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언론을 통해서 누구보다도 알찬 삶을 충실히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낸

저자의 운명소식을 들으면서 아쉬운 맘을 지울수 없었는데

병상에서도 마지막 열정을 불태워가며 완성시켰을 그녀의 에세이집을 손에 들고보니

읽기도 전에 가슴한켠이 짠해진다.

 

친구들과 제자들 부모님과 조카들 등 저자의 삶가운데 구체적으로 인연이 닿았던

사람들과의 소소한 일상들을 통해서 보고 듣고 느끼며 깨달은 바를 진솔하게 풀어놓은

그녀의 에세이집은 삶이란것이 얼마나 많은 축복으로 가득한 것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준

생활자서전같은 느낌이 든다.

 

목발에 의지한 1급장애와 세번의 암선고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의 연속에서도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고 믿으며

불굴의 의지로 이겨내며 희망과 기쁨의 삶을 전파하며 영문학자로서 번역가로서 명수필가로서

살아온 삶을 기적이라 행복하게 말하고 그렇게 살아간 삶은 우리에게도 살아갈 기적만이

남아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지고가는 짐이 너무 무겁고 힘들고 아파하면서도 하루하루 견뎌내고 살아내며 인간자체에

대한 선함을 믿고 매일매일을 기적으로 일궈낸 그녀의 진솔한 삶을 읽노라면

사소한 일에도 쉽게 포기하고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활짝 웃는얼굴로 짠~하고 나타나

'괜찮아'하며 토닥거릴것만 같다.

 

삼총사로 그녀와 진한 우정을 나눴던 괴짜화가 김점선은 암덩어리를 축복처럼 받아들이고  

살다 두어달전 먼저 간 하늘나라에서 예의 활짝 웃는 얼굴로 그녀를 맞았을 것이며

삶과 문학을 나눴던 이해인수녀 역시 암투병중이니 참으로 운명이 아닐까 싶다.

 

로키산맥의 매서운 바람과 눈보라속에서 무릎꿇어가면서도 순응하며 살아낸 나무로

심금을 울리는 명품 바이올린이 탄생하듯이.. '뼈만추리면 산다'는 깨달음과 믿음으로

잔인한 운명에 때로는 맞서고 때로는 친구먹으며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몸소 보여준

저자의 삶은 팍팍한 일상가운데 힘들고 지쳐 자칫 멈추고도 싶은 우리들에게 다시금

뛰고 달릴 수 있게 하는 용기와 결단력을 제공해준다.

 

어떠한 어려움도 기쁘고 즐겁게 받아들이며 '당당하게' 매일매일을 살아낸다면

그렇게 살아내며 익숙해진 삶 자체가 기적이 되어 저자의 못다한 살아갈 기적까지 우리의

후손들에게 이어져 끊임없이 완성되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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