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입에 달고 부르던 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오늘 저녁 뉴스에 나온 스님들의 하안거 명칭도 통일법회이듯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숙명적인 숙제가 곧 남북의 통일임을 부인할 수 없다 수십년동안 전혀 다른 체제로 굳어진 남과북이 오랜시간을 두고 서서히 하나씩 개방되고 교류하며 하나가 되어가면서 종국에는 모든면에서 통일 되는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 정석일진대 이소설에서 묘사한 흡수통일이후의 조국의 혼란상은 잔인하다 못해 끔직할 정도이다. 수술이후 10분이상 걷는것 조차 힘들어한다는 김정일의 건강이상과 공고하지 못한 후계체제의 불안에서 오는 극단적인 세력다툼 언제든 불거져 나올 수 있는 군부의 독단 북핵문제를 둘러싼 주변국과의 갈등과 긴장감이 높아진 남북의 대치 아님 전혀 예상하지 못한 또다른 원인 등으로 인해 미국이나 우리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어느날 갑자기 통일조국이 현실이 되어 버렸을 때.. 비록 지금은 소설속의 묘사이긴 하지만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총기류와 마약의 공공연한 유통 밤의 세계를 지배하는 그리고 부패한 경찰과 결탁한 조직폭력배 통일의 혼란을 틈탄 대포인간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 등 무법천지의 세상은 마치 초창기 미국 마피아시대를 연상케하며 과연 급작스런 통일이 이런결과를 가져오면 어쩌지하는 현실적인 불안감이 생겨나곤 한다. 북한인민군 출신인 주인공의 관점에서 바라본 통일조국의 혼란은 통일에 대비하는 우리에게 섬뜩한 경고를 주고 있으며 용어조차 생소하긴 하지만 현실적이고 세밀한 묘사를 통해 지금 현재 북한체제에 대한 이해를 드높이기도 한다. 저자의 주장과 같이 경제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주의 사회의 습성이 더 큰 문제기에 어찌보면 몸에 배인 서로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부터 복잡하게 얽힌 통일문제에 대한 해결점의 출발이 아닐까 싶다. 유토피아가 현실이 아니듯 이 책에서 묘사한 디스토피아도 분명 현실이 아닐 것이다..다만 분단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자본주의 체제의 치명적인 습성을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버리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서 이땅에서도 이미 가까이 다가선 통일조국의 땅에서도 최대다수가 최대한 행복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하나 찾아가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우선 개개인의 가진 이기적인 욕심의 끈부터 내려놓는 것이 천문학적인 통일비용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