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곰
프랑수아 플라스 지음, 함정임 옮김 / 솔출판사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박물관에 가면 우리가 살기 이전의 미지의 세상에 대한 것들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늘 신기하고 호기심이 생긴다.

인류가 차지하기 전 지구의 주인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지켜온 지구의 생명의 역사에 경외를 느낀다.

 

이 책 <큰 곰>은 박물관을 만나는 듯한 느낌으로 읽게 된다.

새들과 물고기들과 여러 동물들이 살고 있던 지구에

새로 나타난 종족 ......

그들은 걷기 위한 발굽이 없고, 죽이기 위한 이빨도, 찢기 위한 발톱도 가지고 있지 않다.

추위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다른 종족의 털을 빌려야 한다.

연약한 벌거숭이지만, 두발로 걷는 그 종족

그들이 바로 인류이다.

 

자연사박물관의 생명의 역사를 보는 것처럼 담담하고 다소 투박한 문체로 시작된 이야기는

카올이라는 아이의 탄생으로 인류의 진화를 이야기한다.

카올이 태어나는 날 엄마의 꿈 속에 나타난 큰 곰

그 이후로 카올의 존재를 지켜주는 수호신과도 같이 늘 함께 한다.

원시인류의 토테미즘을 떠올리게 하고,

우리 민족의 건국신화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터라

이야기가 더욱 익숙하게 느껴진다.

카올의 성장과 고난을 통해 우리 조상인 최초의 직립보행 인류들의 생각과 생활을 엿볼 수 있다.

픽션이지만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

곰의 목소리를 빈 카올의 포효가

지구의 새 주인 자리를 차지한 나약한 종족 인류의 현재를 암시하는 듯 하다.

 

동화로 알고 손에 든 책이 뜻밖에 넓은 상상력과 역사이야기를 담고 있음에

한편으로 놀라고 한편으론 즐거웠다.

그림책의 영역을 한뼘씩 더 넓혀가는 이런 작가들의 창작물을 접하는 반가움을

좀 더 자주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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