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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내가 주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김삼환 지음, 강석환 사진 / 마음서재 / 2021년 4월
평점 :
어느 날 아내가 떠났다.
내게는 온다 간다 말도 없이 긴 여행을 떠났다.
아내를 향한 그리움이 다발 다발로 묶여 내 몸을 휘감았다.
벽이 내게 말을 걸었고 나는 벽의 말을 받아 적었다.
그날,
당신의 치아
세 개를 수습했지요
3일 지나면 어딘가에 묻자고 생각했습니다.
ㆍㆍㆍ
49일이 지나면 당신과 내가 자주 다니던 길목 어디쯤에 묻으려 했습니다.
ㆍㆍㆍ
우리가 살던 아파트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홍은동 자락길의 소나무 아래에다 하나를 묻었습니다.
집과 홍제역을 오갈 때 늘 걸어 다니던 홍제천변 큰 돌 아래에다 또 하나를 묻었습니다.
물안개가 자욱이 피어오르던 강가를 지나며 마주쳤던 가평농막 수돗가의 큰 자작나무 아래에다 마지막 하나를 묻고 돌아섰습니다.
세 곳 모두 당신과 내가 좋아했던 곳들이지요.
그곳에 다시 갈 때마다 당신이 반겨줄 것으로 믿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이렇게 세월은 흐르고 나는 여전 합니다.
사랑한 당신,
안녕!
<당신의 치아 세 개> 중에서
한차를 타고 함께 여행 가던 중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내를 남편은 여행복 차림 그대로 배웅한다. 아내를 떠나보내고 나서 남편은 하염없이 걷고 또 걷다가, 한 번도 가까이한 적 없던 낯선 나라로 훌쩍 떠난다. 살아생전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를 함께했으면 좋겠다던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 책은 아내와 사별 후 걷고, 떠났고,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통해 눈물을 이겨낸 방법을 뜨겁게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사막도시 누쿠스로 떠난 저자는 코이카KOICA 국제봉사단으로서 카라칼파크국립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 그는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한국을 통해 인생의 꿈을 노래하는 우즈베키스탄의 청춘들을 통해 살아갈 힘과 활력을 얻는다.
인생에서 가장 큰 정신적 고통이라는 사별을 겪고 나서 저자는 걷고, 떠나고, 다시 돌아오는 여정을 통해 영원히 출구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았던 터널에서 마침내 빛의 세상으로 걸어나온다.
사별한 이의 깡똥깡똥한 문장을 통하여 뜨거운 울림을 느껴보자.
책속으로
꽃길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스스로 가꾸고
다듬어야 진정한 꽃길이 되는 것이다.
꽃길은 스스로 만들면서 생기고,다듬으면서 완성되는 길임에 틀림없다.
내 인새의 꽃길은 어디 있을까,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꽃길은 따로 있는 게 아니다.오늘 내가 살아 있어 행복을 느끼는 이 순간에 나는 꽃길을 걷는 것이다.
오늘 하루 행복하게 살았다면 1미터쯤 정말 멋있는 꽃길을 걸었다고 생각하겠다.
"나에게 너의 손이 닿은 후 나는 점점 물들어,너의 색으로 너의 익숨함으로 나를 모두 버리고 물들어..."
ㅡ물들어,BMK
나를 모두 버리고 너에게 물든다는 것.
사랑은 내가 주어가 아니라른 것을 알려준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색으로 물드는 것이 그 사람 안에 머무는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즐거운 마음으로
괴로운 마음을 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