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 형성과 민주주의 - 냉전 자유주의와 보수적 민주주의의 기원 커리큘럼 현대사 4
박찬표 지음 / 후마니타스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짧은 소개>

  학부 수업시간에 제출해야 할 레포트를 결국 능력부족으로 끝내지 못하고 서론만을 쓴 채로 남겨두게 되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필요한 추천 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 마이리뷰 첫 글을 올린다. 

  교수님께서 현대사에 관한 책은 기본적으로 500페이지가 넘는다고 말씀하셨는데, 거짓말처럼 이 책도 500페이지였다. 이 책은 이미 물리적인 볼륨면에서 만만하지 않고, 내용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집중력이 요구되는 책이다. 저자의 박사 논문을 다듬어 출간된 책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요즈음과 같은 시기,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가장 많이 왜곡되어 전달되어 온, 몇몇 사람들을 진저리치게 만드는 자유민주주의' 기원에 대해 탐구해 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이라는 국가가 세워진 이후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과거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은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고, 이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지시할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초강대국에 의해 분할 점령되는 과정에서 이미 한반도는 국내 정치 세력의 역량을 넘어 외부에 의해 체제 개혁을 위한 기본적인 규정력이 부과되었고따라서 초기 점령 통치 기구 수립 과정에서 구체제의 해체 정도민주개혁의 수행 정도는 역설적이게도 변혁 세력의 힘과 반비례했다."

-한국의 국가 형성과 민주주의-



<서론 부분>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국가는 민주공화국으로 자유민주적 질서 위에 세워졌다. 자유민주주의는 이념적 개방성을 그 특징으로 하고 따라서 정치사회 및 정치적 반대에 또한 개방적이다. 그러나 21세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과연 이념에 있어서 개방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특히나 정치에 있어서 반공은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서 작동하고 있으며 최근 사드배치와 관련해서도 종북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이념적 탄압은 정치적 민주주의를 넘어 경제, 사회적 민주주의까지 제한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와 같이 규정된 사회 안에서 제한적인 민주주의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저자 박찬표는 책 서두에 역사는 항상 앞선 역사가 남긴 유산을 그 사회적 조건으로 하여 전개된다는 제약을 벗어날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는 한국 민주사회가 왜 민주화 이후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는 역설적인 결과를 보여주었으며 어떻게 현재의 사회, 경제적 지점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역사적 맥락으로 파악하기 위해 해방 후 3년간의 시기를 재해석한다. , 현재 한국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구조적 제약을 극복하고자하는 관점에서, ‘이러한 제약을 부과한 한국 민주주의 초기 역사 조건과 그 제도화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다. 그는 이 시기를 한국 현대 국가의 형성기이자 정치적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동시에 한국민주주의가 넘어야 할 구조적 제약 역시 규정된 시기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한 초점은 민족주의적 지향에서 분단으로의 과정이 아닌, ‘민주주의 지향의 관점에서 남한의 국가 형성과정에 맞추어져 있다.


  저자는 남한의 민주화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개념이 남한의 국가형성과 초기 정치 체제 형성을 둘러싼 대내외적 배경에서 어떠한 특수성을 갖는지 일본, 독일 등과 비교한다. 이러한 비교는 미국의 주도로 남한에 자유민주주의가 이식되는 과정에 있어서 그 특수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때 남한은 군국주의국가가 아닌 식민지 해방 국가이자, 반공블럭 형성이 최우선 사항이 된 좌우대립 국가이며 따라서 미국은 반공블럭 형성자유민주주의의 초기 제도화라는 두 가지 이질적인 측면을 갖고 남한을 점령하게 된다. 특히나 책에서는 두 측면에 관한 미국세력 내부의 갈등이 이 시기에 대한 기존연구들에 비해 두드러진다. 책은 소련과 미국의 대립, 조선 내 좌파·우파의 대립뿐만 아니라 반공의 하한선에 있어서 점령 본국과 점령 당국, 점령 당국 내의 강경파와 개혁파 사이의 대립 등 미군정의 권력구조와 내부 역학관계 내에서 일어나는 복합적인 대립구도를 다룬다. 미군정 점령정책 내부의 정책조류 차이는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서 대한정책의 성격을 해명하는데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책의 주 구성과 내용인 미국의 대한정책과 정책 수단의 변화, 이에 따른 점령 통치 기구의 변화 과정 및 점령 정책의 변화에 초점을 둔 미군정기 연구에 대한 이해는 미군정기가 한국의 초기 국가형성과 민주주의의 내재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으며 이에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떠한 특수성을 갖게 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특수성의 배경인 한국의 국가 형성시기부터 오랜 기간 왜곡되어 온 현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개념 확립의 가능성을 조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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