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천직 여행
포 브론슨 지음, 김언조 옮김 / 물푸레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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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나를 찾아가는 천직여행은 단지 직업에 대한 얘기만을 하고 있지 않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삶의 문제들과 그 안에서 찾으려는 해답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각자 찾게 되는 방법도, 해답도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저자 포 브론슨은 처음 들어가는 말에서 이 책을 쓰면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자신도 변했음을 말한다.

p14 “ 내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 내 인생에 끼어드는 소음에 지나지 않은 것들이 무엇인지 잘 알게 되었다. 일부이지만 삶의 방식도 바뀌었다.”

진정한 삶은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은 뒤에야 비로소 시작된다는 말 그대로 천직이란 자신의 길이다. 그 길을 찾는 여행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책에 나온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자신에게 맞는 직업의 기준은 부와 명예순이 아니다. 자신에게 주는 삶의 만족감, 무언가 빈자리를 채워지는 것 같은 그런 충만감과도 같은 것들이었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뛰었다.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나를 채울 수 있는 그 무엇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p 144 “내 마음을 움직일 무언가를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을까? 어차피 피할 수없는 걸림돌이라면 견뎌낼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영리한 사람들은 대부분 ‘머리’로 동기를 부여 받는다. 그래서 어떤 방해를 받거나 문제가 생기면 그들은 ‘어떻게 하면 존경받을까? 어떻게 하면 쓸데없이 바보짓을 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성공할까?’에 집착한다. 그들은 이성에 호소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가슴’,즉 마음에 이끌린 사람은 ‘머리’로 동기를 부여받은 사람들과는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한다. 그 과정은 그들에게 고통스러울 수 있다.”

이렇게 가슴으로 선택하면 주위의 격려를 받기는 어려울지도 모르나 사는 동안 절대 그 선책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나의 상황과 비슷한 부분이 나와서 아주 공감이 되었다.

p 183 " 나는 종종 “꿈을 이루기 휘해 과감히 뛰어 들어야 할 까요. 천천히 옆에서 꿈을 가꿔가야 할까요? 라는 질문을 듣는다. 예를 들어 다시 학교에 다녀야 이룰 수 있는 꿈을 가지고 있다면, 일을 그만두고 학교만 다녀야 할지 느린 길을 택해 가끔씩 야간 수업을 들어야 할지 궁금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인터뷰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삶에 이 질문을 적용해 보려고 했을 때 그들의 삶은 둘 중 한 가지 전략대로 전개되지 않았다. 꿈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어느 순간 꿈을 향해 도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자신에게 정당한 기회를 주고 싶다면 순식간에 많은 것이 이루어지길 바라서는 안 된다.”

또 포 브론슨은 우리의 정체성은 지금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지금에 이르기 위해 ‘무슨 일을 겪어왔느냐’에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저자가 말했듯이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 곧바로 자신의 길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먼 길을 가는 동안 한두 번쯤 옆길로 새는 것이 보통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p 444 “소명은 당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는 가운데 배우는 것이다. 그저 재미있기만 한 일을 찾아서는 안 된다. 일은 인생과 마찬가지로 때로는 재미있고, 감동을 주고, 의미 있는 사건이 담겨 있어야 한다. 두려움을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맞서라.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라. 자유는 당신이 열정을 가진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 확신이다. 의미 있는 경험에 마음을 열어라. 강렬한 느낌과 열정을 혼돈하지 마라. 앞을 보면서 뒤도 돌아보고 밖을 모면서 자신도 들여다보라. 주변에 든든한 동지들이 있다면 큰 힘이 된다. 진실이 당신의 삶에 찾아 올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라. 잔 하나의 시나리오에 매달리지 마라. 같은 목적지를 가더라도 길은 여러 갈래임을 명심하라. 소명을 이루는 데 평생을 바쳐라. 가장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이 가장 소중한 일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천직여행은 바로 이렇게 하는 것이다. 당신 또한, 천직을 찾아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면 크나큰 감동과 공감을 얻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여행을 시작하고 싶은 동기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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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 -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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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는 정말 ‘불편해서 안 괜찮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서 아주 쉽고 풀어내고 있다. 덕분에 보다 친근하게 인권이라는 어려운 문제에 다가 설 수 있다. 저자 김두식은 경북대 법학대학원 교수이다. 법학자인데 영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상당하다. 영화에서 역사도, 외국어도, 사랑도, 인권도 모두 배웠단다. 영화로 말하는 인권이야기다.

이 책은 말하자면 말하기 ‘불편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과감하게 말하고 있다. 그 ‘불편한 진실’들은 총 9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청소년 인권, 성소수자 인권, 여성의 인권, 장애인 인권, 노동자의 인권, 그리고 종교에 따른 병역거부, 영화 검열과 표현의 자유, 인종차별과 집단학살까지 풀어내고 있다.

특히,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들은 대부분 사람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저자는 편안하게 그리고, 익숙한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말한다. 주변에 존재하지만 알 수 없고 마치 그들과 접촉하는 것도 이상하게 취급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알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영화와 저자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우리와 다르지만 또 다르지 않다고 보여준다. 그리고 그 '다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말한다.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공감이 가고 ‘지랄총량의 법칙’을 말할 때는 웃음이 다 나왔다. 수없이 되풀이 되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 대한 개탄과 함께 말이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었다.

p25 “사람은 영혼을 가진 묘한 존재여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전달되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이 한 구절이었지만 아마도 저자는 사람을 보는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권’이라는 주제로 글을 쓴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저자의 ‘사람이 가진 권리’에 대한 관심이 진심으로 느껴지기도 하였다.

이런 저자의 관점은 노동자의 인권에서도 나온다.

p 188 “사람은 돈만 들어가면 일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비정규직으로 자리를 불안정하게 만들면 사람들이 더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사람은 영혼이 있는 존재입니다. 불안정성이 외형적인 생산성을 높일지는 몰라도, 불안한 영혼들이 만들어내는 상품에는 혼이 빠져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혼이 빠진 상품이 고객에게 감동을 줄 리도 없습니다. 사람에겐, 경제논리만으로는 설명할 수없는 신비한 면이 너무 많습니다. 그걸 읽어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국가와 기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오로지 경제논리에 기반한 정책만 양산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주장대로라면 우리는 날로 행복해져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삶의 질은 갈수록 떨어지고 양국화만 심화됩니다.”

저자의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이 아주 잘 어울리는 책,그리고 사람이니까 당연히 가져야 하는 '권리'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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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는 국경도 없다 출판기획 시리즈 2
강주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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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보통 책을 읽었을 때 서문이 좋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책 “기획에는 국경이 없다”는 책 제목에서 느껴지던 출판에 대한 기능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나의 선입견과는 너무나 다른 서문에 깜짝 놀랐다. 처음엔 그저 전문서적을 대하는 건조한 마음으로 책을 펼쳐 들었다. 
 

하지만 아주 의외의 일이 일어났다. 서문이 정말 좋았다. 마치 깔끔한 수필한편을 보는 느낌이었고 그 내용 또한 너무도 공감이 가서 서문을 읽다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아야 했다. 내가 서문을 읽다가 잠시 멈춘 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좋았던 부분이다.

p 5 “굳이 말하자면 요즘 자기계발 책에서 말하는 법칙을 나는 박봉성의 대작 만화에서 다 베웠습니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 그 만화를 곰곰이 읽으면 성공의 법칙이 완벽하게 담겨 있는 듯합니다, 결국 어떤 책이라도 읽는 사람이 받아들이기 나름이라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거기서 좋은 책이 결정됩니다. 두툼한 책을 지루하게 읽을지언정 한 문장에서라도 감동을 받거나 공감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나는 이런 생각으로 책을 읽습니다. 어떤 책이라도 내게는 도움이 됩니다. 한권의 책을 출간하려는 저자가 아무런 의도도 없이 쓰지는 않았을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꼭 저자의 의도를 파악해서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 책의 주인은 독자인 나지, 더 이상 저자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 나름대로 이해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독선적 판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책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지 않으려 애씁니다. 그냥 모든 책이 좋다고 생각하며 읽습니다. 가능하면 독선을 피하기 위해 모든 종류의 책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균형을 잡으려 합니다. 한마디로 나는 등급을 매기는 것이 싫습니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에 관련된 모든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일이 뭔지 따지기 싫으니 논리적 순서에 따라 일을 진행할 뿐입니다. 그게 일을 가장 쉽고 편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사실 서문 전체가 다 좋았다. 서문을 보니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갑자기 확 생겼다. 이 책의 저자는 강주헌씨는 현재 번역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불어과를 전공하고 대학에서 언어학을 강의하기도 하였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기획이란 무엇인가, 2부 해외 출판기획, 3부 프랑스의 출판기획과 독서교육 이다.

이 책은 출판에 대한 기획에 대한 책이지만 독서교육도 말하고 있고 읽다보면  저자의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된다. 아이에게 책을 읽게 하지 않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상상으로 그림을 그리게 했다는 이야기에서는 무릎을 쳤다. 나도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부에 소개된 해외 출판 기획은 해외 출판사들이 말하자면 출판기획에 철학을 가지고 있음을 소개한다. 책 출판은 단지 돈벌이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말이다.

예를 들어 p 88에 나오는 프랑스의 알리아 출판사는 “다른 출판사가 출판하고 싶어 하지 않는 책을 내놓는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불변 원칙이 있다.

p 89 “첫째, 앞에서 말한 것처럼 다른 출판사와는 다른 길을 간다는 것이다. 둘째, 복잡한 성공을 생각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는 아주 중요한 원칙으로, 인문과학의 미래에 대한 아주 낙관적인 생각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다.

p 101 “책의 소비는 독서에 있다. 독서가 독서를 낳는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공급이 소비를 낳는다고 배웠다. 적어도 출판은 그랬다. 따라서 공급자 우선이었다.”

이런 생각으로 책을 내는 이 출판사는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망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2부에 소개된 해외 출판기획은 우리나라와는 다른 출판기획과 더불어 출판에 대한 철학도 말하고 있다. 바로 p120 “출판은 교육이다. 문호가가 아니다. 우리는 곧잘 이렇게 말한다.  출판은 교육이고, 대중에게 나아갈 길을 인도한다고.”라는 말처럼 말이다.

p 121 “책은 어떤 분야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밝히는 것일 뿐이며,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지 않을지는 오로지 독자의 몫이다. 정말로 좋은 책은 독자에게 그런 판단력을 키워주는 책이다. 달리 말하면 기초에 충실한 책이다. 기초는 영원하다. 기초에서 창의력이 생기고 판단력이 생긴다.”

저자가 얼마나 책을 좋아하고 또한 독서를 통한 교육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알 수가 있는 부분이다.  특히, 프랑스의 작가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에 대한 구절과 저자의 주장은 길게 여운이 남았다.

p 191 “읽다 라는 동사는 명령법이 어울리지 않는다. ‘사랑하다’ ‘꿈꾸다’라는 동사만큼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동사다. 물론 “나를 사랑해줘” “꿈을 가져라!” “책을 읽어라!” “책을 읽으라고 했잖아!” “당장 네 방에 들어가 책을 읽어!” 라고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입만 아팠다.

녀석은 책에 얼굴을 묻고 잠이 들었다. 갑자기 활짝 열린 창문이 눈에 들어왔다. 창문으로 몰래 빠져나갔다. 책에서 달아나려고! 하지만 잠결의 꿈이었다. 책은 여전히 녀석의 앞에 펼쳐져 있었다. 우리가 녀석의 방문을 열어보면 녀석은 책상에 앉아 책에 몰두에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도둑걸음으로 녀석의 방에 다가가도 녀석은 잠결에도 그 조심스런 발걸음 소리를 들었다.

페나크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독서의 자유’이다, 페나크가 이 책에서 천명한 ‘독자의 절대적 권리’에서 이러한 정신은 잘 드러난다. 1.책을 읽지 않을 권리, 2.건너뛰며 읽을 권리, 3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책을 다시 읽을 권리, 5.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6.현실과 소설의 세계를 혼동할 권리, 7.아무 곳에서나 책을 읽을 권리, 8.골라 읽을 권리, 9.큰소리고 읽을 권리, 10.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이다. 프랑스의 대 혁명적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독자의 절대적 권리’이다. 무엇이나 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이다. 한마디로 자유로운 글 읽기를 주장하는 책이다.“

이것은 프랑스 작가의 말을 빌었지만 저자의 책읽기 또한 이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의 이런 생각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조금은 딱딱한 주제의 책도 이렇게 진솔하고 잔잔하게 풀어 낼 수 있구나를 알게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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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 / 한문화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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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제목이 먼저 나를 확 끌어당겼다. 얼마나 심오하게 글쓰기에 대해 생각했으면 뼛속까지 내려가라고 했을까.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자연스럽게 궁금해졌다.

이 책의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는 유태인이고 작가이자 글쓰기 강사이고 이혼경험이 있는 여성이다. 그리고 스스로 말하는 것처럼 페미니스트이다. 내가 그녀의 글을 통해 얻게 된 느낌은 그녀는 자신에 대해 진지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삶에도 진지하고 세상에도 진지하고, 그래서인지 그녀가 말하는 글쓰기도 진지하다.

이 책은 저자의 선(禪)체험이 바탕에 깔려 있다. 저자는 글쓰기는 자기 마음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글쓰기는 마치 구도를 행하는 듯하다. 그리고 그래서 더 좋았다. 삶에 대한 철학적인 내용은 정말 감동이었다.

p39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한 것은 그저 사람마다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세에서 그 때를 만날 수도 있고 죽은 후에야 찾아올 수도 있다. 빠르고 늦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계속 써라.”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관조적인 철학을 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나는 평소에 내가 쓴 글이 나를 대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글과 나는 같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탈리는 이런 고민을 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P 67 "나와 내가 쓴 작품은 별개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라. 물론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반응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상관없다. 우리가 힘을 얻는 것은 언제나 글 쓰는 행위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P69 “시에 들어가 있는 단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 몸을 빌어 밖으로 표출되었던 ‘위대한 순간’이다. 그 순간을 잡아내 그로 옮길 수 있도록 항상 깨어 있는 것이 작가가 할 일이다.” 
 

또, 무엇을 써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에서도 저자는 두려움 없이 써야 한다고 말한다. 
 

P 71 “작가는 두려움 없이 무조건적으로 모든 것을 써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글쓰기와 인생 그리고 정신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런 경계가 없다. 자동차를 먹는 사람을 창조해 낼 정도로 생각을 자유롭게 하는 사람만이 개미를 코끼리로 만들고 남자를 여자로 바꿀 수 있다.”

저자는 이렇게 글쓰기와 내면의 일치를 말하고 있다. 저자의 선(禪)체험이 드러난다.

P 72 “마음이란 순식간에 위대한 도약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저자는 이렇게 삶을 뛰어 넘는 경지를 말하는 내공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P 92 “결국 당신은 돈을 버는 일보다 글을 쓰기 위해 바보가 되는 것도 무릅쓰는 글쟁이의 인생에 더 끌리고 있는 것이다.”저자는 진정한 글쟁이다. 
 

그리고 저자는 어떻게 글을 써야하는지 정말 제대로 안내해 준다.

P 117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이를테면 분노라는 단아를 사용하지 않고서, 무엇이 당신을 분노하게 만드는지 보여주라는 뜻이다. 작가는 슬픔과 기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독자의 마음을 슬픔과 기쁨의 골짜기로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P 164 “그래도 또 다른 노트를 꺼내, 다른 만년필을 잡고, 쓰리. 그냥 쓰고, 또 쓰라. 세상의 한복판으로 긍정의 발걸음을 다시 한 번 떼어 놓아라. 혼돈에 빠진 인생의 한복판에 분명한 행동 하나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 그냥 쓰라. 그래! 좋아! 라고 외치고, 정신을 흔들어 깨우라. 살아 있으라. 쓰라. 그냥 쓰라. 그냥 쓰기만 하라.”

P 183 “글쓰기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만약 당신이 글을 쓰는 이유를 찾아낸다면, 그것은 어떤 이유든지, 글 쓰는 행위를 부정하기보다는 자신을 더 깊이 불사르며 글쓰기 속으로 몰입하게 해 줄 것이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또는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어 하는가?라고 묻되, 깊이 생각하지는 말라. 그 대답은 펜을 잡고, 종이 위에 분명하게, 단정적인 진술로 하라.”

이번 책은 정말 모든 구절이 좋았다. 책의 구절 하나하나가 마치 수도를 하는 수도승처럼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처럼 나를 빨아 들였다. 특히,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구절은 바로 내가 내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치 이 구절은 이 책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P 219 “작가가 되려면 아주 깊은 믿음이 따라야 한다. 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가장 깊은 진실이다. 그리고 만약 작가가 아니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작가가 되는 것, 이것이 내가 이 세상에서 나머지 인생동안 가야 할 길이다. 나는 이 사실을 다시 또 다시 기억할 것이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이 좋았지만 이 구절은 정말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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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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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이번 책 “나는 왜 쓰는가”는 조지오웰이라는 거대한 지성이 쏟아낸 많은 지식과 지성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책이다.

저자 조지오웰은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동물농장’과 ‘1984’로 유명한 소설가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조지오웰이 굉장히 정치적인 저널리스트였고 마치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것처럼 쏟아내는 그의 지성에 감탄스러울 뿐이었다. 
 

20세기가 막 시작할 때 태어나 우리나라가 전쟁을 시작한 해에 돌아가셨으니 현대 세계사에 가장 큰 사건인 1.2차 세계대전을 겪은 시대의 지성인이었던 것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문체에 “~라고 하는 것은 난센스다”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한 것이었는데, 이 문체가 아주 시니컬하면서도 비판적인 작가의 성격이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이 왜 정치나 이념이라는 집단의 지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20세기가 막 시작한 그 시대는 이념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사회 과학적으로 비약적인 발견과 발전으로 인한 큰 조류에 사람들이 많이 휘둘리던 시대였다.

조지오웰은 굉장히  정치적인 사람인 것처럼 보여 진다. 그는 칼럼리스트였고 또 이시대의 사람들은 지성을 갖추었든 아니든 상관없이 모두 정치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두 전쟁에 동원되었던 시대였으니 말이다. 
 

누구도 정치와 이념에서 벗어날 수없는 시대였다. 그야말로 역사의 소용돌이 그 중심에 살았던 작가였다. 그러니 작가 자신이 말한 것처럼 정치적일 수밖에 없었으리라.

p 297 “1936년부터 내가 쓴 심각한 작품은 어느 한 줄이든 직간접적으로 전체주의에 맞서고 내가 아는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것들이다. 우리 시대 같은 때에 그런 주제를 피해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내가 보기엔 난센스다. 누구든 어떤 식으로든 그런 주제에 대해 쓰고 있는 것이다. 그저 어느 쪽을 편들고 어떤 접근법을 따르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편향을 의식하면 할수록, 자신의 미학적. 지적 진정성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정치적으로 행동할 기회가 많아지게 된다. 지난 10년을 통틀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이었다. 나의 출발점은 언제나 당파성을, 곧 불의를 감지하는 데서부터이다”

조지오웰은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를 제대로 간파하고 있었으며 시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도 생각했던 것 같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도 하염없이 말을 쏟아내는 그의 달변에 그저 감탄하며 글을 읽었다. 아내의 사망이후 입양한 아들 리처드를 헌신적으로 돌보았다는 오웰이 남긴 육아에 대한 말에 지금 21세기를 살고 있고 여자인 나하고도 같은 공감대를 갖게 되어 신기하기도 하다. 오웰은 육아를 “어린 시절을 완전히 다시 겪는 기분이다”라고 했단다. 그리고 마치 지금의 세상을 말하고 있는 부분도 참 인상적이다.

p 63 “나는 작가다. 모든 작가는 ‘정치에 거리를 두려는’ 충동을 느낀다. 평화롭게 책을 쓸 수 있도록 내버려두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상은 기업형 슈퍼마켓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기를 바라는 구멍가게 주인들의 꿈보다도 실현 불가능한 것이 되어가고 있다.”

책에서 말한 것처럼 100년 전의 노숙자나 지금의 노숙자의 모습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또, 오웰이 말한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든다는 것”에 대한 그의 시각를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p 279 “1940년부터 나는 2월이면 항상 이번엔 겨울이 영영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하계의 여왕인 페르세포네는 두꺼비처럼 거의 같은 때만 되면 죽은 것들 가운데서 일어난다. 그리하여 3월말쯤이면 느닷없이 기적이 벌어지며, 내가 사는 형편없는 빈미가도 변모한다. 광장에 있는 거무튀튀한 쥐똥나무들은 연초록빛으로 변하고, 밤나무 잎들은 점점 두꺼워지고, 수선화는 고개를 내밀고, 꽃무는 움을 틔우고, 경찰의 제복 상의는 기분 좋은 푸른빛을 띠고, 생선 장수는 소님을 비소로 맞이하며, 참새는 온화한 기운을 느끼고 지난 9월 이후 처음으로 목욕할 용기를 냈는지 빛깔마저 달라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봄을 즐기는 것은, 그리고 다른 계절의 변화를 즐기는 것은 잘못인가? 더 정확히 말해. 자본주의  체제의 사슬에 묶여 우리 모두 신음하고 있는데, 아니면 아무튼 신음하고 있어야 하는데, 찌르레기 지저귀는 소리 때문에, 10월의 잎 노랗게 물든 느릅나무 때문에, 혹은 돈도 안 들고 좌파 신문 편집자들이 계급관이라 부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은 다른 자연현상 때문에 더 살만할 때가 제법 있다고 말한다면, 그게 정치적으로 비난 받을 일인가?”

아무튼 읽기에 쉽고 순조로운 책은 아니지만 한 시대 지성인의 깊은 고뇌의 흔적을 따라가 보는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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