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최전선 - ‘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
은유 지음 / 메멘토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가 학인들과 진행한 글쓰기 수업을 옮겨 놓은 책. 저자는 글쓰기에 필요한 기본 근육을 찾아 연마하는 방법을 전한다. 수업을 듣는다기보다 사는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던 이유는 저자가 강조하는 글쓰기 방법론에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엔 잘 쓰고 싶어서 이 책을 잡았었는데, 다 읽고 나선 나의 삶과 생각을 진솔하게 옮기는 것으로 글쓰기 목표를 바꾸었다. 이전에 읽은 글쓰기 관련 책들도 충분히 좋았지만 이상하게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 습관대로 써버리곤 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자주 들여다 보고, 기존의 나와 다르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게 했다. 책의 뒤편에 글쓰기 수업에 읽은 참고 도서 목록이 있는데, 좋은 책을 찾아 헤매는 이에게 아주 유용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읽었겠지만, 누군가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극복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만나길 바란다. ⠀


- 나 자신에 대해, 그 삶에 대해, 이 세상에 대해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면서 조금씩 불편해지며 깨어 있는게 목표라면 목표였다. 31쪽 ⠀
- 키워드 글쓰기의 핵심은 ‘삶에 기반한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51쪽
- 그 과정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자기 취향이 무르익는 시간이고 자기 서사가 만들어지는 고귀한 체험이다. 107쪽
- 글쓰기는 이미 정해진 상식, 이미 드러난 세계의 받아쓰기가 아니라 자기의 입장에서 구성한 상식, 내가 본 것에 대한 기록이다. 124쪽
- ‘이 글을 통해 나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129쪽
- 글쓰기는 생각 쓰기다. 머릿속 생각을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이다. 문장이 길면 생각이 엉키고 문법이 틀리기 쉽다. 151쪽 ⠀ ⠀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러셀 서양철학사 ㅣ 을유사상고전
버트런드 러셀 지음, 서상복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에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럽게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인문학으로 일컬어 지는 하위의 학문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모르면 안되는 배경들이 존재 했다. 물론 1차도서로 읽어 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이겠지만, 까막눈으로는 읽으나 마나 한 일이었다. 한번쯤 철학사에 대한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책들이 만만치 않아서 미뤄두고만 있었다. 그러다 <한 달 읽기 프로젝트>를 통해 그 유명한 러셀의 서양철학사를 읽어보았다.

             

기원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은 인간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한 이해와 진리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책은 그러한 노력을 해 온 철학자들의 생각, 즉 철학의 역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최초로 철학적 시도를 한 밀레토스학파를 비롯한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 철학의 시작인 소크라테스와 오랫동안 살아남은 생각을 남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헬레니즘과 로마로 이어지는 고대철학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분량이 꽤 많은데 이어지는 철학자들이 그들의 사후에도 철학은 남아 엎치락뒤치락 한 것을 보면 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교부철학과 스콜라철학으로 대표되는 중세철학은 자세한 교회사와 정치사가 함께 실려 있는데, 근대 철학이 중세의 어떤 부분을 반박 했는지 혹은 받아들였는지 이해하는데 유용했다. 그 다음으로 근대와 현대 철학에는 꽤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서로 교류하고 비판했던 흔적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다. 특히 학파의 형성과 발전에 주목하는데 어떤 흐름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 여기에서 인간과 환경의 상호인과관계가 성립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철학을 거의 결정하며, 거꾸로 사람들이 형성한 철학이 환경을 거의 결정한다. 18쪽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것은 철학사의 연속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중간중간 역사적 배경에 설명을 할애했는데, 설명 시점이 아주 유효했다고 생각한다. 방대한 역사를 한권으로 서술하면서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저자 답게 이야기를 자체를 풀어가는 능력이 출중했기에, 나름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물론 이 책은 철학사이니 어려운 철학에 대한 설명도 비유를 통해 쉽게 전달하려고 했으며, 철학자의 개인적인 배경과 주요 저서에 대한 소개도 빼 놓지 않았다.

                   

- 경멸하면 가설로서 공감을 표현할 수 없고, 숭상하면 비판적 태도를 회복하지 못한다. 81쪽

                

특이한 것이 각 철학에 대한 비판을 실었다는 것인데, 찾아보니 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고 이해도 된다. 하지만 이 책은 러셀의 서양철학사이기에 러셀의 관점이 없다면 한 권의 책으로 엮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고전을 읽는 렌즈를 늘리고 싶다면, 그리고 더 멀리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도구를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 이 리뷰는 <을유사상고전 한 달 읽기 프로젝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토성의 고리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 창비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는 병원에 입원한 화자로부터 시작된다. 영국 동부의 써퍽주로 도보여행을 떠난 그는 여행 중 만난 과거의 흔적들에게서 강렬한 충격을 받았고 몸져눕게 된다. 그리고 퇴원 후 브라운을 연구하며 도보여행을 다시 기록한다. 기록의 순서는 기본적으로 여행지를 따르지만 그 안에 감상은 순서가 없다. 마치 주인공도 길을 헤매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본문 안에는 없지만, 맨 앞 목차에 소제목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것을 나침반 삼아 읽어내려 갔다. 책의 제목인 토성의 고리처럼 즉, 주인공은 여행을 하며 파괴된 결과 남게 된 파편들을 만난다. 그것은 주로 전쟁이나 침략,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의 서술을 통해 허망함이 남은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전해지는데, 이래서 주인공이 병을 얻게 됐나 싶을 정도로 참혹하다. 책의 진행에서 특이한 점은 구체적인 날짜와 사진 덕분에 역사서나 르포인가 싶기도 했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서술과 연결고리는 어떻게 보면 환상적인 면도 갖고 있고, 등장인물들의 심리가 가상이지만 상세하게 서술된다는 점에서 소설의 성격도 가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역은 한 곳일지라도 시간이나 사건은 어떤 지층을 갖게 되는데, 인과관계가 있기도 하고 전혀 다르기도 해서 그 부분이 흥미로웠다. 작가는 독일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하기도 했는데,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모순 그리고 흔적들을 발견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었나 싶다. 그 안에서도 공허함에 대한 분위기가 지배적인데 작가가 의견도 그랬으리라 추측해본다. 그리고 풍부한 지식으로 어우러진 글과 통찰력 가득한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생각하니, 식민지나 제국주의, 2차세계대전에 관련된 글들이 와닿았는데, 어떤 흔적이 어떤 공허함을 남겼는지 생각해보고 싶어졌다.

 

- 우리가 지각하는 것은 무지의 심연 속에서 짙은 그림자 안에 침잠해 있는 세계의 건물 속에서 드문드문 나타나는 빛의 조각들뿐이라는 것이다. 29쪽

- 한 시대 전체가 끝나는 건 한순간의 일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43쪽

- 이 원칙에 따르면 미래는 오로지 우리가 현재 지닌 두려움과 희망의 형태로만 현실성을 지니며, 과거는 기억으로만 존재한다. 182쪽

 

* 이 서평은 서평단 참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현란한 세상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96
레이날도 아레나스 지음, 변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선택하게 한 단어는 바로 ‘마술적 사실주의’ 이다.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읽고 나서 느꼈던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책의 저자인 레이날도 아레나스도 쿠바 출신으로 책의 기본적은 배경은 멕시코이고, 시기적으로 18세기와 19세기를 지난다. 평소 역사의 타임 라인에 소설을 대입시켜 정치적, 사회적으로 비교하며 읽는 것을 선호하던 나는, 책의 앞부분에 등장하는 문장들로부터 내가 가진 고정관념에 대해 공격을 받았다.

“그래서 사실주의라 불리는 것은 정확히 말해 현실의 반대라고 생각한다. 그 현실을 귀속시키거나 분류하거나, 하나의 관점(‘사실주의자’)에서만 볼 경우 논리적으로 완전한 현실을 포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 15쪽

   책의 주인공은 세르반도 수사로 식민지 시절 멕시코 출신이다. 라틴아메리카의 운명이 투영된 것 같은 주인공은 교단에서 추방 당하고 쫓기는 신세가 되어 세계 곳곳에서 감금과 탈출을 반복한다. 정치적으로 비교적 앞서나간다고 생각했던 프랑스, 영국, 미국을 지나지만 그 안의 실재는 겉포장과 전혀 다르다. 종교적인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그리고 어느 곳을 지날때나 그는 피해자의 신분에 놓인다. 그러다 멕시코의 독립을 위해 군대를 모아 귀국하고, 결국 독립을 목격하지만 죽어서까지 그는 바다를 건너는 신세가 된다. 줄거리를 보면 어느 수사의 모험담 정도로 치부될 수 있겠지만, 이 장면을 만들어 내는 방법은 예사가 아니었다. 1장부터 중간 중간 같은 사건을 다른 시점으로 여러 장에 걸쳐 서술하거나, 화자의 시점이 수사였다가 다른 사람으로 옮겨가는 것이 불규칙하게 진행된다. 본인의 자서전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전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백년의 고독』에서도 살펴본 바 있었지만, 이야기의 진행도 환상적이다. 이런 부분들은 『백년의 고독』을 떠오르게 했다. 기괴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지만 어딘가 우수에 차 있는 듯 하다. 나중에 작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쿠바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의 심정이 녹아있는 듯도 했다.

   나에게 좋은 텍스트란,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으면서도 쓰는 사람 고유의 무언가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 두 가지를 다 담고 있었다. 보편적이고 정의로운 것을 추구하는 ‘멕시코 출신’의 수사 이야기가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르케스의 책과 같은 카테고리에 묶일 수 있지만, 레이날도 아레나스만의 결이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여기에 직선으로 나열된 역사 서술이 아니라 문학만이 할 수 있는 현실에 대한 서술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 그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교리, 하나의 규정이나 하나의 역사가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다루어야 할 신비다. 파헤치려는 목적이 아니라(그것은 끔찍할 것이다) 우리가 패배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다. 16쪽

- 사실은 해결책이 없다. 매 순간 도주하는 것이 무익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무서운 것은 언제 이러한 가능성이 다 고갈되느냐는 것이다. 139쪽

- “내 삶은 결국 한 번도 적중하지 못한, 계속되는 추구의 연속이었죠.” 261쪽

* 이 서평은 서평단 참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진화의 배신 - 착한 유전자는 어째서 살인 기계로 변했는가
리 골드먼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진화’가 어떻게 ‘배신’을 해? 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때 생긴 의문이다. 다윈이 주장한 자연 선택으로 인해 과거보다 더 나은 무언가가 남아 지금의 인류가 됐다는 것이 진화의 중심 생각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인류의 생존을 도왔을 뿐 아니라 지구 생태계를 장악하는 근원이 된 바로 그 특징들이 왜 이제는 이토록 비생산적이 되었을까?” 12쪽 

이 책의 담론은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비생산적인 문제들을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지에 대한 논의로 마무리 된다. 저자는 우선 1장에서 머나먼 조상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몇가지 ‘승리’의 예를 든다. 즉, 오랜 기간 똑똑하게 살아남아온 유전자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급속한 변화 속도로 인해 “적응이라는 전투에서 지고 있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크게 네 챕터로 나누어 설명한다. 그 부작용이란 우리가 흔히 현대병이라 일컫는 것으로 비만과 당뇨, 고혈압, 불안과 우울증, 심장 질환과 뇌졸중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현대병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적응의 결과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컬럼비아대학병원의 원장 겸 교수답게 풍부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설명하면서도, 우리와 가까운 예를 통해 지식의 이해가 멀리 있지 않음을 느끼게 해준다.

2부에서는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유전자의 자연 선택으로 스스로 적응할 것인지, 우리의 행동을 변화 시킬 것인지 아니면 발전된 현대 과학과 의학을 도움을 받을 것인지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 장점과 단점이 이어지는데,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한 가지 방법으론 해결이 요원하다는 것이다. 아마 책의 마지막 문장으로 요약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20만 년에 걸쳐 살아남은 인류가 성공적으로 헤쳐 온 모든 어려움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싸움이다.” 513쪽

이 책에 나열된 현대병은 현대의 환경적 요인 혹은 개인적인 요인으로 인해 사람들이 앓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관련된 인류 역사적 고찰과 의학적 전문 지식을 쉽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 이 서평은 서평단 참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