읽어야'합니다. 잘 읽지 않으면 책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들을 수가 없으니까요." 그가 이렇게 통찰력을 가질수 있는 것은 바로 '잘' 읽었던 책읽기다.

 

또 하나 그는 대중과의 소통을 이야기 한다. P 87"광고를 만들때는 광고주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길거리의 저 대중들이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그는 늘 대중, 한국 대중과의 소통에 관심을 둔다고 말한다.

 

책에 프스트 잇이 빼곡히 붙여져 있다. 책의 대부분의 내용이 다 기억해야만 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가 감탄스러운 것은 유명한 광고인이라서가 아니다. 그가 가진 생각과 그 생각의 깊이다. 탄탄한 인문학적 배경지식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소통의 능력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그는 창의성을 현실화시켜 사람들에게 보여 주었다. 바로 사람을 향하는 사랑으로 말이다. 나는 그의 팬이 되었다.
 

"글쓰는 삶을 위한 여정" 유나경의 http://blog.naver.com/dbskrud0103/70108028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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