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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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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 전에도 가끔씩 동네를 뛰기는 했지만 스트레스 받을 때 고작 5분에서 10분 정도 뛰는 정도였다. 그런데 어쩌다 5k 대회에 참가한 후 달리기가 취미가 되었다. 달리기에 관한 이런 저런 정보를 검색하다가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널리 알려진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달리기’라는 소재로 한 권의 책을 집필했다. 소설로 유명한 그가 달리기에 관해 어떤 얘기를 하고 싶어했을까? 그는 사실 수십 번의 풀 마라톤을 비롯해 100k 울트라 마라톤도 완주한 이력이 있다. 이 정도면 그에게는 달리기가 단순한 취미 그 이상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하루키의 원래 직업은 재즈 클럽의 사장이었다. 평범한 직장인 가정에서 자라난 그는 대학을 마치자 마자 작은 가게를 열었는데 실패하면 끝이라는 생각에 죽기 살기로 노력을 했고, 20대가 끝나갈 무렵에 빚을 갚을 수 있는 전망이 보이자 한숨 돌릴 수 있었다고 그는 회상한다. 소설가가 되려는 야심 같은 게 없었던 그는 아무 생각 없이 소설이라는 것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첫 소설로 신인상을 수상하고 두 번째 작품이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도 오르면서 그는 전업 소설가로서의 삶을 선택한다. 이 시점에서 하루키의 단호한 결단이 느껴진다.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다른 사람을 고용해서 가게를 살려 두는 게 좋지 않겠냐는 주변 의견들을 뒤로 하고 글 쓰기에 전념하기 위해 가게를 접은 것이다. 그리고 평생을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전업 소설가로 살아갈 생각에 체력을 키우고자 본격적인 달리기를 시작, 하루 60 개비나 피우던 담배를 금연, 아침 5시 전에 기상해 밤 10시 전 취침 등과 같은 엄격한 규칙을 만들고 실천한다. 이때 그의 나이가 서른 셋이었다.


이 책은 하루키가 보스턴, 하와이, 그리스 등 세계 각지에서 훈련을 하고 대회를 뛰며 느낀 달리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소설가로서의 삶을 돌아보는 내용이다. 소설 쓰는 방법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워왔다고 말하는 하루키다. 5k를 계기로 달리기를 시작한 나도 이 책을 읽은 후 풀 마라톤을 뛰었고 42.195km를 달린다는 것이 어떠한 고통을 마주한다는 것인지 직접 느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자신이 정한 규칙에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매년 풀 마라톤을 뛴다는 그는 아마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소설가의 모습과 다르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로 대단한 작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나는 달려가면서 그저 달리려 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원칙적으로는 공백 속을 달리고 있다. 거꾸로 말해 공백을 획득하기 위해서 달리고 있다, 라고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와 같은 공백 속에서도 그 순간순간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온다. 당연한 일이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진정한 공백 같은 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정신은 진공을 포용할 만큼 강하지 않고, 또 한결같지도 않다. 그렇다고 해도 달리고 있는 나의 정신 속에 스며들어 오는 그와 같은 생각(상념)은 어디까지나 공백의 종속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내용이 아닌, 공백성을 축으로 해서 성립된 생각인 것이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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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능력을 보여줄 것인가 - 당신의 가치를 빛나게 할 능력 어필의 기술
잭 내셔 지음, 안인희 옮김 / 갤리온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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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의 연구결과들을 흥미롭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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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 게임 - 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기술
데이비드 월러.루퍼트 영거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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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을 잔뜩 주는 프롤로그와는 다르게 읽어갈 수록 힘이 떨어지는 컨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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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의 경제학 - 왜 부족할수록 마음은 더 끌리는가?
센딜 멀레이너선 & 엘다 샤퍼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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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이 사용하는 ‘대역폭‘이라는 개념에 있어서 다른 분야 (뇌과학 등)와 함께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흥미로운 결과가 많이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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