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8집 - Atomos Part Moai [1st Single]
서태지 노래 / 예당엔터테인먼트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앨범에 뮤지션의 설명이 없다는 건, 변명을 할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인가? 아니면 상상의 다변화를 유도하는 것인가? 어쨋든 나처럼 시간이 없어 뮤직비디오를 볼 수 없는 사람에게 설명조차 없는 건 분명, 불친절이다.

서태지가 한참 잘나갈 무렵, 난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그닥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예의차원에서 베스트앨범을 듣고는 모나지 않은 전문가의 솜씨를 보았다.

음악적인 어떤 이론에 밝지 않은 나로서는 모라 말할 수는 없지만,

그가 이제 서른 중반을 가지 않나? 싶은데, 여전히 그는 20대의 불안정한 혹은 여린 얼굴과 목소리를 하고 있다. 전문가의 모난 테크닉인가 싶으면 귀에 익은 멜로디다. 가사를 꼼꼼히 살펴보질 않아서 종합적인 판단은 미루는 중이다.

어찌되었든 누구는 서태지를 최고의 문화상품이라고 하는데.

서태지라는 인간과 그의 음악은 하나로서 인식되고 들려지니 불리한 게임은 아니다.

모나지 않은 전문성과 대중성, 서태지가 가진 최고의 자산이다. 그의 외모처럼.

친절한 뮤지션은 아니지만, 앨범을 사서 후회하지는 않았다.

곡이 많지 않아서 아는 사람이면 무지 욕했겠지만, 자신의 사생활을 철저하게 감추는 서태지라 시비할 것도 많지 않다. 이래저래 자기 보호막은 단단히 쳐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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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안토니오 스쿠라티 지음, 이현경 옮김 / 낭기열라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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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경험이 있는 사람은 삶이 사실은 장거리 경주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 경주에서는 튼튼한 신체와 무딘 정신이라는 자산을 가진 사람이 앞서가게 되어 있지요. 무딘 정신은 끈기를 갖고 경주를 완주하는 데 꼭 필요합니다. 젊은이들을 판단하고 이 사회의 미래를 위해 그들을 선별해야 할 임무를 맡은 우리는 이런 진실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무감각, 무관심, 평범한, 무지를 가진 예리하지 않은 학생을 진급시켜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라는 목적에 적합한 인간을 만드는 이런 무능력을 높이 평가해야만 합니다. (p391)

 

학교의 교사들 사이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 선생은 자신의 철학을 이렇게 드러냈다. 무심하고, 무감하고, 무관심하게 사는 사람이 경쟁력 있고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거다. 사실 나의 경험으로 봐도 이건 거의 맞는 말 같다. 특이하고, 자유롭고, 비판적이고, 예민하면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다.

나는 작가가 이런 세상을 얘기하면서 왜 학교문제를 소재로 삼았을까? 궁금했다.
아마 우리 인간의 시간 속에 가장 예민하고 자유로운 정신을 치열하게 앓는 시기가 청소년기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시기의 아이들이 학교라는 제도 속에서 로보트처럼 만들어지는 과정은, 많은 청소년들을 자살로, 낙오자로, 실패자로 만들고 있다. 따라서 학교라는 공간은 우리사회의 부조리를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아이들을 통해 극단적으로 조명해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안드레아 선생은 학창시절 지적욕구와 탐험심이 거세된체 위선이라는 것을 느끼면서도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선생이다. 가슴 속에는 고뇌가 가득찬 체, 사회에 부분적으로 적응에 성공한 사람.

자신의 '인간성'과 '진실'을 지키는 것, 세상의 부패와 부조리와는 동화되거나 타협할 수 없는 정신을 갖고 있었기에 안드레아 선생은 학생들에게 지지받지 않았나 생각된다. 학생들은 선생을 보면서 인류의 조그마한 진실과 희망을 발견햇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안드레아 선생이 학생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것은 좀 현실성이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좋은 선생,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학생들이 좋아하지는 않잖아요. 현실에서는 오히려 '바보취급'당하기도 하구요. 너무 비관적인가?)

안드레아 선생은 그나마 양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어른들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그야말로 이 험난한 세상의 '생존자'이다. 위선과 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고뇌하는, 도저히 무감해지지 못하는, 그렇다고 세상을 등지지도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생존자. 그래서 그는 자살보다는 일상의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경계의 삶을 살고 있는 자의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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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출산
미셀 오당 지음, 장은주 옮김 / 명진출판사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임신과 출산은 오직 여성만의 일인가?

임신과 출산은 누구나 겪는 개인적 사건에 불과한 것인가?

이 책은 인권분만에 대해서 소개한 책입니다. 인권분만이 무엇이고, 최근에 남용되고 신격화되는 의술의 남용과 오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임신하기 전까지는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 무지했을 뿐만 아니라,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저 막연히 무섭다는 생각만 했었습니다. 그러나 임신을 하고 나서 고통스런 입덧을 거치고 불편한 임산부의 몸으로 생활하면서 나와 내 주변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임신과 출산에 대해 무지하며, 다만 그것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고, 분노(?)도 생기게 됐습니다. 입덧으로 직장을 못나가는 것이 저의 잘못일까요? 불편한 배불뚝이로 직장일을 하는 것이 당연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책은 임신과 출산이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대해 확신을 심어준 책입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임신과 출산을 다음세대,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기 때문에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개인의 임신이 사회전체를 뒤흔드는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죠.

미쉘오당의 이 책은 70년대 프랑스에 막 인권분만이 시도되는 당시의 상황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나라에는 아직도 미쉘오당의 충고와 조언이 산과학에 적용되니, 우리나라의 인권 수준이 얼마나 불균등하고 질이 낮은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출산은 엄마와 아기의 건강과 정서를 고려하여 이루어지기 보다는 병원과 의사들의 편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의학  현실에 대한 진단은 섬뜩할 정도입니다.

올바른 의학의 출발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연적 치유력, 생명의 힘을 최대화하고 생명존중, 인권존중이 밑바탕되었을때만이 개인의 삶의 긍정성을 넘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이 책은 조용히 말하고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시는 엄마, 그리고 아빠들께서는 이 책을 통해 편안하고 아름다운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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