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깨달음은 특별한 화두와 수행을 통해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잠시 고개를 돌리면,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일상과 고요한 자연에도 깨달음의 보물이 숨겨져 있다. 도(道)의 법이 자연에 있고, 선(禪)의 뜻이 일상에 있다.<산중나한도> ㆍ만약 지식으로 앎을 안다고 하면손으로 허공 움키는 것과 같지.앎은 단지 스스로 자신을 아는 것이니앎이 없어져야 다시금 앎을 아네ㅡ청매인오,1548-1623,간도지지편ㆍ물건이 남으면 ‘부(富)’라고 부르는데, 이 부를 바라는 마음을 ‘빈(貧)’이라 한다. 반대로 물건이 부족하면 ‘빈’이라고 하는데, 이 빈에 만족하는 마음을 ‘부’라고 부른다. 이처럼 부귀는 재물이 아니라 마음에 있는 것이다. 이는 옛 학자의 가르침이다. 쇠똥 지핀 불에 구운 토란을 부귀와 명성과 바꾸지 않은 나찬 선사의 마음이 이와 같지 않았을까.<나찬외우도> ㆍ선화(禪畵)는 불교의 한 종파인 선종의 교리나 선종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을 말한다. 정신적 체험의 경지를 직관적 시각의 세계로 인도하는 것이 선화다. 다시 말해, 말이나 글로는 묘사될 수 없는 하나의 사건에 대한 회화적 은유에 가깝다. 형식이나 격식에서 벗어나 고도로 정제된 언어로 깨달음을 노래한 선시(禪詩) 또한 선의 가르침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무심히 툭 던진 시구 하나하나에는 궁극적 깨달음의 정수가 스며 있고, 시구 사이사이마다 무한의 우주가 펼쳐져 있다. 선시 역시 선화와 마찬가지로 선사들의 번뜩이는 깨달음과 선의 섬세한 정신을 표현한다.이 책은 39점의 선화와 이 그림에 담긴 숨은 의미를 풍부하고 생생히 드러내줄 39수의 선시를 가려 담고, 이를 쉽고 친절하게 읽어냈다.이 책을 통해 우리 자신의 삶과 일상을 목도하고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ㆍㆍ"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