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4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윤진 옮김 / 민음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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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잘생긴 작자는 어떤 인간이길래 처녀작에서 이런 심오하고 난해하며 복잡하기 그지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을 수 있는지..
내 사고의 폭은 왜 이리 좁고 얕은 것인지...
 

말하는 것이 두렵다.

낯설거나 낯선 사람 앞에서 나는 무엇을 입으로 쏟아내야 할지, 감각은 마비된 것 처럼 내부에서만 방황할 뿐이다.

그들이 내게 갖고 있는 선입견에 딱 들어맞지도 않는 그렇다고 나를 여과없이 드러내지도 않는, 적당히 평범하며 적당히 적절한 단어를 골라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나는 왜 평범하게 이야기하고 보통처럼 행동하지 않을까?

나는 왜 타인에게 지나치게 소심하며 약간 이상하거나 특이한 사람인가?


인간의 언어라는 것은 어쩌면 가장 불완전할지도 모른다.

언어라는 표현수단에 길들여지고 익숙해진 우리는 그 불완전만큼 더욱 불완전해지고 익숙해지고 있는지도......

'언어'를 잃어버리면 좀 더 완전해 질 수 있을까?


'아담'의 말을 이해할 순 없지만 난 '아담'과 같은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도 없는 아니 모두가 있는 그곳에서 집을 짓고 정원을 산책하고

벽에 기대어 먹고 자고 배설하고 생각하고 울고 슬퍼하고 싶다.
모두가 나를 내버려두는 곳에서 아무도 나의 존재를 모르는 곳에서

조용히

가만히

머물러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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