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종말
그레이엄 그린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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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종말>이라는 제목과 함께 시작되는 첫 페이지에 누군가에게 보내는

'C에게'라는 것부터 궁금해진다. 한 남자의 사랑과 증오 그리고 섬세한 내면 묘사, 한 여자의 일기, 두 남자의 애증의 관계를 읽어가는 동안

많은 인덱스를 붙히며, 책을 접어놓기도 한다.


다 읽고 나서야 'C'의 정체를 알게 된다.

실제로 '그레이엄 그린'은 캐서린과의 염문을 숨기려 하지 않고,

이 소설의 창작 동기가 되었음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랑과 증오라는 감정을 우리는 증명할 수 있을까?


"슬픔과 실망은 증오와 흡사해서 자기 연민과 신랄함으로 사람을 추하게 만든다.

또한 우리를 매우 이기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p.286)


'밴드릭스'와 '세라'의 관계를 '불륜'이라 불리는 것을 걷어내고,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관계로 바라본다면, 강자와 약자 또는 갑과 을의 관계로

바라보게 된다. 그런 갑과 을의 관계속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들의

표현들을 통해서 작가 혹은 주인공이 왜 '증오의 기록'이라고

불렀는지 이해가 된다.

단지 '기록'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굳이 증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시심이 없고, 자유의지도 없는 인물들이다. 우리의 유일한 가치는 어느 시점, 어느 장소에서 살아 있는 인물이 움직이고 말하는 장면을 꾸미는 데 도움을 주고, 성인들이 그들의 자유의지를 발휘할 기회를 제공해 주는 데 있을 따름이다."

(p.339)


갑자기 종교적인 이야기가 나오지만, 다행히도 '해제'부문에서 그런 종교적인 측면은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종교라는 것에 너무나 무지한 나에게 당황스러웠지만, 읽어가는 동안 그 부분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읽어가도 크게 무리가 되지 않았다.


'자유의지도 없는 인물들에게 성인들이 그들에게 자유의지를 발현하게 하는

표현'은 나에게 역설적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주변의 상황에 맞추어 등장 인물이

되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고통스러워하는 한 살아있는 것'이라는 말처럼 사랑이라는 감정은

우리에게 질투와 불안함 그리고 증오와

함께 오기도 하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비록 불륜이라는 소재가 들어있지만, <사랑의 종말>을 통해서 '사랑'이라는 감정과

그에 따르는 다양한 행태를 생각해볼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 사랑의 종말에 이르렀던 것 같아.

우린 달리 함께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 (p.119)


리딩 투데이 지원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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