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맘에 안 들어

내 인생 맘에 안 들어 - 엣지작렬 싱글女와 명품간지 기혼女의 발칙한 반란
제인 그린 지음, 이지수 옮김 / 황금부엉이 / 2010년 2월

얼핏 얼마전 드라마에서 김혜수가 주인공으로 나와 엣지녀 열풍을 몰고 왔던 것처럼

이 소설의 주인공 역시 맨손으로 시작해서 온갖 최고 브랜드로 아파트를 꾸미고
피부와 몸매를 관리하며 살아가는 영국 런던의 잘나가는 여성지 특집팀장이다

 

돌발적인 아이디어조차도 동물적인 감각으로 상업적인 대박거리를 찾아내는 편집장덕에

보잘것없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 뼈속깊은 명문 윈슬로 가문으로

시집을 와서 윌스트리트에 근무하는 능력있고 자상한 남편과 예쁜 아이들과 남부럽지

않는 상류층 생활을 누리는 유부녀와의 라이프 스와핑을 체험하면서 서로 진정한 자신의

모습과 참된 사랑과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 깨달아가는 과정이 화려하면서도 재밌게 펼쳐진다.

 

케이블 텔레비젼에서도 부인을 바꿔서 살아가는 라이프 스와핑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있으나

싱글녀와 가정이 있는 유부녀의 역할바꿔 살기는 또다른 측면의 성적 긴장감과 묘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물론 이책의 주인공들은 서로간의 신의와 약속을 지키려 노력하는

성실파에 속하여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기는 하기에 그 흔한 통속소설로 비취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다.

 

명품으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치장하며 유유상종 시기하고 질투하는 미국 상류층

유한주부들의 사치와 허영 퍼레이드를 보노라면 얼핏 부러운듯한 그들의 삶도

얼마나 피곤하고 지치기만 하는 껍데기뿐이 삶인지를 알게되고

명품하나 없는 지극히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이지만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일상의 아기자기한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풍요롭게 하는것인가를 깨닫게 해주며 위기속에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준다.

 

자본주의 물질문명으로 가득한 현대인의 빠쁜 삶속에서 정신없이 살다가다가

라이프 스와핑 경험을 통해 그제서야 객관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진정으로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깨달음을 얻었던것처럼 우리에게도 한번쯤은

일상에서 벗어나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런지도 모른다. 

 

이책의 저자 역시 소설속 주인공처럼 잘나가는 직장을 한순간에 그만두고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찾아 소설을 쓰고 채소밭을 가꾸고 자녀들과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하며

살아가기에 자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거 같기도 하기에 더더욱 설득력있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