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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쏟다
고만재 지음 / 마들렌북 / 2019년 11월
평점 :
모든 꼭지의 이야기들이 작가가 일상에서 겪은 실제의 이야기들이란다.
우리가 매일 겪게 되는 일들이지만 아무 감흥도 흥분도 없이 지나치는 일들에 작가는 감동을 주고 웃음을 자아내게 하며 생각하게 만든다.
또 주문을 했다.
연말을 맞이해 주변에게 선물하고 싶어서다.
손녀를 향한 할머니의 사랑해~
많은 시간 소원했던 엄마와 50이 된 아들의 여행
이 빠진 과일 아저씨
수녀님의 우산 비닐
아~ 모든 글들이 추워지는 겨울날 나를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동시에 부끄러움이 들게 한다.
난 예전에 시골 전철역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남자를 보고 뒷걸음치는 중에 어떤 남자가 쓰레기통 바로 옆의 자판기에서 차를 한 잔 뽑는 걸 보고 입맛이 뚝 떨어졌던 기억이 있다
그 남자는 그 차를 자기가 마시는 게 아니라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에게 건네는 것이었다.
나는 두고두고 그 일이 생각날 때마다 부끄럽다. 이 책은 나의 그날을 생각하게 만들었고 또 부끄러웠다. 오늘 출근길엔 전철을 타자마자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렸다. 주변을 돌아보니 나랑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아줌마가 이어폰을 귀에 꽂았지만, 상대편 말이 다 들렸다. 내용은 다단계에 투자하라는 거었다. 아줌마는 말이 다 들리는지도 모르고 속삭이며 대화를 했다. 완곡한 거절의 대화였다. 5개 역을 지나며 말해줄까 말까를 고민했다. 주변을 돌아보니 다들 무관심이다. 나는 안타까웠지만 말을 못하고 쳐다만 보다가 내가 내릴 역이되고 말았다. 내가 내리려는 찰나 뒤에 있던 아저씨가 아줌마에게 말해주는 걸 보고, 나는 휴~ 안심을 하는 동시에 나는 왜 미리 말해주지 못했을까 반성을 했다.
작가는 이런 순간에 어찌했을지 안 봐도 훤히 보이는 것 같다.
이런 저런 일상들의 에피소드가 곱게 엮여진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