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바다
예룬 판 하엘러 지음, 사비엔 클레멘트 그림, 이병진 옮김 / 세용출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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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시골집에 가면 밤에 잠이 오질 않았다.

규칙적으로 철썩거리며 바위와 모래사장을 때리는 파도소리가 귀에 설어서였다.

하지만, 에밀리오에게는 바다는 고요하기만 하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에밀리오에게 바다 뿐 아니라 세상은 모두 고요하다.

세상 모든 사람들로부터 심지어 자신의 아버지로부터도 이해받고 인정받지 못하고

자라는 동안 에밀리오의 가슴 속에는 분노와 슬픔이 쌓여간다.

다행히 하비에르 아저씨가 곁에 있어서

그의 입술을 통해 바다의 소리, 세상의 소리를 보게 된다.

그리고 세뇨라 안나의 도움도 받으면서

에밀리오의 가슴 속 분노와 슬픔을 조금씩 덜어낸다.

우리가 항상 듣고 있기에 별것 아니게 느끼고 있는 많은 소리들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들을 수 밖에 없는 에밀리오의 모습과 생각을 통해서

세상의 소리들을 새롭게 들을 수 있게 된다.

우리가 듣는 소리만이 진짜이고 에밀리오가 가슴으로 듣는 소리는 가짜라고

과연 말할 수 있을까?

세뇨라 안나의 손을 잡고 춤을 추면서 에밀리오는 고요한 바다를 향해

세상을 향해 용감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읽는 내내 가슴이 저리고 아팠지만,

에밀리오가 성장하고 일어서는 것을 지켜볼 수 있어서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쁨 또한

느낄 수 있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서정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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