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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전 3 - 천추태후
문재인 글, 그림소프트 그림, KBS 한국사傳 제작팀 원저 / 세모의꿈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기나긴 역사에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역사물은 소설이든 드라마든
그 방대한 분량 자체만으로도 읽거나 시청하는 데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다큐멘타리 영상물은 더더구나 역사적인 팩트에 충실하느라
극적인 드라마적 요소나 과장된 모습을 가져올 수 없어 자칫 지루하기 그지없다.
이책은 공영방송의 역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화시리즈로 나온 것으로 특히 초등학생들이 우리역사 알기에
편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높이 살만하다.
빛의 신 환웅과 어둠의 신 공정마왕의 기나긴 싸움과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도 선보인 바 있는 4대 신물의 등장
이를 찾아 환타지모험에 나서는 주인공 단과 그 일행
그리고 시리즈물 전체를 관통하며 한국사를 익히는 과정으로
한국사전이라는 거대한 종을 완성시킨다는 일관된 얼개는
판타지와 역사적인 사실을 씨줄과 날줄로 엮듯 교차하여 멋진 역사시리즈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특히나 이번시리즈의 주인공인 천추태후이야기는
기 방영된 한국사전 다큐멘터리와는 별개로
오랜 공백을 깨고 주연으로 열연을 펼치는 채시라와 함께 강감찬역의 이덕화등
현재 방영중인 대하드라마 천추태후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왕건의 건국이야기와 세차례에 걸친 거란의 칩입 그리고 서희의 담판으로 획득한
강동육주, 강감찬의 귀주대첩으로만 인식되었던 고려초기의 역사를
천추태후를 중심으로 새롭게 조명해 본다는 점에서 정사위주의 일방적 역사관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균형잡힌 시각을 청소년들에게 제공해 있을 듯하다.
고려왕실의 주요가계도를 도표로 설명해 주는 부분은 만화속 주인공들의
관계를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어 좋았으며, 우리나라의 역사를 통틀어
심지어 어떤면에선 오늘날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여성들에 대한 동등한
대우를 해준 고려시대 남녀평등 정신을 잘 살려 이어오지 못한 점은 아쉽기만 하다.
한정된 지면에 고려시대 초창기의 중요한 역사적 사실과 갈등관계를
알기쉽게 조명하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으나 섭정임에도 불구하고
천추태후가 시대의 여걸로 당당하게 고려의 기상과 정통성을 살리려 노력한
역사적인 사실들 즉 어떻게 거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송나라와의
균형잡힌 실리외교를 펼쳤으며 불교를 숭상하고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진정책의 꿈과 의지를 펼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만화 자체로 본다면 화려한 색감과 첨단을 달리는 헤어스타일 그리고
파격적인 성격설정등으로 마치 퓨전사극 드라마를 보는 듯하며
중간중간 역사적인 사실들을 친절하게 설명해 줌으로써
과감한 생략과 함께 자칫 판타지적인 요소로 인해 혼동될 수 있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올바른 지식전달에 도움을 준다
또한 책속부록의 문제교실과 논술교실은 만화 자체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역사공부와 논술공부가 될 수 있게 배려하였으나 조금 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여 심도있는 공부와 멋진 토론까지 이어지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